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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59주년 일본의 두 얼굴(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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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15일 22:20 중앙일보
패전 59주년 일본의 두 얼굴 야스쿠니 참배객 급증 각료 등 60여명도 참가
'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다''난징(南京)대학살.종군위안부를 기재한 망국 교과서를 폐지하라'. 15일 오전 도쿄 야스쿠니(靖國)신사 안팎에 나붙은 현수막들이다. 태평양 전쟁 당시의 군가 등도 스피커로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곳은 19세기 후반 이후 각종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명을 '군신(軍神)'으로 추앙하고 있는 종교시설이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 14명도 군신에 포함돼 있는, 극우세력의 정신적 고향이다. 이른 아침부터 신사 안팎은 '극우 물결'로 가득했다. 오전 11시. 일제 군복 차림의 노인 8명이 총칼을 들고 군가에 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짧은 머리의 청년들이 일제시대 깃발.일장기를 들고 뒤따라 몰려와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다. 극우단체뿐이 아니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경제산업상 등 각료 세명, 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자민당 간사장 등 여야 국회의원 60명,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도쿄도지사 등이 참배했다. 일반인 참배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야마사키 마사쿠니(山崎雅邦.25)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 문제 없다. 한국. 중국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전사자의 편지 읽으며 평화 지킴이 집회 열어
▲도쿄에서 15일 열린 ‘평화 지킴이’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미드웨이 해전 전사자들의 유고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어제 방공연습이 끝나고 이제 다시 실전에 나갈 때가 됐습니다. 부디 부모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구렌마쓰 리카(久連松里香)가 편지를 읽어나가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태평양전쟁 당시 15세의 어린 나이로 군에 입대, 미드웨이 해전에서 전사한 일본군 병사가 쓴 편지였다. 15일 오후 도쿄 미나토(港)구 구민회관. 1942년 6월 5일 미드웨이 해전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회고하고, 이들이 남긴 편지를 참석자들이 번갈아 낭독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평화의 지킴이가 되어'라는 행사가 열렸다. 태평양 전쟁 중 가장 큰 해전이었던 미드웨이 전투에서 사망한 일본군 3057명과 미군 362명의 이름과 나이.고향을 낭독하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큰 배에 타고 있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전 절대로 죽지 않을 겁니다." 전사자들의 편지를 무대에서 읽어가던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한동안 말을 잊었다. 대부분의 참석자가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쳐내고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일본낭독협회의 나카지마 지나미 사무국장은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등 일본 사회 곳곳에서 보수우익 바람이 불고 있지만 보통 일본 국민이 똘똘 뭉쳐 40여년 동안 유지돼온 '전사자 제로'기록을 지키고, 일본의 평화를 지키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nag.co.kr
이미 죽어 버린 부정한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직위 높은 노인과 잘못된 싸움이지만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어간 병사의 편지를 읽는 여자 어린이. 이 둘 중에 누가 더 현명한지는 읽는 분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나라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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