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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희망을 잃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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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flashman] 쪽지 캡슐

2004-09-15 ㅣ No.71201

나도 5 개월 전에는 님 처럼 삶을 포기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모든 것이 내게서 떠나갔었습니다. 재물도, 내가 믿었던 사람들의 신의조차도 아무 것도 남아 있질 않았었습니다. 내 나이 마흔여덢에 재기하기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세속의 눈으로 본다면 지금은 옛 날 처럼 풍요한 삶을 산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날 그 날 벌어서 그 날을 살아가고 있을 망정 그 때 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5개월이 지난 지금 그 때의 시각으로 본다면 지금은 정말 가진것 아무것도 없고 보잘것 없는 하찮은 삶이라 할 수 있는 생활이지만 한 순간의 선택이 이토록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있고 오히려 지금이 가진것이 더 많다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가도로위에서 달리는 기차를 향해 난간을 붙잡고 손 만 놓으면 세상의 모든 고통에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며 난간을 잡았던 손을 놓으려 했습니다. 놓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차마 놓지 못하던 이유. 한 순간이 그렇게 긴 시간처럼 느껴 지던 때가 단 한번도 없었는데 그 때는 왜 그렇게 오만가지 생각이 그 순간에 다 떠오르던지 일단은 다시 올라와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전 담배가 나를 구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느님의 배려인 것은 사실이지만요. 열차를 보내고 피워문 담배연기 속에 아련히 떠오른 것은 식구 생각과 홀로 남으신 어머니 생각이었습니다. 이 행위는 참으로 무책임한 가장 이기적인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만 이 고통에서 도망치려 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나와 함께한 이 사회에선 약속을 제일 선으로 삼는 사람이라는 말도 듣고 살았는데 죽음으로 마감을 한다면 어려웠던 순간에도 지켜갔던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라는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왜 그랬었나? 적당히 살았음 힘들게 된 이러한 순간들도 맞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자괴감 등. 그래서 무조건 내 25년간(그 자리에서 25년을 장사했었음) 삶의 터전이었던 곳을 미련없이 버리고 떠났습니다. 아는 사람 만나는 것 조차도 싫었기에 아무도 날 알아보는 이 없는 곳으로 정처없이 걍 떠났습니다. 그리곤 비어있는 철거직전의 집에 또아리를 틀고 앉았습니다. 그야말로 거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용서를 구했습니다. 한 때, 한 순간에, 당신이 목숨을 바쳐 구하려던 이 한 마리 길잃은 양은 당신의 구원사업을 수포로 돌릴뻔 했던 것을 하느님께 용서를 청했습니다. 그리곤 그 날 부터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가만 있으면 누가 일을 줍니까? 이 집 저 집 다니며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수 있다고 일 만 달라고 했습니다. 돈 안줘도 좋으니 일을 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다섯달이 지나니 지금 가끔은 일을 하러 가자고 오는 사람들이 제법 있게 되었습니다. 앞을 대비해서 갚지 못했던 카드대금은 조금씩 갚아 나가고 있고요. 카드사에 이야길 했습니다. 채권팀 안통하더군요. 무자비 하더군요. 당해 본 사람들은 알겁니다. 채권팀의 그 열화와 같은 독촉을 .... 그러나 최악의 경우 죽기 밖에 더 하겠냐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물론 시세말로 똥배짱은 아닙니다. 똥뱃짱은 무조건 갚을 성의도 보이지 않으며 배 째라는 식의 대응이죠. 성의를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도 싫다면 마음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데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데 목숨만 남아 있는데 그거라도 필요하다면 가져가라 했습니다. 