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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하느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와있는 현재 진행형!

192611 최원석 [wsjesus] 스크랩 10:52

 

하느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와있는 현재 진행형!

젊은 시절, 갇혀 있는 아이들을 위한 사도직에 종사했습니다. 굳게 닫힌 육중한 철대문을 지나고, 또 다른 철문을 지나 천주교반 종교실에 들어가면, 꽃다운 나이의 아이들이 떨어진 꽃잎처럼 그렇게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빛나야 할 청춘이 그렇게 시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고 돌아온 날 잠자리에 들면 어김없이 꿈을 꾸곤 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내가 체포되고, 구치소에 수감됩니다. 재판날 법원으로 출두해 판사님 앞에 서고 재판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되는 꿈.

소스라치게 놀라 잠을 깨곤 했습니다. 수인이 된다는 것, 정말이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나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거의 없습니다. 하루 온 종일,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시간이 그렇게 흘러갑니다.

그런데 위대한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 역시 한때 수인이었습니다. “주님 안에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화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참아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에페 4,1-3)

생각해보십시오. 손에는 수갑이, 발에는 쇠고랑이 차여져 있습니다. 장소는 빛도 없고, 추위가 골수까지 스며드는 지하 감방입니다. 상황이 너무나 열악합니다. 단 하루만 그 안에서 살아도 맨탈이 나가는 그런 장소입니다.

모든 것이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현실 속에서 남을 생각하고 배려할 여유가 전혀 없음에도 바오로 사도가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는 그토록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착한 목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합니다. 바깥에 있는 양떼를 위해 부지런히 사목 서한을 써 내려갑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인해 하느님 나라는 이미 이 세상에 도래했다는 것을.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에 와 있다는 것을. 그러나 완성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그런 위대한 깨달음에 도달한 바오로 사도였기에, 자신이 현세에서 겪는 고통과 시련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매일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아슬아슬했지만,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하심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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