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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상징 속 성인 읽기: 복음사가들의 상징 (2) 성 루카, 성 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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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속 성인 읽기] 복음사가들의 상징 (2)
교회 전승은 4권의 복음서에서 각기 특징적인 면모를 읽어냈다.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의 인성적 측면이, 마르코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의 왕다운 위엄 측면이 특별히 부각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루카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의 생애 중 속죄와 희생이라는 측면이, 요한 복음서에서는 하느님 나라의 심오한 신비라는 측면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에제키엘 1,10과 묵시 4,7에 나오는 4가지 생물(사람, 사자, 황소, 독수리)에 비추어서 각각의 복음사가를 나타내는 상징을 구성했다.
날개 달린 황소: 성 루카 복음사가
루카가 자신의 이름을 딴 복음서와 사도행전의 저자였음을 받아들이면,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한 구체적인 몇 가지 내용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신약성경에는 루카의 이름이 몇 차례 나오고(필레 1,24; 콜로 4,14; 2티모 4,11 참조), 특히 콜로새서에서는 그를 의사(그리스어로는 ‘병을 고치는 사람’)로 소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의사이자 바오로 사도의 제자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일찍 그리스화한 옛 시리아의 도시 안티오키아(오늘날 튀르키예의 안티키야)의 그리스 가문에서 태어났고 의사로 활동했다고 받아들여졌다. 그런가 하면 코린토 2서 8,18에서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형제’가 루카 아니면 바르나바였다거나 루카는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파견하신 70명의 제자 중 하나였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20251117110659_1708741125.jpg그리고 콜로새서에는 루카와 ‘할례받은’ 다른 동료들을 구별하는 대목이 있다. “나와 함께 갇혀 있는 아리스타르코스, 그리고 바르나바의 사촌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이 마르코에 관해서는 여러분이 이미 지시를 받았으니, 그가 여러분에게 가거든 잘 받아들이십시오. 유스투스라고 하는 예수도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할례받은 이들 가운데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일하는 나의 협력자는 이들뿐인데, 이들이 나에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 사랑하는 의사 루카와 데마스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콜로 4,10-14).
이 대목을 근거로 주석가들은 루카가 이방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유다교의 율법과 의식을 엄격하게 지키는 그리스도인과 그렇지 않은 그리스도인을 구별하는 데 인용되기도 하는 이 대목을 이렇게 이해한다면, 루카는 유일하게 유다인이 아닌 신약성경 저자가 된다. 어쨌든 루카는 이방인 그리스도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그가 그리스화한 유다인이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루카는 성경을 집필하면서 예수님의 활동을 목격한 사람들의 범주에서 대체로 자신을 제외했지만, 사도행전에서 바오로의 선교 활동을 묘사할 때는 ‘우리’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당시 그 자리에 있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저술의 구성과 사용된 어휘의 다양성은 그가 학식이 풍부한 사람이었음을 시사한다.
루카는 바오로 사도의 생애 말년에 로마에 함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사실은 티모테오 2서 4,11의 “루카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라는 말에서 입증된다. 그리고 (루카가 쓴 것으로 널리 알려진) 사도행전 마지막 장에는 “우리가 로마에 들어갔을 때 …”(28,16)라는 말과 같이 루카가 로마에 있었음을 확증하는 일인칭 서술들이 나온다.
한편, 아주 오래전부터 널리 전해 오는 교회 전승은 루카가 아테네 인근의 보이오티아에서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14세기 그리스의 역사가 니케포로스 칼리스토스 크산토풀로스를 비롯한 몇몇 역사가들은 루카의 무덤이 이집트 테베에 있었고, 4세기에 그의 유품이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졌다고 전한다.
또한 8세기부터 내려오는 다른 전승은 루카가 최초의 이콘 성화 화가였다고 한다. 루카는 주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을 소재로 한 성모자화를 그렸고, 성 베드로 사도와 성 바오로 사도의 초상화도 그렸으며, 복음서 전권을 장식하는 삽화들도 그렸다고 전한다.
교회 미술에서 루카는 희생제물로 널리 쓰이던 동물인 황소로 묘사되는데, 이는 그의 복음서가 그리스도의 지상 사명의 희생적 측면을 강조할 뿐 아니라 그 시작 또한 즈카르야가 사제 직무를 수행하는 장면으로 펼쳐지는 것과 관련된다.
독수리: 성 요한 복음사가
성 요한은 사도이자 또한 복음사가다. 사도로서 성 요한은 자신의 생애 중에 있었던 한 일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뱀이 들어 있는 성작’으로 상징된다.(2025년 5월호 참조)
그런가 하면 복음사가로서 성 요한은 독수리로 상징된다. 요한 복음서는 특히 하느님 나라에 관한 신비, 곧 말씀이신 하느님의 뜻을 좇아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사람이 되신 말씀이신 성자 예수님과 그분의 구원 활동에 대해 전해 준다. 복음서에 담긴 천상 진리의 심오함이 네 가지 생물 중 높은 하늘을 날며 아래의 세상을 두루 굽어살피고 헤아리는 독수리의 품성에 비견된다고 해서 요한 복음사가의 상징은 독수리로 구성되었다.
[성모님의 군단, 2025년 12월호, 이석규 베드로(자유기고가)] 0 8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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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루카는 교회 초기부터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쓴 저자로 여겨져 왔다. 그렇다고 할 만한 결정적 증거가 다소 부족했고 그래서 논란도 있었지만, 예로니모와 에우세비오 같은 당대의 저명한 학자들도 이에 동의했다. 한편,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은 이방인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쓰였다는 주장이 폭넓게 받아들여지지만, 이방인과 유다인이 함께 모이는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일찍부터 올리브 나무에서 교수형을 받아 순교한 것으로 전해 오는 성 루카는 화가, 의사, 학사, 서기(공증인), 정육업자, 양조업자, 은세공인, 유리 세공인의 수호성인으로 널리 공경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