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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6년 11월 2일 (월)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첫째 미사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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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함승수 신부님 [모든 성인 대축일]

192797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11-01

[모든 성인 대축일] 마태 5,1-12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고 있는 성인들의 신앙과 삶을 기념하며 그분들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땅 위에서나 하느님 나라에서나 참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다시 말해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를 통해 그분께서 주시는 ‘찐 행복’을 맘껏 누리는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서는 역설적(逆說的)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말하지요. 돈이 많아야, 아프지 않고 건강해야, 높은 자리에 올라 권력을 지녀야, 외모가 남들보다 출중해야, 욕망을 맘껏 채워야, 남들로부터 주목받아야 행복해진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언젠가 우리가 돌아갈 본향인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누릴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머니가 해주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길거리에서 온갖 자극적인 냄새로 유혹하는 인스턴트 식품들을 뒤로 하고 집으로 달려가는 아이처럼,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면 비로소 누리게 될 참된 행복을 생각하며, 더 가질 수 있어도 더 누릴 수 있어도, 적당한 선에서 욕망을 끊고 세상에서 한 발 물러나 침묵 중에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너는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는 말씀을 듣게될까 두려워서,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는 말씀을 듣고 싶어서, 꼭 필요한 것 이상은 미련 없이 과감하게 내려놓지요. 그것이 참된 행복을 누리는 길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박해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시는 것은, 그들이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일을 우선적으로 행하며, 그분 뜻에 철저히 순명하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자신에게 닥쳐온 고통이나 시련 앞에 무릎 꿇거나 절망하지 않고, 인내와 믿음, 희망과 용기로 그것을 이겨내며, 그럴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함께 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선물처럼 자신을 찾아오는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지요. 행복은 천상의 것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뵈려고 애쓰고, 하느님을 잃을까 두려워하며,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입니다. 또한 하느님을 자신 안에 모신 사람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이들에게 분명히 선언하십니다. “너희는 행복하다”고 말이지요.

 

그런데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여덟 가지 행복은 그것을 누리게 되는 시기가 서로 다릅니다. 첫번째와 마지막 행복은 그것이 실현되는 시간이 ‘현재’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즉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즉 주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시련과 고통마저 마다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소유하게 되기에 ‘지금’부터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오심과 함께 시작된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두번째부터 일곱번째까지 행복은 그것이 실현되는 시간이 ‘미래’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이 땅위에 완전히 실현되어 완성에 이르면 그것이 주는 참된 기쁨과 행복을 온전히 누릴 수 있으리라 희망하며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것이지요. 지금 슬퍼해야 행복해진다는게 아니라 하느님 나라가 실현되면 그분께서 우리 눈물을 닦아 주시며 위로해주실 것이기에 행복합니다. 지금 온유해야, 세상에서 ‘바보’소리 들으며 살아야 행복해진다는게 아니라 하느님의 옆자리에서 그분과 영원히 함께할 것이기에 행복합니다. 지금 자비를 베풀어야 행복해진다는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가 세상에서 베풀고 나눈 것에 넘치도록 후하게 덤을 얹어 은총과 복으로 되돌려 주실 것이기에 행복합니다. 지금 내 마음이 여러 복잡한 생각들로 혼란스럽지 않고 평온해야 행복해진다는게 아니라,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면 다른 헛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하느님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기에 행복합니다. 지금 이 세상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만 행복해진다는게 아니라, 우리가 다툼과 갈등을 멈추고 하느님 품 안으로 모이면 그분께서 우리를 당신 자녀로 받아주실 것이기에 행복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언젠가 우리 본향인 천국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하느님과 함께 누리게 될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찐 행복’을 위해서 세상이 ‘행복의 조건’으로 내거는 부질 없는 것들에 집착하거나 휘둘리지 않고 믿음으로 중심을 잡고 살지요. 더 가질 수 있어도, 더 올라갈 수 있어도 제 손에 쥔 걸 겸허하게 그 자리에 내려놓고 뒤로 물러서서 침묵 중에 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그렇게 들은 주님 목소리에 순명으로 응답하며 지금 내 앞에 놓인 십자가를 기꺼이, 기쁘게 끌어안는 우리는 지금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참으로 행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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