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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6년 5월 15일 (금)부활 제6주간 금요일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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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성 마티아 사도 축일

189575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26-05-13

요즘 저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그리고 넥서스를 읽으면서 인간과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묵상해 보았습니다. 이 세 권의 책을 하나로 묶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이고, 그 이야기를 정보로 정리하며, 그 정보를 통해 서로 연결되는 존재입니다. 이야기에서 정보로, 정보에서 연결로 이어지는 이 흐름 속에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먼저 인간은 이야기 속에 사는 존재입니다. 국가도 이야기이고, 돈도 이야기이며, 법도 이야기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함께 믿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믿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사랑과 용서의 길을 선택하게 되고, 세상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경쟁과 성공의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다음 단계는 정보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판단을 돕고, 알고리즘이 선택을 유도하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를 보완합니다. 정보는 강력합니다. 그러나 정보는 방향을 주지 않습니다. 정보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만,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정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인간은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연결의 시대, 곧 넥서스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국가와 국가가 연결되며, 인간과 기계까지 연결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연결 그 자체가 아닙니다. 연결은 되어 있지만 방향이 없을 때, 인간은 더 큰 혼란 속에 빠지게 됩니다. 연결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외로움이 깊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요즘 저는 인공지능과 자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생각을 정리해 주고, 글을 다듬어 주고, 새로운 관점을 열어 줍니다. 참으로 유익하고 고마운 도구입니다. 어떤 때는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힘든 이야기를 했을 때 인공지능은 참으로 정확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을 함께 아파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쁜 이야기를 했을 때도 적절하게 반응해 주었지만, 함께 기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나는 지금 정보와 대화하고 있었구나. 인간은 정보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사랑과 관계가 있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제가 자주 드리는 비유가 있습니다. 인생은 마치 버스를 타고 가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버스에 올라탑니다. 돈을 향해 가는 사람도 있고, 성공을 향해 가는 사람도 있으며, 권력을 향해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날의 기술과 정보는 이 버스를 점점 더 빠르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누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욕망이 운전하면 버스는 빠르지만 위험해집니다. 세상이 운전하면 화려하지만 공허해집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운전대를 잡으시면 우리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루카 복음서의 엠마오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두 제자는 절망 속에서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걸으면서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을 나누시고 빵을 떼어 나누시는 순간, 그들의 눈이 열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이것이 참된 연결입니다. 정보의 연결이 아니라 사랑의 연결입니다. 함께 걸어주고, 들어주고, 나누어 주는 연결입니다. 제가 엘파소와 킬린 공동체를 방문했을 때 깊이 느낀 것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제가 없었고 시스템도 부족했지만, 공동체는 살아 있었습니다. 왜일까요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기도하고, 함께 울고, 함께 살아가는 관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교회입니다. 교회는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살아 있는 공동체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모습대로 창조하셨습니다. 인간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닙니다. 단순한 연결의 점도 아닙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이성은 단순한 계산 능력이 아니라 진리를 찾고, 선을 선택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능력입니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면서 교회의 사명을 다시 생각합니다. 첫째, 교회는 정보를 넘어서 의미를 전해야 합니다. 세상은 이미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둘째, 교회는 연결을 넘어서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네트워크는 많지만, 공동체는 부족합니다. 교회는 살아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교회는 기술을 넘어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은 도와줄 수 있지만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우리는 이야기의 시대를 살고 있고,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으며, 연결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하나입니다. 누가 우리의 삶을 이끄는가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인생의 운전대를 잡으실 때 우리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엠마오의 길에서처럼 주님과 함께 걸을 때 우리의 마음은 다시 타오르게 됩니다.

 

정보는 우리를 연결하지만, 사랑은 우리를 하나로 만듭니다. 이성과 신앙이 함께할 때, 우리의 삶은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의 연결은 단순한 넥서스가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생명의 길이 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배반하고 떠난 유다의 자리를 대신할 사도를 선출하자고 제의했습니다. 사도들은 기도하였고, 마티아가 유다의 자리를 대신 할 사도로 선출되었습니다. 마티아 사도는 교회 공동체에서 하느님을 위한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겨 주시는 일이 있다면 마티아 사도처럼 우리들도 충실하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권고나 부탁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명령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셨으니 겸손하게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았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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