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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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88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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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5주간 목요일] 루카 9,7-9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하였다.“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거울’입니다. 양심이 ‘그러면 안된다’고 한 일을 욕심과 집착에 눈이 멀어 ‘에라 모르겠다’하고 저질러 버린 죄책감과 후회가 고스란히 비쳐 보이기에, 도저히 그것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는 겁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헤로데에게도 욕망에 눈이 멀어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던 어두운 과거가 있습니다.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고 조강지처를 내쫓은 일이지요. 그러자 세례자 요한이 그래서는 안된다고 ‘입 바른 소리’를 했고, 자꾸만 자기 양심을 건드리는 요한이라는 거울이 불편하게 느껴진 헤로데는 제 입으로 내뱉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핑계로 그 거울을 깨버렸습니다. 그런데 ‘예수’라는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병자들을 고치고 마귀들까지 쫓아낸다는 소문이 들려오자 몹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게 당황하는 게 당연합니다. 온 이스라엘 백성이 참된 예언자로 여기며 존경했던 세례자 요한을 자기 손으로 죽인 죄책감이 마음 속에 남아있는데, 하느님께서 그보다 더 대단한 능력을 지닌 ‘새로운 예언자’를 보내셨다고 하니, 혹시 자기를 심판하고 벌 주시기 위함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소유한 영주라고 할지라도 자기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자기가 저지른 ‘죄값’은 스스로의 회개와 보속으로 치러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헤로데는 자기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았고, 그래서 예수님이라는 존재가 준엄한 심판관으로 여겨져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괴로워하던 끝에 예수님을 직접 만나보려고 하지요.
예수님이 ‘요한의 환생’이 아니라는 것을 자기 두 눈으로 확인하여 마음 속 두려움을 덜어내려고, 또한 그분께서 얼마나 대단한 기적들을 일으키시길래 수많은 군중들이 그분을 따라다니는지 궁금해서 예수님을 만나려고 한 것입니다. 이렇듯 예수님을 만나려는 동기가 ‘얕은 호기심’에 불과했기에, 그는 나중에 예수님을 직접 만나고서도 자기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합니다. 간절함과 믿음으로 예수님을 만난 이들이 회개와 질병의 치유, 구원이라는 귀한 결실을 얻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지금 마음이 불안하고 두렵다면, 무엇을 해봐도 그 불안함과 두려움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건 내가 주님을 만나뵈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주님을 만나뵈려면 그 만남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겠다는 지향과 의지를 지녀야 하지요. 주님의 뜻과 가르침에 비추어 내 삶을 성찰하여,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는 겁니다. 그러면 성실하고 자비로우신 주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부정과 불의를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 그분은 악인이 죽기를 바라시지 않고 잘못을 뉘우치며 회개하기를, 그렇게 하느님 나라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런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굳게 믿으며 그분 안에서 참된 평화를 누려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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