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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1(하느님의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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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1(하느님의 수) 곡식이 익어 노랗게 된 너른 들판에 있는 죽산성지의 저녁은 황혼이 아름답습니다. 비록 많은 논에는 벼들이 이미 베어져, 수확 뒤의 처량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아름답습니다. 옥잠화와 구절초의 가냘픈 꽃받침들과 샛노란 소국과 씀바귀꽃, 가지각색의 빛깔을 지닌 코스모스, 보랏빛 쑥부쟁이, 붉은빛의 백일홍과 맨드라미와 나팔꽃, 그리고 예전에는 태양을 닮아 화려했겠지만 지금은 까맣게 익은 씨만 남아 무겁게 고개를 숙인 해바라기들, 그 밖에 별처럼 생기거나 새부리나 포도송이처럼 생긴 갖가지 다른 꽃들이 노랗게 익어 수확을 기다리는 호박들 사이에서 벼들과 함께 죽어갑니다. 이미 꽃잎들에 내리어 마지막 빛을 받아 반짝이는 이슬은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이 반짝입니다. 여러 빛깔의 머플러로 체온을 감싼 순례자들은 잔디밭에 머리를 내미는 하얀 메밀꽃, 분홍색 분꽃, 샐비어, 보랏빛 비비추꽃 같아 보입니다. 이제는 불타는 듯한 해넘이의 마지막 붉은 빛에 이어 황혼의 보랏빛 감도는 어두움만이 세상을 채웁니다. 장엄한 광경은 참으로 영원합니다. 그리고 그 장엄함의 음표 사이에 잠시 쉼표를 찍고 사라지는 우리의 삶은 덧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순교 성인들처럼 칼 아래 스러지는 일은 없어도 우리가 의로운 사람으로 생을 마치면, 푸르게 빛나는 순결로 꾸며진 완전한 아름다움으로 들어 올려져 예수님의 영원한 승리 속에 많은 의인들과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신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바로 이 한 생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만 할 의무가 있으며, 이것은 모든 인간 존재의 일회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숫자 1이 곧잘 똑바로 서 있는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 것처럼 말입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하느님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바로 숫자 1이며, 인간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듯이, 숫자1, 즉 오직 한 번은 실제로는 무엇이라고 표현될 수 없는 하나의 신비입니다. 숫자 1을 바라보는 것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거울은 원형(圓形)입니다. 1이 원으로 표현되는 원리를 그리스어로 모나드(Monad)라고 하는데, 이는 안전함, 통일성, 그리고 모든 모양의 원천인 자궁을 뜻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모나드는 숨을 쉬면서 그다음에 이어지는 모든 수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경향잡지 2006년 1월호 참조) 0 2,077 0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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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3 | 교황 방한: 교황님과 함께한 아시아청년대회 | 2014-10-20 | 주호식 |
| 302 | 교황 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 준비에서 시행까지 | 2014-10-20 | 주호식 |
| 301 | 숫자 1(하느님의 수) | 2014-10-03 | 주호식 |
| 300 | 숫자 0, 비움(kenosis)과 충만(pleroma) | 2014-10-03 | 주호식 |
| 299 | 가난한 이를 선물로 여긴 선우경식의 영성 | 2014-10-03 | 주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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