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의 일입니다. 전방 부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나오는데, 병사 하나가 따라 나오면
서 손바닥만한 신약성서 한 권을 윗도리 주머
니에서 꺼내어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이등병 때 성당에 갔다가 받아보고는 현재 병
장이 될 때까지 자신의 군복에는 늘 그 성서가
함께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병사가
보여 준 성서는 아주 많이 헤지고 찢어져 있었
지요. 너무 기특해서“너, 본명이 뭐냐?”하고
물어 보았더니, 놀랍게도 아직 세례를 받지 않
았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래서“그 말씀이 너는 이해가 가니?”하
고 다시 물었더니, 하나도 이해가 안된다고 하
더라고요. 너무 황당해서“너, 그거 언제 펴 보
냐?”하고 또 물어 보았지요. 그랬더니 그 형제
의 대답이“힘들고 답답할 때면 늘 펴서 그저
아무 생각없이 읽고 또 읽습니다”하는 거에
요. 비록 아무 것도 모르고 이해도 안되지만,
그저 이 책을 자신의 몸에 지니고 있다는 것만
으로도 마음이 그렇게 안정되고 편안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형제의 눈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그 맑
고 순진한 눈을 바라보며 하마터면 제 눈에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두 손을 그냥 꼭 잡아 주
고는“감사하다”는 말만 남기고 그냥 와 버렸
습니다. 말 그대로 그저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미사에 와 주는 병사들이 고맙고, 그렇
게 다 헤진, 뜻도 모르는 작은 성서를 읽고 안
정을 찾는 그 병사가…. 그저 고맙다는 마음이
울컥 들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이 병사의 손에 다 헤진 성서
대신에 예쁘게 잘 짜여진 성서를 쥐어줄 수 있
도록, 영적·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군 사목의 문제는 교회의 사활이 걸
린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토록 중요한 군 사목
은 교우 여러분들의 후원 없이는 절대로 이루
어질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영적·물적
후원은 오랜 기간 냉담 중이던 젊은이를 군생
활 중에 더욱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녀로 변화
시킬 것입니다. 또한 의무감으로 주일 미사에
만 참석하던 젊은이를 군생활 중에 더욱 성숙
한 신앙인이 되게 할 것이며, 천주교를 전혀 모
르던 젊은이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변
화시킬 것입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저희 군종사제들의 군
선교와 사목 활동을 위해 많은 기도와 격려와
후원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태원 시몬 신부 / 군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