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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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35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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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마지막 주일에는 사목 회의가 있습니다. 지난 2024년 6월에 27대 사목회가 구성되었습니다. 임기가 2년이라서 올해로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내년이 본당 설립 50주년입니다. 그래서 사목 회장님과 사목 위원들에게 1년만 더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고 부탁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사목 회장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목 위원이 1년 더 봉사해 주기로 하셨습니다. 그렇게 7월에 28대 사목회가 새롭게 구성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참 감사했습니다. 사목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고, 본당 공동체는 누군가의 헌신과 수고 위에 세워진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지난 5월 사목 회의에서 몇 가지 안건이 있었습니다. 성가대 인원이 늘어서 연습실을 더 큰 곳으로 옮기든지, 성가대 방의 벽을 트는 방안이 이야기되었습니다. 어떤 곳은 인원이 줄어서 걱정인데, 우리 본당은 단원이 늘어서 더 큰 연습실을 찾는다고 하니 감사할 일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일에는 ‘가족의 날’로 정해서 음식 나눔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구역에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매월 마지막 주일에도 음식 봉사를 하겠다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수녀님이 확인해 보니 거의 매월 마지막 주일에 음식 나눔이 있었다고 합니다. 단체들이 활성화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27대 사목회를 마치면서 회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비용이 많이 드니 밖에 나가서 먹기보다는 성당에서 먹자고 합니다. 형제님들이 직접 고기를 사다가 구워 먹으면 비용이 절약된다며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공동체를 위해서 수고하면서도 비용을 아끼려는 형제님들이 있어서 참 든든합니다. 저는 복이 많은 사제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 사람들이 곤경 중에 당신을 찾고, 당신의 징벌이 내렸을 때 그들은 기도를 쏟아 놓았습니다. 의인의 길은 올바릅니다. 당신께서 닦아 주신 의인의 행로는 올곧습니다. 당신의 판결에 따라 걷는 길에서도, 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 당신 이름 부르며 당신을 기억하는 것이 이 영혼의 소원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활동하던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은 큰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나라를 잃고, 성전이 무너지고, 많은 백성이 유배를 떠났습니다. 그들에게는 절망과 허탈감이 가득했습니다. 자신들의 죄 때문에 하느님께서 징벌을 내리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사야 예언자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잊지 않으신다고 선포합니다. 지금은 고통스럽고, 지금은 막막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고, 흩어졌던 백성들이 다시 모여 하느님 안에서 살아갈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속담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물을 부어도 독이 깨져 있으면 물이 고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도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하루 24시간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시간을 기도하는 데 사용합니다. 가족들과 대화하고, 책을 읽고, 자기의 능력을 개발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영적인 성장을 위해 피정하는 데 사용합니다. 그런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하늘의 창고에 쌓이는 시간입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그 시간을 오직 자기 욕망을 채우는 데 사용합니다. 누군가를 시기하고 험담하며, 분노와 원망 속에 머물고, 음주와 도박과 허무한 일에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한쪽은 안전한 곳간에 재물을 쌓은 사람과 같고, 다른 한쪽은 깨진 독에 물을 붓는 사람과 같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참으로 의지해야 할 안전한 곳을 알려 주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세상에는 우리가 의지할 만한 것들이 많이 있어 보입니다. 재물도 필요하고, 친구도 필요하고, 가족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재물은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친구들은 빈소에 와서 울어 줄 것입니다. 가족들은 장지까지 와서 우리를 묻어 줄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의 문을 지나 영원한 생명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분은 주님뿐이십니다. 끝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는 분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뿐이십니다. 그러니 가장 안전한 창고는 은행도 아니고, 집도 아니고, 세상의 명예도 아닙니다. 가장 안전한 창고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주님 안에 쌓은 사랑, 주님 안에 바친 봉사, 주님 안에서 흘린 땀과 눈물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목 위원들의 봉사도 그렇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회의에 참석하고, 행사 준비를 하고, 음식을 나누고, 주차와 시설을 돌보고, 성가와 전례를 준비하는 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하늘의 창고에 쌓이는 보화입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때로는 힘들고 지쳐도,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마음은 주님께서 기억하십니다. 본당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1년 더 봉사하기로 한 28대 사목 위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의 수고와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들의 가정에 복을 내려 주시고, 마음에는 기쁨을 주시고, 봉사의 자리에는 지혜와 힘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우리는 어디에 우리의 시간을 쌓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시간과 수고가 밑 빠진 독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아니면 하늘의 창고에 쌓이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우리를 부르십니다.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이 말씀은 지친 사람에게 주시는 위로입니다. 봉사하는 사람에게 주시는 격려입니다. 공동체를 위해 수고하는 사람에게 주시는 약속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우리의 시간을 바치고, 우리의 봉사를 바치고, 우리의 마음을 바칠 때 주님께서는 그것을 잊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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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예수님은,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신 분입니다."(마태 11, 29 마음에 와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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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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