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2일 (토)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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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 교황 바울로 6세께/지학순 주교/1974년 9월 30 :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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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명 [tomas04] 쪽지 캡슐

2004-09-17 ㅣ No.71362

교황님!
이곳은 호젓한 감방입니다. 그러나 저는 고독하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조작된 죄목으로 갇혀 있고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된 이곳이지만 저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하느님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신앙과 사명감에서 조용히 이 고통을 감수하며 기도 드립니다. 저는 더욱 침묵의 교회를 위해서 기도 드립니다. 그리고 성교회의 기도에 합하여 전 인류를 위하여 정의와 평화구현을 위하여 특히 우리 조국을 위하여 조용히 무릎 꿇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교황님!
그 동안 저희 원주교구 모든 교우들에게 베풀어주신 온갖 자부적인 사랑과 배려에 무엇보다도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구속된 이유, 즉 죄목이란 내란선동입니다. 그러나 내란선동이라는 것은 사실무근의 것임을 밝혀 드립니다. 저는 다만 억압받고 짓눌려 있는, 민주국가에서 보장받아야 할 인간의 기본권마저 빼앗기고도 말 못하는 서민들의 권리를 되찾아야 하겠다는 신념에서 이웃을 도왔습니다.
인권 침해로 상처받고 신음하고 죽어가는 벗을 위하여 이 땅에는 또 다른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필요하였습니다. 외면할 수 없는 이 현실에서 저는 다만 그리스도의 정의와 진리를 증거하였습니다. 이미 제 신변의 위험을 알고 있었지만 지난 7월6일 귀국하여 연행된 후 지금까지 원주교구로는 가지도 못한 채 갇혀 있습니다. 그리고 조작된 죄목에 응하지 않고 또 인위적인 타협에도 현혹되지 않고 양심의 소리를 외쳤습니다. 저에게 씌워진 또 다른 죄목은 긴급조치 위반이었습니다. 그러나 긴급조치법은 법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이 결여된 법률로서 양심의 표현마저 억압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분명히 인간의 기본권인 양심마저 짓누르고 양심의 굴복을 강요하는 처사로서 자연법에 어긋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의 존엄성, 인간회복, 민주회복을 위하여 <양심선언>을 발표하였습니다.

교황님!
저는 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서 교회의 주교로서 하느님과 교회와 국가를 사랑하는 하느님의 충실한 종입니다. 저는 부당한 현실을 예언자적 자세에서 고발하였습니다. 저는 억울하게 갇혀 있는 많은 정의의 투사들인 목사, 교수, 학생, 변호사, 언론인들과 함께 정의를 노래하면서 가장 미소한 형제들의 벗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는 기도 가운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면 누가 우리를 대항하리오"한 사도 바울로의 말씀을 다시 묵상해 봅니다.
끝으로 첨부하고 싶은 것은 신문지상에 저의 양심과 어긋나는 표현이 발표되더라도 그것은 강압이지 결코 본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교황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하며 원주교구 모든 교우들에게 교황님의 강복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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