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DS의 특성은 AIDS가 바로 죽음을 야기하는 질병은 아니라는 것이다. 후천성 면역 결핍증이라는 병명이 말하듯이 AIDS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질병이고 그 결과로 인간은 각종의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된 체로 합병증에 시달리다 죽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누가 ´AIDS에 걸리더라도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더라도 반드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AIDS에 걸리고도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갈 만큼 깨끗한 세상은 아니라는 것은 유감일 수 밖에 없다.
국가보안법폐지를 주장하는 측의 논리도 ´AIDS에 걸리더라도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니다´라는 논리와 별로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특히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북한정권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이들이 아니라 건국이후에도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활동을 해왔고, 지금도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에 항의서한을 보낼 만큼 그 지향하는 바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이들이라는 점에서 마치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세균들이 자신들의 원활한 파괴할동을 위해서 대한민국의 면역체계를 먼저 파괴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AIDS에 걸리기를 바라는 저주의 굿판은 해방전후의 이념전쟁으로 부터 유래되기 때문에 그 뿌리가 깊다. 또한 이념전쟁은 6.25라는 민족적 비극을 불러왔고 그 와중에 국가보안법이 대한민국의 체제유지를 위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국가보안법은 북한정권을 파괴하기 위한 공격적인 법률이 아니라 북한정권의 파괴적 활동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내부의 적들을 진압하기위한 방어적 활동을 수행하는 법률이다. 즉 국가보안법은 북한정권과 우리내부에 존재하는 용공분자들의 파괴할동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종의 특수화된 면역체계인 셈이다. 때문에 외부와 내부에 존재하는 병균들이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에서 그 병균들이 주장하는 국가보안법폐지론은 대한민국이 AIDS에 걸리기를 바라는 저주의 굿판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이념적 전쟁상황에서 그 부산물로 탄생한 국가보안법은 일종의 부작용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1차적으로 전쟁상황에서 피아를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기에 중간지대에 존재했던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2차적으로는 본래의 목적을 떠나 정권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부작용은 부작용일 뿐이다.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대전제는 앞에서 말한 부작용들이 아니라 여전히 대남적화의 야욕을 지닌체 가장 악독한 반민주반인권독재정권으로 변질된 북한정권과 우리내부에 존재하는 용공분자들의 박멸이다. 이들 병균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국가보안법은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은 제거하면서 더욱 효과적으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질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발전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시대에 맞게 변화될 필요성은 있다. 과거 이념적인 무조건적 대결상황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북한 혹은 우리내부의 용공분자들로부터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질서를 방어해야하고 또 한편으로는 적극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정책을 추구해야하는 이중적인 환경으로 인해서 좀 더 유연하고 세련되게 그 규율의 범위와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또한 국가보안법이라는 명칭은 추상적이고 과거 국가가 아닌 정권의 보호를 위해 악용되었던 경험으로 인해서 다소 부정적이고 음습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국가보안법은 그 명칭을 가칭 ´민주헌정수호법´으로 바꾸고 그 규율의 법위와 방식에 대해서도 손질을 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국가보안법은 일천한 민주적 경험과 낙후된 경제상황에서 주로 북한을 염두에 두고 규정된 것이다.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우리기 지켜야할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이를 유지하고 방어하기위한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형태로 규정되어 있다기 보다는 북한의 대남침투와 북한정권과 연계되거나 또는 자생적인 용공세력의 발흥을 차단하거나 처벌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일면으로는 북한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였으나 동시에 정권유지를 위해 반민주적으로 악용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유민주주의의 토대가 되는 산업화를 이룩했고, 그 만큼 실질적인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또한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남북의 대립과 이념전쟁을 전제로 하는 국가보안법은 그 현실성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분명히 북의 위협도 존재하지만 그보다 위험한 것은 성숙한 민주주의와 평화적 통일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나타나는 우리내부의 이념적인 혼돈과 자생적 용공세력의 확대일 것이다. 때문에 국가보안법도 이러한 시대상황에 맞추어 발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법명칭개정을 통해서 법의 규율대상을 지키고자 하는 실질적 가치(자유민주주의)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2.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분명히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구체적인 자유민주적 이념과 가치를 확인해야 한다.
3. 과거처럼 악용되지 않도록 국가차원의 인권유린에 대한 방지수단을 함께 규정해야 한다.
4.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남북교류협력법과의 충돌을 예방하고 통일을 빌미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자유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려는 세력을 세부적으로 규율할 수 있어야 한다.
5. 북한정권이나 용공세력 뿐만 아니라 정권내부에서 행해지는 자유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방지하고 통일과정에서 나타날 지도 모르는 정권의 일탈행위를 제도적으로 규율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보안법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우리가 변해야 하고 지금은 데탕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만일 북한이 나름대로 민주적인 전통을 확립해서 북한정권이 자유선거를 통해서 수립되고 합법적인 정권교체세력이 존재하고 그 결과 최소한 북구유럽의 좌파정권형태로 발전을 했다면 다소의 이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던가 무조건적인 남북의 화해와 협력이라는 말이 설득력있게 들렸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북의 정권은 가장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독재정권으로 고착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봉건적 권력세습국가이기도 하다. 이런 북한정권과 도대체 무엇을 화해하고 협력한다는 말인가? 그 화해와 협력이 말하는 것은 결국 반민주 반인권 독재정권을 합법화하고 인정하는 것이며 북한동포의 인권유린을 외면하고 묵인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 전략적인 화해와 협력 그리고 이를 위한 정책적인 데탕트는 존재할 수 있지만 북한에 실질적인 민주정권이 수립되기 전에는 진정한 의미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데탕트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더더구나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면서 까지 시도할 화해와 협력은 존재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개정은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우리가 지키고 발전시킬 자유민주적 가치를 확인하고 아울러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면서 동시에 우리내부에 발흥하고 있는 친북용공세력을 효과적로 진압할 수 있도록 발전적으로 승계되어야 한다. 이것이 용공세력들의 폐지론이나 이를 변명하기 위한 개정론과는 달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가 국가보안법폐지론에 수동적으로 이끌려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차적으로는 시대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계승발전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이차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고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민주적 가치와 인권의 가치를 확보할 것인지 아니면 퇴영적인 좌파세력에 좌초되어 부질없는 시간낭비를 할 것인지를 결정지어야 하는 만큼 국가보안법폐지론자들 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가보안법 개정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