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상 에세이 2부> 왜 성모님께서는 우리를 가난하게 이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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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2 박소영 [b38927] 스크랩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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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에세이 2부>
✦ 왜 성모님께서는 우리를 가난하게 이끄실까
저는 회심 한후 직업과 경력, 재능으로 재산을 쌓는 일 모두 내려 놓고 거의 일정한 벌이 없이 살아왔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위해 마리아 사제 운동과 체나콜로 기도를 전파하며, 기도하고 보속과 속죄의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제 가정은 주님께서 지켜 주셨습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중반까지는 잠시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제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곳으로 파견되듯 가서 잠시 일하며 복음을 전하고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마태오 복음 6장의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라는 말씀은 자신의 능력과 계획만을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마태 6,31-34)
열왕기 상권 17장에도 같은 진리가 나타납니다.
몇 해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극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사렙타의 과부는 마지막 남은 밀가루와 기름으로 아들과 함께 마지막 음식을 만들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음식을 먹고 나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엘리야가 찾아와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당신 말대로 음식을 만드시오. 그러나 먼저 나를 위해 작은 빵 과자 하나를 만들어 내오고, 그런 다음 당신과 당신 아들을 위하여 음식을 만드시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이 주님이 땅에 비를 다시 내리는 날까지, 밀가루 단지는 비지 않고 기름병은 마르지 않을 것이다.’" (1열왕 17,13-14)
과부는 인간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그러자 그 여인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다. 과연 그 여자와 엘리야와 그 여자의 집안은 오랫동안 먹을 것이 있었다.
주님께서 엘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대로, 단지에는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에는 기름이 마르지 않았다." (1열왕 17,15-16)
하느님께서는 먼저 믿음을 요구하셨고, 순종한 뒤에 채워 주셨습니다.
성모님께서도 같은 가르침을 주십니다.
(35. 내가 각자에게 선물할 징표,2.4.5)
"생활 및 생계수단에 대해서도 무엇이나 내게 기대해야 한다."
"나는 엄마니까 그런 것에도 마음을 쓰기 마련이고, 필요할 경우에는 크고 특별한 일, 기적까지도 베풀어 주겠다."
"무엇을 먹고 입을지에 대해선 도무지 마음쓰지도 걱정하지도 말아라. 그런 것은 이 엄마가 마련하도록, 너희는 조그만 아기들처럼 맡겨 주기 바란다."
(253. 순명과 순결과 가난,11)
"나는 너희가 가난하기 바란다. 세상 재물에 대한 가난과 마음의 가난이다."
이 말씀은 사제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성모님께 자신을 맡기는 모든 자녀에게 주시는 어머니의 초대이기도 합니다.
돌이켜 보면 제 삶도 그러했습니다. 부족한 것은 있었지만 굶어 죽지 않았고, 어려움은 있었지만 주님께서는 언제나 붙들어 주셨으며, 필요한 때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을 채워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왜 성모님께서는 우리를 이렇게 가난한 삶으로 이끄실까요?
그 이유를 성모님께서 직접 말씀하십니다.
(64. 불안한 순간들,8)
"너의 가난이 너를 언제나 다만 아기로 있게 해 주리라. 재물, 집착, 생각, 감정의 '완전한 가난'이다. 가난해진다는 것은 정확히 말해서 바로 그러한 무(無)를 소유한다는 뜻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바로 그 무이고, 또 그것만이 그 기쁨을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성모님께서는 가난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재산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무(無)를 소유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말해, 재물과 집착, 자기 생각과 감정, 자신의 능력과 계획까지도 내려놓고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삶입니다.
그러한 가난은 우리를 어린아이처럼 하느님만 의지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린이처럼 되어야 한다."는 말씀과도 이어집니다. 또한 하늘 나라의 신비는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보다, 작은 사람에게 드러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 줍니다.
그래서 진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작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 작은 사람은 바로 가난하고, 단순하며, 겸손하고, 어린이처럼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를 바로 그러한 사람으로 길러 주십니다.
(304. 나의 말,6)
"하느님의 '진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작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올바른 빛 안에서 진리를 보려면 가난해져야 하고, 진리를 온전하게 보존하려면 단순해져야 하며, 진리를 본연의 광채대로 다른 이들에게 전해 주려면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나는 '나의 말'로 너희를 겸손하고 단순하고 작은 사람이 되도록 기르고 있다. 곧 아기같이 되도록 너희를 이끌어 주고 싶은 것이다. 너희가 그렇게 되어야 비로소 내가 말을 건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쌓으며, 더 높아지려고 합니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에게 정반대의 길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처럼 되라고 말씀하셨고, 성모님께서는 가난하고 단순하며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 하느님의 진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가르치십니다.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가난하게 이끄십니다.
그것은 우리를 부족하게 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작은 사람으로 빚어 가시기 위함입니다. 재물과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만을 신뢰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입니다.
저 역시 아직도 그 길을 배우고 있습니다. 때로는 불안했고, 때로는 부족함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 삶을 돌아보면, 주님께서는 단 한 번도 저를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필요한 것은 언제나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채워 주셨고, 성모님께서는 언제나 어머니처럼 저를 돌보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제 힘과 계획보다 하느님의 섭리를 먼저 신뢰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세상이 말하는 풍요보다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가난을 선택하고, 더 큰 사람이 되기보다 성모님 품 안에서 작은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제가 체험한 복음이며, 성모님께서 저를 통해 가르쳐 주신 삶입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마태 6,33)
* 원문 글 링크 : https://blog.naver.com/letspraytogether1004/224329515116
함께하는 가톨릭 기도 (체나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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