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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마중..님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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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남 [koserapina] 쪽지 캡슐

2004-09-30 ㅣ No.71837

추석날 밤에 일부러 보름달을 찾아 보았습니다.
달이 먼저 저를 보러 나온 듯 반갑게 인사합니다.

 

환한 얼굴입니다.

 

둥글게 웃음 띤 얼굴입니다.

 

무엇이든.. 날카로운 그 어떤 것도 품어 안을 것 같은

모나지 않은 모습이 푸근한 엄마 품속같습니다.

 

푸른 듯 .. 노오란 듯.. 새하얀 듯..
아름다운 달빛아래서 잠시 취한 채 서 있었습니다.

 

그러구 있자니 달의 모습에 동화되어 마음이 순해지면서
문득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디다.

 

저 달은 저리도 세상을 다 품어 안는데...
나는 내 맘에서 밀쳐낸 사람들이 그 얼마일까.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서운하게 했다는 이유로,

내게 상처를 주었다는 주관적인 이유로..
나와 살아가는 모습, 또는 어떤 생각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이유가 오해일 수도,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겠지요.
사심이 개입되지 않은 올바른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정말 아무 사심없이 나의 부끄러움까지도 감싸주는 달빛이 그저 고맙기만 합디다.

 


주님의 성체를 모시기 시작하면서
전 보름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요..
우리 주님의 성체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요.

 

그렇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그 달이 제게 말하는 듯 합니다.

''나 아닌 남을 품어 안는 게 사랑이란다. 나처럼 이렇게..''

 

아니, 다름아닌 주님의 몸이 제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와 내가 이렇게 한 몸을 이루는 것이 사랑이란다!''


한 몸을 이루려면 구별지음이 없어야 될터이니
내 안에서 밖으로 나와서 다른 이를 만나야 할 것입니다.

 

흠...
그렇담 어서 밖으로 나가서 달마중 가야겠습니다.

 

아니, 우리 주님.. 님마중 가야겠습니다.

 

달밝은 으슥한 깊은 야밤에 내 님 만나면 더욱 좋을 듯하여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입니다.^^

 

서울을 벗어나지 못한 채 추석 연휴를 보냈습니다.

조금 심심했지만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달도 한가로이 감상하고...

그 달보고 생각도 깊어지고..^^*

한가위 보름달을 본 단상을 끄적여 봤습니다.

 

님들.. 좋은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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