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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수 [paulk] 쪽지 캡슐

2004-04-12 ㅣ No.65412

지금은 부활주간이지만..

 

지난 주 토요일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여러 생각을 하게됩니다...

특히 묵상중에서나 들었던  성모님의 고통을 알게되었습니다..너무 리얼합니다.

아래 글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알게된 글인데 [캐나다에서 교포사목 중이신 최종수 신부님 홈에서 퍼온 것]을 제가 또 옮겼습니다.

 

최종수 신부님은 아주 유명한 신부님이죠~~ 이 게시판의 박요한님께서 언급했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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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에 개봉된 "그리스도의 수난"이 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유태인들을 너무 잔인하게 표현했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화제의 영화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최근 바티칸 시사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 순간을 그린 "그리스도의 수난"을 관람한 사석에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해집니다.

 

멜깁슨의 인터뷰에서 "영화 촬영 중에 신기한 일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장님 한 명이 눈을 떴고, 귀머거리 한 사람이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병이 나았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히는 씬을 찍을 때, 갑자기 번개가 쳐서 한 사람이 번개를 맞았는데,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서 걸어갔습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던 그 당시 아스라엘 백성들은 오직 하느님만을 섬겼습니다. 예루살렘 대성전을 허물고 사흘만에 짓겠다고 했고, 예수님 스스로 "하느님의 아들"이라 하며 하느님을 모독한 "신성모독죄"를 범했습니다.

 

간음한 현장에서 발각된 여인은 그 당시 율법에 의해 현장에서 돌로 쳐 죽일 수 있었습니다. 부정한 여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나 돌로 쳐죽일 수 있었는데, 예수님은 하느님을 모독한 죄인이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에게 돌을 던지고 침을 뱉고 매질을 하고 쇠붙이가 달린 채찍으로 때려도 아무런 가책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을 모독한 죄인을 심판하는 떳떳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유대인들이 그렇게 잔인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잔인한 과정을 거쳐 십자가형에 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논쟁은 영화를 보는 사람의 시각에 달려 있습니다. 유대인들 중에도 그 영화를 보고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할 수 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 중에도 그 영화를 보고 유대인들을 너무 잔인하게 묘사했다고 혹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논쟁의 촛점은 유대인의 잔인함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논쟁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를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 시대는 그 보다 더 잔혹한 전쟁과 폭력이 제도적으로 국가적으로 자행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잔혹하게 죽인 일부 유대인들보다 더 잔혹한 침략전쟁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이들,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전쟁에 군인을 파병하는 악의 현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폭력을 넘어선 전쟁. 이것이 "그리스도의 수난"이 주는 메시지이며 교훈이 아닐까요?

 

성모님과 막달레나와 요한은 십자가의 길을 함께 따라 갑니다. 특히 성모님은 인간이 당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과 비극을 당해야 했습니다.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잔혹하게 채찍을 맞으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사이사이 연결되는 최후의 만찬은 너무도 거룩했습니다. 특히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빵을 떼어 주실 때, 정말 예수님의 살점을 때어 주시는 것처럼 경건했습니다..

 

채찍에 달린 쇠가 살에 박혀 살점이 찢어지며 로마병사의 얼굴에 튀어 박힐 때, 돌기둥에 묶여서 매를 맞아 흘러 내린 피로 피범벅이 된 광장의 돌바닥을 천으로 닦은 성모님, 자기 겉옷을 벗어 핏덩이를 닦는 막달레나,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과 오버램이 되면서 당나귀를 타고 입성하시는 길에 빨마가지를 깔아 환영하던 군중들, 십자가에 못 박으라 아우성치는 군중들, 쓰러지신 예수님께 달려가 얼굴을 부비는 성모님,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주는 베로니카, 예수님의 팔과 다리를 관통해서 십자가 형틀 반대편으로 뚫고 나오는 못에서 선혈이 뚝뚝 떨어질 때, 십자가 위에서 사지가 늘어진 채로 메달려 계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하신 모욕과 수난. 관념적으로 느껴졌던 예수님의 십자가의 수난과 고통이 우리를 위해 저렇게 잔인하게 고통을 받으셨다는 생생함으로 다가 왔습니다.

 

저는 영화가 끝나고 5분 가량 출현진 이름이 올라가는 자막을 선채로 벽에 기대어 보았습니다. 돈을 받고 영화에 출연하고 제작에 함께 했겠지만 저렇게 훌륭한 영화를 만든 제작진과 영화에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서른 셋의 나이에 예수님 역을 맡게 된 짐 카비에젤은 놀라운 배우였습니다. 언젠가 어떤 영화에서 배드씬을 거부해서 비웃음을 당하기도 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놀랄 정도의 신앙심을 갖고 있기에 예수님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7월 28일자 타임지 기사에 예수님 역을 맡은 짐 카비에젤이 교황님을 만나 강복을 받았다는 얘기와 함께 촬영중 왼쪽 어깨뼈가 탈구 됐었지만 "다행히 하느님께서 절 도와주고 계십니다" 라고 겸손하게 말했답니다.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고, 십자가에 메달려 있었으니 어깨가 안 빠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촬영 내내 매일 새벽미사에 참례해서 더욱 놀랐다고 합니다. 촬영 중간중간에도 짐의 얼굴은 예수님처럼 내내 슬픔과 고요, 시름에 잠기어, 온전히 그 역할에 빠져있는 듯해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중간 휴식 때는 언제나 신부님과 대화를 하고 있거나, 많은 경우 혼자 로사리오를 바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멜 깁슨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제작사를 찾지 못하자 자신의 전재산인 2,500만불를 털어 실패할 수도 있는 영화에 투자한 그의 신앙이 얼마나 하느님께 향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라틴어 미사를 위해 성당을 봉헌했고, 자식은 하느님께서 주시는대로 모두 출산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자녀가 12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명성이나 인기 있는 배우는 물론이고 자녀출산의 의무를 포기한 현대 종교인들에게 좋은 신앙의 모범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로 보는 예수님의 수난이 저렇게 잔인한데 실제 예수님은 어떤 고통을 당하셨을까? 아무리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하더라고 예수님의 고통을 100%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빵의 기적을 체험하고 빨마가지를 깔아주며 환호했던 군중들, 일부 종교지도자들의 말에 현혹되어 하루 아침에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아우성치는 군중들, 바로 그 군중의 모습이 내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작은 죄를 짓는 마음도, 순간순간 하느님께 감사하는 삶도 모두 제 안에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사순시기 예수님의 수난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준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수난 없다면 부활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다가오는 작은 고통과 수난, 나에게만 우리 가족에게만 우리 민족에게만 주신 십자가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순 시기와 신앙인이 되도록 은총을 청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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