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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6년 9월 16일 (수)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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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니코데모의 밤_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닫으며

191890 서하 [nansimba] 스크랩 2026-09-14

니코데모의 밤

 

밤이었다
빛을 피해 찾아간 게 아니라
빛이 너무 낯설어 밤을 골랐다

 

"다시 태어나라" 하셨을 때
나는 배 속을 떠올렸다
늙은 무릎으로 어떻게 되돌아가나
당신의 말씀은 너무 깊어
내 질문은 자꾸 얕은 데서 맴돌았다

 

들어 올려진다는 말,
뱀처럼, 장대처럼, 십자가처럼—
그 말도 그저 흘려들었다
알아듣지 못한 채로 집으로 돌아갔다

 

이해되지 않는 말씀 앞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되묻던
그 밤의 니코데모가
지금 내 안에 그대로 앉아 있다

 

바라보면 산다는데
나는 아직도 눈을 돌린다
상처를, 실수를, 부끄러운 나를
차마 장대 끝까지 들어 올려
똑바로 보지 못한다

 

니코데모는 그날 몰랐다
자기가 몇 해 뒤
그 몸을, 그 못자국을
자기 손으로 안게 될 줄은

 

나도 오늘 다 모른다
이 말씀이 언제 내 손에
몰약처럼, 침향처럼
고요히 담길지

 

다만 이것만은 알겠다—
알아듣지 못해도 심어진 말은
언젠가 반드시 자란다는 것
그리고 그날, 나는
더 이상 밤에 오지 않아도
될 거라는 것

 

바라보면 산다
니코데모도, 나도
아직 다 알지 못한 채로
그저 한 걸음, 장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닫으며... 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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