그래도 살려서 한 푼이라도 회수하는것이 회사에 득이 된다면 나의 눈물겨운 자구 노력을 보아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약속을 했습니다. 꼬박 꼬박 어기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씩 꼭 목숨을 연명한 비용을 제외한 것은 모두 넣어 주겠다고. .. 그렇게 지금도 약속을 지키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오히려 속은 편합디다. 목숨까지 내 놓은 삶이야 뭐가 더 두려울 수 있겠습니까? 위기의 순간이 없지는 않죠. 일이 없어서 며칠을 놀때는 굶어야 하니까. 것도 나만 굶는 것이 아니라 식구까지 굶는것은 차마 볼 수없는 고통이죠. 그러나 석달째 부터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 위기의 때가 도래하면 위기를 모면하게 하여 주시곤 하는 보이지 않는 손길로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섯달째가 되는 요즘은 임대도 되지 않는 오랫동안 비어있던 후미진 가게하나를 얻었습니다. 500만원에 말입니다. 500만원은 어떻게 구했냐구요? 형제들에게 몇 십만원씩 얻고 또 이제 믿음을 주니까 주위에서 빌려 200여 만원을 빌려 주시는 분도 생기더군요. 가게 수리비는 어떻게 조달했냐고요? 집 헐을 곳을 가면 거저로 뜯어올 쓸만한 물건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것을 가져다가 내 스스로 모두 수리를 했습니다. 어설퍼도 멋지단 생각이 들더군요. 가게를 왜 얻었냐고요? 아파트나 단독주택은 사글세도 엄청 비쌉니다. 차라리 아무도 얻지 않는 점포를 얻어 생활을 하면 오히려 건물주가 고마워 한답니다. 하느님께선 내가 당신께 한 약속을 어기지 않고 계속 지켜가는 한 내일은 보다 더 좋은 것을 주시리라는 희망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요즘 누가 함부로 파출부를 쓰나요? 못미더워서 말입니다. 그러나 믿음을 회복하고 나니까 마누라에게도 파출부일자리도 생겼습니다. 이제 함부로 목숨을 버리지 않은 댓가를 받고 있다고 믿습니다. 나도 그렇고 집사람도 단 한 번도 남의 밑에서 월급을 받고 살아온적이 없는 삶을 살아왔고 오히려 남을 월급을 주며 살았던 사람들인데 첨엔 재기란 불가능할 것 같이 보였습니다. 혹자는 말 할런지도 모릅니다. 그게 사람으로서의 삶을 사는거냐고.... 그러나 그 누가 어떤 삶을 부질없고 하찮다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어느 누가 자기는 자기의 인생을 알차게 살았다고 장담을 할 수 있나요? 어떻게 사는 것이 멋진 삶이고 우아한 삶인가요? 고급차를 몰고 고급레스토랑을 찾으며 여유로운 여가를 즐기는 삶일까요? 내가 살아보니 여유는 재물이 많고 적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현실에 묻혀 살지 않고 현실을 살더라도 한 걸음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나의 삶을 바라볼 수 있을때 여유는 찾아 옵디다. 재물은 아무나 얻을 수는 있을 지라도 여유는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이제사 깨달았습니다. 가진것 많은 사람들이 여유없이 사는 것이 오히려 더 불쌍하게 느껴 질 때가 더 많습니다.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길게 늘어 놓아 죄송합니다. 내가 목숨을 포기 하려 할 땐 그 누구의 이야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격려의 이야길 하는 사람을 "네가 나 같이 최악의 나락에 빠져 본적이 있었어?" "네가 내 처지라면 그 따위 장난같은 말을 할 수 있을것같아?" 가진자의 여유는 이제 그만 내 앞에서 지껄이지도말라고 독기를 뿜기도 했었죠.   그러나 부정 할 수 없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강하면 그 깊이 만큼 그 분은 시련도 함께 주시기도 한다는 것을 이 시련을 겪으며 발견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수확이 되었습니다. 내가 큰 부자들에게 비한다면 보잘것 없는 재물이었지만 그나마도 그것을 감당할 그릇이 아직 아니되었기에 그 재물들은 내곁을 떠난것이라 믿습니다. 그릇이 커졌을때 하느님께서는 내가 필요한 것이라면 그 그릇에 담길 만큼은 풍성히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 때까지, 아니 비록 내 삶을 끝낼때까지 그러한 일은 없을지라도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듯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 갈 것입니다. 용기를 잃지 마시고 죽음을 각오로 머리를 도끼삼아 살아가시는 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하느님의 평화가 항상 님과 님의 가족과 함께 하시길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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