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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을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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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일웅 [urnice] 쪽지 캡슐

2004-07-07 ㅣ No.68500

파병을 말하지 말라

성체를 받아 모시는 혀로

성서의 장을 넘기는 손으로

주의 기도를 외는 입술로

미사성제를 찾아 가는 발로

거양된 성체를 바라보는 눈으로

형제를 사랑하는 심장으로는 제발

파병을 말하지 말라

 

세상에 물어 보지 말라

아버지께 물으라

현실이라는 아가리를 닫고  

성령의 바람소리를 들으라

 

카인의 짚더미에 연기를 줄 셈인가

바알의 제단에 십자가를 건넬 셈인가

은전 몇십냥에 스승을 팔아 넘기고

그대도 가서 목을 멜 것인가

 

그렇다면 하라

그대의 하느님이 저주의 신이라면 파병을 외쳐라

아버지께서 시절의 자식일 뿐이라면 파병을 외쳐라

아들의 골고타가 일장춘몽이라면 파병을 외쳐라

뱀처럼 똬리를 틀고

죽여도 죽여도 죽지 않는 어둠이 그대의 세상이라면 파명을 외쳐라

 

그렇지 않거든 제발

파병을 주문하지 말라

제발, 이라크에 군대가 가야한다고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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