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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조명연 마태오신부님(빠다킹신부님) 9월 25일 한가위

192095 박양석 [pys2848] 스크랩 21:07

2026년 9월 25일 한가위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여우의 가르침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기다리는 이가 네 시에 온다면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라던,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될 거라던 여우의 말 말입니다. 이 여우의 말에 따르면, 기다림은 어느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이 ‘기다림’에 행복해할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조금만 늦어도 화를 내며 SNS 또는 전화로 연락합니다. 잠시를 참지 못하는 강박증 환자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다림에 행복해하지 못하는 여유 없는 삶에서 행복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사는 삶을 어떻게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휴대 전화 없었을 때의 기다림을 다시 찾고 싶어집니다. 네 시에 만나기로 했을 때, 세 시부터 행복해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조급한 마음에서 주님도 기다리지 못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가장 적합한 시간에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당장만을 외치면서 주님께 멀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물질적인 것만을 생각하고 자기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 데 집중합니다. 주님과 이웃의 자리보다 나의 자리만을 만들려고 합니다. 주님께 멀어지는 모습이 되고 맙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이 한가위에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말씀을 전해주면서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묵상할 수 있게 됩니다.

 

한가위는 수확에 감사하는 날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감사하는 날일까요? 바로 주님과 이웃에게 감사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부유한 사람은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습니다. 누구 때문일까요? 자기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자연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창조 질서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이웃 덕분입니다. 하지만 부자의 말을 보면 철저히 자기만 있습니다. 그의 말은 “내가 수확한 것”, “내 모든 곡식과 재물”,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로, 결실의 원인을 오롯이 자기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감사하지 못합니다.

 

부자는 곳간의 문을 닫아걸고 혼자 즐기려고 했습니다.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루카 12,19)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하느님 안에서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가위는 이웃과 기쁨을 나누며 결실을 공유해야 함을 알려줍니다. 나눔 없는 풍요는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처럼 영적 죽음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가위는 또한 조상님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언젠가 하느님께 나아가야 할 존재임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느님 앞에 서야 하는지 지금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금 매겨야 함을 깨닫게 합니다.

 

너무나 좋은 날입니다. 그러나 감사와 함께하는 마음 그리고 기도하며 보낸다면 더 좋은 날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과거의 삶을 기억하는 것은 다시 한번 사는 것과 같다(마르티알리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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