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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의 범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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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호 [morningnews] 쪽지 캡슐

2004-04-08 ㅣ No.65162

 

  감옥같았던 도시를 벗어나 차창 밖으로 시골 전경과 함께 한류와 온수가 만난다는 양수리 강이 펼쳐지자 그는 습관대로 묵주알을 돌리며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어머니! 제가 지금 가는 곳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사오니 어머니께서 하느님께 잘 말씀드려 그곳에 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초보 운전자에게는 다소 두려울 수 있는, 좌우 난간도 없이 간혹 벼랑이 나타나는 구비 구비 좁은 편도의 오솔길을 타고 오르니 이네 정상 부근의 눈에 환하게 들어오는 잘 가꾸어진 전경이 그를 맞게 되었는데 그 옆에는 역시 단아한 암자도 있었다.

 

그를 부른 신부님은 조용히 성체앞에 무릎꿇고 묵상중에 있었으며 그 역시 경당에 들어서자 성호를 바치며 "아버지, 제 뜻데로 하지마시고 당신 뜻데로 이루어 주소서"라며 짧은 기도를 바쳤는데 이 때에 그는 신부님과 면담중에서 마치 삼보 일배를 닮듯 삼분 논하시고 일분 묵상을 반복하는 그분의 모습을 통하여 이러한 대화 방법도 있었구나!라며 내심 감탄하게 되었다.

 

"(침묵중에서는)사랑이 담긴 말을 행하는 움직이는 침묵이 제일 어렵더이다"를 토로한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때마침 이날 저녁이 성령기도회가 열리는 날이라 아내를 초대하여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는데 그가 일지기 아내를 만난지 이틀만에 서로가 원하였기에 결혼 합의가 쉬웠던 반면 이번에는 강요성도 첨삭이 가능하여 제안 하루만에 한달 뒤 가족 합류란 조건으로 승인을 얻게 되었다.

 

  역시 예상대로 그에게는 오랜동안 그토록 바라던 영육간의 신선하고도 정결한 환경이 주어져 두고온 산하에 대한 미련같은 것을 점차 줄여가면서 새벽 성무일도에서 미사, 소임, 공동체 모임등으로 이루어지는 생활에 조금씩 적응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스도의 오상과 관련 있는 1. 기도 생활과 2. 봉사 생활, 밤하늘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오늘만을 사는 하루살이로서의 7성사의 묵상이 이어지는 3. 성사생활, 예수회 영성 지도 신부님이셨던 그분의 가르침을 받는 4. 공부 생활이 이어졌으니 그가 5. 초대 공동체(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공동체)지향 소망은 이제 시간 문제라며 마음의 때를 계속하여 벗어가기 시작하였는데 궁지에 몰려 사라졌던 그의 안의 마귀는 뭔가 호시탐탐 그의 빈틈을 노리고 있었다.

 

깊은밤 밤하늘과 벗삼아 담배 한대를 피울 요량이면 고요속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다가오는 시냇물소리가 호흡을 맞춰주었고 새벽에는 그의 게으름과, 교만과, 불안의 회색안개를 씻어주듯이 산이슬 입자가 선명하게 땅위로 안착하는 새합창을 맞곤 하였는데 어느새 비교적 적극적이었던 그로 하여금 "이화숙의 인생"이라는 음악을 들으면서 귀조차 열리기 시작함을 느낄 수 있었다.

 

"보이네 보이네, 지도에도 없던 바로 이길이 인생길!...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여차지차...저산이 푸르른 것처럼 여차지차..."

 

그는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삶을 이어왔기에 이날의 음악은 그의 모든 탤런트를 그분과 함께 이루는 미래로 활짝 이어져 있다며 평소 느끼기 어려웠던 환희감으로 맛보기도 하였다.

 

더불어 그에게는 그냥 흘려버리기 쉬웠던 훗날의 대중가요조차 늘 함께 숨쉬는 그분의 능력으로 수호 천사들의 음성으로조차 다가왔으니 부가적인 축복도 만만찮았고 더이상 바램이 없다는 무소욕의 기쁨과 함께 다만 내가 無로써 안팎의 선과 악의 그것들을 바라보고 주님께 의탁할 수 있는 준비된 사수로부터의 그것이 결여되어 있었다.

