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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평신도들은 2중대가 아닙니다!

192936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6-11-08

평신도들은 2중대가 아닙니다!


평신도 주일이 돌아올 때 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선우 경식 요셉 원장님입니다. 그는 평신도로서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어떻게 그리스도를 증거할 것인가를, 온 몸과 마음으로 증거하셨던 좋은 모델입니다.

대형 종합병원에서, 아니면 개원의로서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수도 있었는데, 선우 경식 요셉 원장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변방, 가장 낮은 곳에 병원을 세우셨습니다. 다른 종합 병원에서는 우리 사회 거물급 인사, 거부들을 VIP 고객으로 모시려고 다들 혈안인데, 원장님에게 VIP 고객들은 노숙인들, 외국인 근로자들, 가출 청소년들,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요보호 청소년 시설 담당자로 일할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떤 아이는 거의 종합병원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치료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요셉의원에 무료 진료 의뢰를 신청했었는데, 원장님께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즉석에서 허락해주셨습니다.

너무 많은 아이가 요셉의원을 들락날락하다 보니 원장님께 너무 송구스러웠습니다.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자, 즉시 하시는 말씀, “요셉 의원은 바로 이 아이들 때문에 있습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아무 걱정마시고 계속 데려오십시오!”

선우 경식 요셉 원장님께서는 노숙인들의 아픈 곳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그들의 인생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 늘 고민하셨습니다. 그런 고민의 결과는 노숙인 자활시설의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우 경식 요셉 원장님께서는 참 신앙인이셨습니다. 저희같은 수도자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기도 생활, 영성 생활에 충실하셨습니다. 사막의 성자 샤를르 드 푸코 신부님의 영성에 깊이 매료되셔서, 예수의 작은형제회 재속 회원으로 사셨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직원들, 봉사자들, 노숙인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싶어하셨고, 그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고 싶어하셨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님께서는 평신도들 역시 성화의 길로 불림받았음을 명백히 강조하셨습니다. “평신도들은 세상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평신도들은 세상 안에서 거룩함을 지향하는 신앙생활을 해나가야 합니다. 성화(聖化)된 삶을 교회 밖 세상 안에서 실천하는 것이 평신도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훌륭한 평신도들을 만나면서 저는 늘 확신합니다. 신분이 절대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진흙탕 같은 세상 한 가운데서 살아가면서도, 한 송이 청초한 연꽃처럼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끝도 없는 고통의 세월 속에서도, 언제나 거룩함을 갈망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평신도들은 이미 성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오늘 평신도 주일을 맞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세상 안에서도 충분히 거룩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평신도들께서도 간절히 열망한다면, 거룩한 갈망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신다면, 세상 안에서 충분히 봉헌 생활을 해나가실 수 있다는 것을.

특별히 평신도들께서는 매일 수행하고 계시는 작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저희 사제나 수도자들이 수행하는 직무 못지않은 성직을 수행하실 수 있습니다. 평신도들께서 매일 행하고 계시는 가까운 사람들 가족들을 향한 봉사의 현장에서, 짜증내면서 억지로 하시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기쁜 얼굴로 봉사하실 때, 여러분들은 이미 성화의 길을 걷고 계시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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