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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6년 8월 14일 (금)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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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함승수 신부님 [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191175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8-13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마태 18,21-19,1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베드로가 심각한 표정으로 예수님께 다가가 묻습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님으로부터 나에게 잘못한 ‘형제’와 잘 화해하여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으니 그래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각자 출신도, 성향도, 가치관도 다 다른 남자 열 둘이 하루 종일 함께 지내며 ‘지지고 볶다’보면 서로 다투거나 감정 상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겠지요. 그래도 나름 ‘수제자’라는 위치에 있으니 다른 이들보다 뭔가 더 나아도 나아야 할텐데 그 정도 수준에 이르려면 대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하는지 궁금해졌던 겁니다.

 

참 이상합니다. 우리는 ‘용서’라는 말을 언급할 때 내가 남에게 ‘해준다’는 표현을 참 자주 쓰지요. 상대방보다 더 우위에 서 있는 내가 뭔가 손해를 보면서 상대방에게 ‘용서’라는 은혜를 베풀어준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넓은 ‘아량’을 베푸는 것처럼 용서도 내가 불이익이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베풀어 주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한 채 버티고 있으면 힘든 건 그가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내가 미워하는 그가 내 마음 속에 떡하니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는 삶이 부담스럽고 피곤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걸 먹어도, 아무리 좋은 사람과 함께 있어도 하나도 기쁘지 않지요. 내 마음이 미움, 원망, 분노 같은 부정적 생각들로 가득 차 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용서를 통해 원수 같은 사람을 내 마음 밖으로 내보내면 나 자신이 자유로워집니다. 내가 삶의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릴 기회가 활짝 열립니다. 그러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용서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용서의 필요성을 머리로 깨닫는다고 해도 원수 같은 그 사람을 용서하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자기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는 듯한 그의 모습에 기분이 나쁘고, 그럼에도 그를 용서해야 한다고 하니 억울한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용서를 머리로 하지 말고 ‘가슴으로 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속 임금이 자기에게 일만 탈렌트나 빚진 종에게서 빚을 탕감해줄 수 있었던 것은 그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그 어마어마한 빚을 갚을 능력이 안되면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어떻게든 갚겠다고 읍소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지요. 상대방이 나에게 끼친 피해나 상처만 보고 있으면 용서는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시선이 내가 입은 피해나 상처가 아니라 상대방을 향하면, 그의 입장이나 상황, 그가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바라보면 그에 대한 따스한 연민이 딱딱하게 굳은 내 마음을 녹여 용서가 자연스레 흘러나오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늘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십니다. 당신께 끊임없이 죄를 지어 커다란 마음의 빚을 안고 살아가는 나를 그보다 더 큰 사랑과 자비로 감싸 안아주십니다. 그 점을 마음 깊이 새기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나에게 백 데나리온 만큼 잘못한 형제를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시는 용서와 자비도 다른 은총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받은 것을 다른 이들에게 흘려보낼 때 비로소 완성되어 참으로 ‘나의 것’이 되지요. 그러니 오늘 복음 속 무자비한 종처럼 힘들게 얻은 은총을 잃지 않으려면, 함께 살아가는 이웃, 형제들에게 용서와 자비를 열심히 실천해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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