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더보기
2026년 11월 6일 (금)
(녹)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자유게시판

학점은 하느님도 책임져 주시지 않는다

스크랩 인쇄

김평안 [baetnom] 쪽지 캡슐

2004-04-07 ㅣ No.65125

그렇게도 내가 꿈꾸웠던 신학교에 드디어 입학하게 되었다.

이제는 자신있게 살레시오 수사로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난 수도원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나는 수사가 아니였고, 지원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수사가 되기 위해선 수련을 받아야 된다.

그래야 진짜 수사가 된다.

만일에 정식 수사가 되기 전에 공부를 못해서 신학교에서 퇴학당하면 역시 수도원에서도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산 넘어 산이었다.

 

신학교 공부는 이제까지 내가 해 왔던 공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50여명 정도의 신학생들과 청강생인 수녀님들이 함께 수업을 했다.

학교는 무척 추운곳이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신학교는 여름과 겨울 두계절밖에 없다"는 말대로 춥거나 덥거나 둘 중 하나였다.

 

라틴어라는 새로운 언어는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처음 부분은 신학교 입학전에 서울 대림동 수도원에서 미리 공부(겨울 학교)를 해서

어느정도 따라 갈 수 있었다.

나중에 겨울 학교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 하겠다.

결국에 내가 내린 결론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외우는 머리를 주심에 감사드리며 책 한권을 다 외우는 것었다.

쪽지를 만들어 모든 문장을 적어서, 화장실이건, 차안이건, 어디에서나 외우는 길 밖에 없었다.

논리학도, 인식론도 이해하지 하는 과목이었다.

교수신부님은 신부님대로 가르치시고

나는 나대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죽어라 외우는 길밖에 없었다.

그래도 괞찮은 것은 철학을 배우는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내가 가장 좋아하던 철학이 나의 발목을 잡을 줄이야..."

 

많은 이들이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었다.

나 역시 내가 신학교에서 짤리지 않게 해달라고, 살레시오 수사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다.

그러나, 내가 신학교 1학년을 마치면서 얻은 사실은

 

"하느님도 학점은 책임져 주시지 않는다....."

 

결국 난 신학교에서 살아 남고자 죽어라 공부를 하여야 하였다.

신학교만 들어오면 다 될 줄 알았는데...

1학년을 마치면서 난 통신표외에 한장의 종이를 더 받았다.

내용은 공부를 못했으니 다음부터 더 잘 하라는 것이었다.

2학년은 더 어렵다는데....

 

그러나 그 다음해에 난 나이가 차서 군대에 가야만 했다.



220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등록일 작성자
65130 "PASSION"의 두가지 의미 2004-04-08 조갑열
65127 제주에서 민박을 원하면 2004-04-07 김명희
65125 학점은 하느님도 책임져 주시지 않는다 2004-04-07 김평안
65123 뭡니까? 이게! 2004-04-07 배봉균
65122 사제를 업신여기거나 모욕해서는 안됩니다. 2004-04-07 박여향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