- 생활묵상 : 성전은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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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57 강만연 [fisherpeter] 스크랩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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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비판이 주목적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비판의 의도로 했던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 어떤 계기로 충격을 받은 게 있어서 이제는 모든 걸 좋은 쪽으로 보려고 하고 교회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 신부님 관련해 가능하면 비판을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모든 건 하느님의 손에 맡기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간음한 여인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단죄를 할 권한이 없습니다. 다만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다같이 한번 생각하고 만약 자기가 이런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는 조금 주의를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의도로 이 글을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제 주일엔 다른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제 오른쪽에 한 자매님이 앉아계셨습니다. 오른쪽 대각으로 45도 방향에 또 다른 자매님이 앉아계셨습니다. 미사 중에 앞에 자매님이 감기가 걸렸는지는 모르지만 코를 화장지에 풀고 미사 장의자 선반 사이에 놓았습니다. 미사 마칠 무렵에 보니 두뭉치였습니다. 저는 이런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영세를 받고 예전에 김웅렬 신부님 카페에서 활동을 했을 때 이런 사례를 언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에티켓이란 명분으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한 분이 태클을 거셨습니다. 저는 그와 같은 상황을 이해를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첫째는 그렇게 했을 때 뒷처리를 깔끔히 최소한 하든지 아니면 자기 호주머니나 가방 같은 곳에 넣어 그게 다른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는 정도의 예의를 지키는 성숙한 신앙인이 됐으먼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15년 정도 이와 같은 사례를 봤을 때 70프로는 그냥 자신이 모르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좋게 생각해 전혀 성전에 버릴 의도가 없었는데 깜빡하고 갔다고 생각을 하겠습니다. 어제 제 앞에 계신 자매님도 그런 경우라고 이해를 하겠습니다.
제 바로 옆에 앉아 계신 자매님도 마침 공교롭게 화장지를 사용하셨습니다. 그분은 제가 보니 미사 때 간간이 눈물을 훔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눈물을 닦는 용도로 사용하셨습니다. 근데 그분은 놀랍게도 제가 처음 그런 모습을 봤습니다. 눈물을 닦은 휴지를 조그마한 비닐 봉지에 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미사 후에는 그 봉지를 가방에 넣어서 퇴장하셨습니다. 영성체 때 성체를 배령하시려고 나가지 않으시더군요. 제 추측인데 뭔가 회개의 눈물 같았습니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느냐 하면 성체를 영하지 않으셨고 또 그런 상황에서 눈물을 훔치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에 앉아 계신 자매님은 그 정도 크기의 분량의 휴지이면 충분히 미사 후에는 자기가 휴지를 놓아두었던 걸 인식하고 어떻게 수거할 줄 알았는데 그냥 나가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모습을 보고 자매님께 휴지 가지고 가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는 모양도 이상해 그냥 어쩔 수 없이 보고만 있었습니다. 결국 저도 순간 고민을 했습니다. 이거 내가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일반 휴지 같으면 별 문제 없는데 정말 그냥 단순 휴지였으면 아무런 생각없이 제가 줍고 갔을 것입니다. 사실 코를 풀었던 거라 만지기가 조금 찝찝했습니다. 나중에 성당에서 청소를 할 때 치우겠지 생각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찜찜했습니다. 예수님이 계시는 곳인데 그게 계속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말입니다. 그 본당은 교중미사 그걸로 주일미사는 월요일 새벽에 있기 때문에 누가 치우지 않으면 그대로 있게 될 게 뻔했습니다. 그 자리는 또 잘 앉는 자리가 아니라 눈에 잘 띄지도 않을 위치였습니다. 양심상 그대로 놓고 가는 게 마음에 걸려 제가 어쩔 수 없이 더러워도 치웠습니다. 선행의 개념으로 한 게 아니고 그냥 보속한다 생각하고 했습니다.
저는 사실 어제 만약 그 자매님만 봤다면 그냥 이런 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근데 제 옆에 계신 자매님이 봉지에 그걸 넣고 깔끔하게 퇴장하시는 모습을 보고 완전 상반된 모습이라 인상에 남았기 때문에 묵상을 한 것입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고 물론 상황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만 복음에 나오는 두 여인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한 여인은 들에 놓아두고 한 여인은 데려가는 내용입니다. 그복음이 생각나서 나중에 이걸 한번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옆에 계셨던 분을 보면서 사실 가슴뭉클했습니다. 거의 아마 회개의 눈물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미사 때 그런 모습을 보니 감동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눈물을 닦은 그 휴지도 그냥 쓰레기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회개의 눈물이 묻어 있는 거라 마치 표현이 좀 이상한데 성서롭기까지 했습니다. 앞에 있는 휴지는 그냥 보기 흉한 쓰레기였습니다. 그것과 비교하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어제 그걸 보고 또 생각한 게 있습니다.
어제는 마침 그게 선반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제대로 앞을 시선을 두는 상황이라 그 휴지가 계속 제 시야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솔직히 표현하면 미사 내내 좀 불쾌했습니다. 그냥 단순한 휴지 조각이었다면 별 그런 생각이 없었을 건데 말입니다. 사실 저는 그 휴지를 보고 '미사예절'이라는 내용으로 글을 올릴 생각을 바로 했긴 했습니다. 우리가 이런 전반적인 것을 가지고 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가능하면 그런 경우에 자기 옷 호주머니 같은 곳에 넣었으면 하는 게 제 개인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면 성전에 놓고 갈 경우도 없고 또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도 눈에 띄지 않게 돼서 좋은 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사실 남을 위한 작은 배려가 됩니다. 저는 이걸 하느님 사랑까지는 확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은 애시당초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여라도 휴지를 놓아두고 가게 되면 성전을 쓰레기통으로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면 말입니다. 저 역시도 인간이라 실수를 합니다. 누구의 실수를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실수를 통해 즉 남의 실수를 통해 나도 이런 실수를 이런 사례를 통해 미연에 방지했으면 하는 마음을 한번 가져보자는 의도로 이해를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똑같은 사람이라 언제나 실수를 하는 부족한 인간임을 다시 한 번 더 밝힙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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