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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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61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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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수요일] 마태 6,1-6.16-18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유다인들이 전통적으로 실천해온 종교적 신심행위, 즉 기도와 자선 그리고 단식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유다인들은 그런 신심행위가 그저 율법을 어기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선행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그런 재계를 충실히 지킨다면 율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자신의 평소 삶이 하느님 보시기에 부족해도, 마지막 날 심판 때에 자신이 기도 자선 단식을 실천한 공로 덕분에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은 겁니다.
물론 기도와 자선 그리고 단식을 실천하는 행위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이 ‘남에게 보이려고’ 하는 행위가 될 때, 즉 그 자체에서 기쁨과 보람을 얻지 못하면서 남들 눈치를 보느라 마지못해 하게 될 때, 그리고 그런 덕행들을 통해 내 마음과 영혼까지 하느님 보시기 좋은 모습으로 변화되지 못하고 그저 ‘겉모습’으로만 머무를 때, 그 덕행들을 통해 얻을 수 있고 또 얻어야 할 유익을 놓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이들이 받을 수 있는 보상은 기껏해야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정과 칭찬은 참되고 영원한 것이 아니기에, 내가 사소한 실수나 잘못만 저질러도 언제든지 비난과 원망, 심판과 단죄로 바뀔 수 있기에, 나에게 참된 기쁨과 보람을 가져다주지 못할 뿐 아니라, 내가 구원받는 데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자선과 기도, 단식 같은 재계를 실천하는 근본 목적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로운 척, 거룩한 척 잘보이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재계를 통해 마음 속에 있는 부정적인 것들을 비워내고 하느님 가까이 나아가 그분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이지요. 하느님은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나 행동보다, 그런 행동을 하는 우리의 마음과 지향이 얼마나 진실되고 성실한지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좋은 것을 받아보겠다고 무리해서 애쓰지 않아도, 그분께서 나에게 맡기신 소명에 최선을 다해 임하다보면 보상은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는 그 일 자체가, 그 일을 통해 하느님과 더 깊이 일치되는 과정 전체가 바로 내가 신앙생활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 되는 겁니다.
우리는 자선을 통해 나도 모르게 재물로 기울어지는 마음을 하느님께로 되돌림으로써 올바른 방향성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뜻을 헤아림으로써 내가 그분 자녀로서 무엇을 해야할 지를 알게 됩니다. 우리는 단식을 통해 내 마음 속에 있는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남으로써 오직 하느님만을 바라는 참되고 순수한 갈망을 지니게 됩니다. 그렇게 하여 소원해져있던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분과 더 깊은 일치를 이루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사람이 주는 보상을 탐하느라 마음이 갈라지지 말고, 오롯이 하느님만 바라보며 그분 뜻을 실천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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