 

즉, 1. 집착과 2. 어리석음 3. 내 마음데로 되지 않았을 때에 받는 스트레스의 세가지 악재의 반격성은 어디를 가도 그에게 달라붙으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날부터인가 코너에 몰렸던 마귀의 반격이 시작되었고 그는 내적인 자아를 미처 비우는데 게을렀으며 그것을 주님께 봉헌하는데도 인색하여 때로는 엄정하게 다가오는 신부님에 대하여 불만감을 피우기 시작하였는데 더우기 오늘 이날까지도 그곳에서 헌신으로 임하며 터줏대감화로 있는 자매와의 어느날의 작은 불화로 인하여 영육간의 좋치않은  불씨가 일기 시작하였다.

 

그녀나 그나 평소와는 달리 흥분성에 관하여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타잎이었던 것 같다. 다만 그녀는 그곳에 남아있고 그는 그녀와의 마찰을 빚은지 삼일째 되던날인 일년 반전쯤 그 곳을 탈출하게 되었다.

 

신부님과의 일대 일 상담후 다음날 아침 묵주기도가 이루어질 때 사람들이 노곤하게 느껴졌는지 장미 열송이를 바쳤는데도 머뭇 머뭇하기에 그는 평소처럼 자신있게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를 외치게 되었는데 연이어 신부님은 "그것도 똑바로 못 맞추느냐?"며 짜증을 더하는 모습으로 다가와 아마도 그 장미는 아홉알 째였던것을 느끼게 되었으나 화가 그의 마음을 지배하였기에 곧바로 일어나 짐을 정리하게 되었다.

 

  신부님은 깊이 자신의 과오를 성찰하신듯 몇번의 대화 요청을 거절한 그에게 직접 다가와 "도미니꼬씨, 나와 이야기좀 합시다" 하였을 때 그는 겉으로는 멀쩡한 표정으로 (내심으로는 왜요? 또 날 지배하시려구요?)하며 "곧 가겠습니다"하고는 역시 내심으로 당신이 "곧"이라는 뜻이나 아시오? 하면서 가족들과 잠잘 때 머리와 발끝이 닿는 좁은 방의 물건들을 정리한 후 곧바로 방이 세개나 있는 궁궐같은 서울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복덕방 아저씨의 부주의로 시골 생활동안 현관문이 열려져있었는데 다행히 도둑이 물건을 훔쳐가지 않은듯 하였고 그는 아직도 하느님 아버지의 때때로의 엄정하심보다는 성모 마리아의 자애로움을 선호하는지 그곳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회복하기는 커녕 점점 더 떠나오는 상태에서 오늘밤 본당 성삼일 미사 성가대에서의 신자들과 함께 나눌 미사곡을 바라본다.

 

성목요일 제1독서후 응송은 주지하는 바와같이 이렇다

 

"축복의 잔을 마실 때 그리스도의 피 나누어 마시나이다.

 

 1. 내게주신 모든 은 - 혜 무엇으로 주님께 갚사오 - 리 구원의 잔 - 받들고서 주님의 이름을 부 - 르리라

 

 축복의 잔을 마실 때 그리스도의 피 나누어 마시나이다

 

 2. 주님, 당신이름을 높이 부르며 찬미의 제사를 올리나이다. 주님의 백성 앞 - 에서 나의 서원을 채워 드리리이다.

 

이 성가를 소위 솔로로 참여하는 그로써는 가사 마디 마디에 뻥이 서려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이처럼, 우리는 묵주기도를 성모님께만 바치는 사례를 경계하여야 할 것이며, 오는 5월 성모의 밤 다음날 축성 봉헌되는 성전 건립에 머리카락마저 벗겨지신 우리 본당의 신부님이 한분인 관계로 평신자들이 게으르고 체계적이지 못함도 발견되어 연중 활동 계획을 살펴보건데 거의 무슨 무슨 월례회가 지배적인 반면, 마땅히 채울 사항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도 이러다가 수녀님이라도 본당에 파견 오실라 치면 준비성이 결여된채 또다시 떼거지로 엄마곁에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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