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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8월 23일 (일)연중 제21주일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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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묵상] 질문 앞에 서다_ 연중 제21주일을 준비하며..

191382 서하 [nansimba] 스크랩 07:27

연중 제21주일

이사야 22,19-23 / 로마서 11,33-36 / 마태오 16,13-20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마태 16.15

 

질문 앞에 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두 번 물으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리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첫 질문은 정보를 구하는 물음이지만, 두 번째 질문은 다릅니다. 이 물음은 인간이 자신의 유한함을 넘어 절대자를 향해 자기를 여는 실존적 순간입니다. 신앙고백은 정답을 암기하는 일이 아니라, 존재 전체로 응답하는 일입니다.


은총으로 열리는 대답


베드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답합니다. 예수님은 곧바로 말씀하십니다. "이를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다." 참된 자기 인식과 하느님 인식은 인간의 힘만으로 도달하는 게 아니라, 은총 안에서 선물처럼 주어지는 것입니다. 나는 스스로를 정의하는 존재가 아니라 부르심에 응답함으로써 나 자신이 되는 존재입니다.


맡겨진 열쇠, 감당할 수 없는 소명


이사야서에서 하느님은 엘리야킴에게 다윗 집안의 열쇠를 어깨에 메어 주십니다.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도 베드로에게 거의 같은 표현으로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기십니다. 두 사람 모두 스스로 자격을 갖춰서가 아니라, 그저 맡겨진 사람이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 본문을 근거로 베드로의 수위권을 가르쳐 왔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현대 신학은 이 열쇠를 지배가 아니라 친교 안의 섬김으로 강조합니다. 완벽한 사람에게 주어진 권위가 아니라, 부족해도 응답한 사람에게 맡겨진 봉사겠지요.


다 헤아릴 수 없기에 드리는 찬미


바오로는 로마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오, 하느님의 부요하심과 지혜와 지식의 깊음이여!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려운가!" 이 구절은 인간 이성으로 다 담을 수 없는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노래합니다. "모든 것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고백은 내가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오히려 다 이해할 수 없기에 찬미할 수밖에 없다는 겸손한 지혜입니다.


엘리야킴도, 베드로도, 스스로 자격을 증명해서 소명을 받은 게 아니어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부르심 앞에 응답한 사람들이었고, 그 응답의 근거는 언제나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지혜였습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다 이해하지 못해도, 오늘 나는 그 부르심 앞에 "예"라고 응답할 수 있는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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