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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사람이냐, 사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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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4-08-12 ㅣ No.69920

1. 먼저 한 가지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 몇 분이 쪽지를 보내셨는데, 여기서 말씀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요. 몇몇 분들이 제게 '그동안 심하게 당하신 유재범님을 왜 몰아세우느냐'라고 하셨습니다. 그에 대해 답변합니다.

 

(1) 아무리 유재범님이 그동안 심하게 스토킹에 가까운 폭력에 시달리셨다 하더라도, 그건 그들과 직접 해결하실 일이지, 직접 만나자는 이야기까지 관리자에게 하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저도 다른 동호회 운영자입니다만, 관리자는 나서기도 그렇고 나서지 않기도 그런 입장일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런 사이트의 관리자는 권력을 가진 강자가 아닌, 약자인 입장이기가 쉽습니다.
아니, 그건 차지하고, 자유게시판은 관리자의 개입이 적을 수록 좋은 곳입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2) 그런데 왜 똑같은 질책을 유재범님을 긁고 다닌 쪽에는 안 하고 유재범님에게만 하냐고 항의하신 분들께 대답합니다. - 저는 논쟁은 사람하고만 합니다.

 

2. 논쟁이나 토론을 할 때,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상대편이 교황님이건 대통령이건 미국 부시이건간에,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이 무엇이냐를 가지고 이야기해야죠. 누가 하는 말이건 맞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점차 '누구냐'에 촛점을 맞추는 분들이 있습니다. '알바'라느니, '부부' 아니냐는 둥의 말씀을 하시죠. 그건 딱 하나입니다. 논쟁을 하다가 사건이 아닌 사람에게 촛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가 '옳지 않음'을 인정하는 겁니다. 자신의 논지에 자신이 없자 물타기를 하는 것이죠. 여기에 휘말리면 똑같아지는 겁니다.

 

3. 많은 분들이 잊어버리셨겠지만, 꽃동네 오웅진 신부님 사건과 부산 문현동의 사건이 있습니다. 이 두 사건도 사람들이 '사건'을 잊어버리고 '사람'을 바라보게 될 때 벌어질 수 있는 모양을 잘 보여줍니다.
우선 꽃동네의 경우, 오웅진 신부님이 그동안 사람들에게 밉보일 행동을 많이 하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횡령 투기'의 죄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은 '오웅진이라는 사람이 사제로서 부도덕하기 때문에 횡령 투기도 유죄다'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서류 판정만으로도 증명이 가능한 횡령 투기 사건이 해를 넘기고 또 넘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부산 문현동 성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여성단체의 문제지만, 사건 자체를 보고 증거를 찾고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사람'에 표적을 맞춰서 그에 적합한 증거를 찾고 논지를 몰아가는 것은 결코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만 편집할 수도 있거든요.
제가 다른 동호회에서 언쟁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던 부분도 그와 비슷했습니다. 제가 한 이야기에 대해 저라는 사람에게 집중하다보니 하지 않은 이야기를 확대 오버해서 해석하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죠.

 

4. 어쨌든, 누군가와 논쟁을 하거나 말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내용이 아닌 인신공격이나 알바 운운을 시작하면 말려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자신이 논리적으로 불리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물타기이므로 더욱더 가열차게 반론을 펼치면 됩니다. 너무 잔인한가요? ^^;;

 

더운 요즘입니다. 논쟁이 삶의 활기가 되는 분들은 괜찮지만, 나머지 분들은 괜히 보시고 혈압 올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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