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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상징 속 성인 읽기: 성인의 삶과 상징 (9) 로마의 성녀 비비안나와 성녀 블란디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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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속 성인 이야기] 성인의 삶과 상징 (9)
기둥, 납덩이 달린 채찍, 단검: 로마의 성녀 비비아나
남은 가족들도 잡혀가서 심문을 받으며 배교할 것을 강요당했다. 그들이 전혀 흔들리지 않자, 분노한 관리는 어머니 다프로사를 참수했다. 졸지에 부모를 잃은 두 자매는 계속해서 유혹과 회유, 그리고 고문 협박까지 받았다. 그 와중에 어리고 심약했던 데메트리아는 오래지 않아 숨을 거두었다. 혼자 남은 비비아나는 어머니와 동생의 시신을 거두어 자기들이 살던 집에 매장했다.
관리는 홀로 남은 비비아나를 굴복시키고자 사악하고 부도덕한 여인의 집으로 보냈다. 그곳에서 비비아나는 강제로 겁탈하려는 시도를 몇 차례나 믿음의 힘으로 이겨냈다. 이번에는 그를 간질과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지내는 방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비비아나가 그들에게 해코지당하기는커녕 도리어 비비아나의 도움으로 그들 중 몇몇이 치유되었다. 결국 관리는 비비아나를 기둥에 묶어놓고 가죽끈에다 납덩이를 덧붙인 채찍으로 죽을 때까지 매질하게 했다. 그렇게 매를 맞으며 죽어가던 비비아나는 사형 집행인 중 한 사람이 찌른 칼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시신은 야생 짐승들에게 내던져졌으나 어느 짐승도 입을 대지 않았고, 순교한 지 이틀 뒤에 한 사제에 의해 어머니와 동생이 묻힌 자리 옆에 안장되었다.
신자들은 이 무덤들 위에 경당을 세워 이들을 기리며 전구를 청했다. 그리고 뒷날 그 자리에는 대성당이 세워져 동정 순교자 성녀 비비아나에게 봉헌되었고, 이 성당 안에는 그를 묶어 세웠던 기둥이 보존되어 있다.
교회미술에서는 신앙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성녀를 매질하기 위해 결박했던 기둥, 더욱 고통을 주고자 가죽끈에 납덩이를 덧붙여 만든 채찍,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한 단검으로 성녀가 어떻게 순교했는지를 나타낸다.
비비아나(Bibiana, Vibiana) 또는 비비안나(Bibianna, Vibianna)라 불리는 이 성녀가 겪은 순교 과정을 눈여겨본 그리스도인들은 그와 연관되는 특정 상황에 처한 이들의 수호성인이요, 전구자로 공경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성녀가 정신 질환자 수용소에 갇혀 있었고 성녀의 무덤 주변에서 자라는 약초류가 두통과 간질 같은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두통, 간질, 정신 질환의 수호성인으로, 성녀 이름의 라틴어 철자[Bibiana]가 ‘마시다’라는 뜻의 비베레(bibere)와 비슷하며 성인이 고문으로 겪었을 고통이 숙취로 인한 고통과 비견된다는 데서 숙취로 고통받는 이들의 수호성인으로, 채찍으로 매질을 당한 사실에서 고문 피해자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게 된 것이다.
말뚝에 묶인 여성 주변의 짐승들: 성녀 블란디나
이에 리옹의 태수와 군사령관은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감옥에 갇혔고, 심문과 고문을 받았으며, 48명이 끝까지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순교했다. 교회가 ‘리옹의 순교자들’이라 부르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순교한 리옹의 초대 주교 성 포티노의 후임자인 성 이레네오에 의해 자세히 기록되고 전해졌다.
48명 중에는 블란디나라는 이가 있었다. 노예였고, 체구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젊은 여성이었다. 그는 다른 동료 순교자들보다 더욱 오래, 그리고 더욱 끔찍하게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고, 내내 “나는 그리스도인이고, 우리는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거듭했다. 박해자들은 연약해 보이는 그에게 고문을 가하면 이내 배교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와 몇몇 그리스도인들을 원형 경기장으로 끌고 가서 관중이 보는 앞에서 고문을 자행했다. 동료 그리스도인들이 달궈진 철판 위에 올려져 고통을 당하다가 참수되었다. 그런 다음에 그가 말뚝에 묶여서 경기장 한가운데 세워졌다. 그 주변에는 굶주린 사자들을 풀어놓았는데, 사자들은 고양이라도 된 듯 그의 상처를 핥을 뿐이었다.
얼마 뒤 리옹에서 축제가 열렸을 때도 태수는 감옥에 갇힌 그리스도인들을 불러내 고문했다. 그러고는 로마 시민권을 가진 이들은 참수하고 나머지는 맹수들 앞에 던졌다. 블란디나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이 잔인하게 고문을 당한 뒤 끝내 짐승들에게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모습을 모두 지켜본 다음에 경기장으로 끌려 나갔다. 박해자들은 그에게 매질해댔고, 불에 달궈진 철제 의자에 앉혔으며, 끝으로 성난 황소 앞에 그를 내던졌다. 황소가 그에게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자, 태수는 그를 칼로 찔러서 죽이게 했다.
블란디나는 연약했으나 끝까지 고문을 견뎌냈고, 그러면서 자신과 동료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런 그를 보며 동료 그리스도인들은 마치 그리스도를 뵙는 듯한 영감과 용기를 얻었다. 이에 교회 미술에서는 블란디나 성녀를 주위에서 황소, 사자, 곰과 같은 맹수들이 날뛰는 가운데 말뚝에 묶여 있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한편, 성녀 블란디나는 젊은 여성(소녀), 고문 피해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 프랑스 리옹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는다.
[성모님의 군단, 2026년 9월호, 이석규 베드로(자유기고가)] 0 2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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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기 로마의 성녀 비비아나는 성 플라비아노와 성녀 다프로사의 딸이자 성녀 데메트리아의 언니다. 전직 로마 총독으로 자신의 집에 피신처를 마련해 박해받는 신자들을 보호하고 도울 정도로 열성적인 신앙인이던 플라비아노는 율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순교했다.
177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칙령으로 프랑스의 리옹 일대에서도 대대적인 그리스도교 탄압이 벌어졌다. 이교도들은 대놓고 그리스도인을 조롱하고, 약탈하고, 학대했다. 그리스도교의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인이 어린아이를 죽여서 그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그리스도인이 서로 ‘형제자매’라고 부르는 것은 근친상간의 증거라고 비방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로마의 신들을 섬기지 않는 것은 황제에 대한 반역이라며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