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군 사목에 전념하는 군종 사제와 군인 성당, 국군 장병들을 물질적, 정신적으로 돕고자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정하였다. '군인 주일'의 특별 헌금은 군종교구로 보내져 군의 복음화에 이바지한
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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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군인주일 군종교구장 담화문
200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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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조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수고하고 있는 육.해.공군 장병들을 기억하며 또 이들을 돌보고 있는 군종사제들의 사목활동을 위해 아낌없는 기도와 후원을 보내는 군인주일입니다.
그렇습니다.
1968년 추계 주교회의에서 10월 첫째 주일을 군인주일로 제정한 이래로 올해가 서른 일곱번째를 맞이합니다.
그 동안 군 사목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군인들과 또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군종사제들과 함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군인들에게 있어 이 세상 순례의 목적은 바로 평화를 위한 봉사!
새천년기를 시작하면서 교황 요한 바오로2세께서는 전 세계 주교들과 성직자들 그리고 평신도들에게 예수님의 탄생 2000주년을 경축하는 대희년 행사를 마치고 나서의 느낌을 교서로 발표하셨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교황께서는 다양한 순례자들을 만나셨고 그 중에 군인들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성인들의 자취를 따르려는 것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교회의 자녀들이 신앙을 고백하고 죄를 고백하며 구원의 자비를 얻고자 로마로, 사도들의 무덤으로 물밀 듯이 몰려 왔습니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저는 기쁨과 근심과 고통으로 이루어진 그들 각자의 인생 역정을 그려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복무 의미를 평화에 대한 봉사로 확인하러 온 군인들에게 이르기까지', 끝없이 밀려오는 순례자들을 지켜보면서 저는 그들에게서 순례하는 교회의 참 모습을 보았습니다."(새천년기 8-10항).
그렇습니다.
구세주 강생 2000년을 넘어서는 새로운 천년기에도 우리는 여전히 전쟁의 위협과 발발에서 넘쳐나는 극심한 고통과 곤경 가운데에 있으며 인류 공동체는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교회는 "양들의 위대한 목자이신"(히브 13,20) 주님의 인도로 그 어느 때보다 더 순례하는 백성이 되었습니다.
이 순례하는 백성 중에는 "평화를 위한 봉사"를 자신들의 존재이유로 받아들여야 하는 군인들이 있습니다.
평화란 무엇입니까?
평화는 전쟁 없는 상태만은 아닙니다.
적대세력 간의 균형 유지로 전락될 수도 없고 또 힘 있는 나라에 의한 지배도 아닙니다.
평화는 하느님이 만드신 "정의의 작품"(이사 32,17 참조)이기에 우리 모두가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사회 질서의 열매가 바로 평화입니다.(사목헌장 78항)
그러기에 "평화를 위한 봉사"에 몸 바쳐 군대 생활을 하는 사람들, 즉 군인들은 자신을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는 역군으로 생각하여야 합니다.
이 임무를 올바로 수행할 때에 그들은 참으로 평화 정착에 이바지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사목헌장 79항).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마태 5,9)
최근 들어와 정치현실은 남북관계 유지를 최우선으로 삼아 갑작스레 북한과 북한군을 바라다보는 시선을 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화해와 친밀함과 우호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이를 위해서는 북한군에 대한 대립과 적대감을 없애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우리에게만 이런저런 요구만 늘어놓는 북한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지키는 평화의 파수군인 장병들의 눈동자와 마음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순간도 외로운 바다 위에서, 넓은 하늘에서, 북녘이 바라다 보이는 최전방에서 국토방위를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많은 장병들에게도 주님의 평화와 축복을 간구합니다.
또 지난 8월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 평화정착과 재건의 사명을 띠고 장도(壯途)에 올랐습니다.
3600명의 장병들과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이번 파병은 베트남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남북 대립의 현실 속에서 북한의 핵문제로 한반도가 처한 불안한 입장은 그 향방을 가눔 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미동맹을 통한 국익을 위하여 그리고 전쟁의 불운 속에서 집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절망과 슬픔에 잠겨있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하여 이역만리 타국으로 떠나는 이들과 이들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올립니다.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라는 박수와 환송을 받지 못하고 떠난 그들의 출국이 못내 마음이 걸리고 마음 한구석 아픔으로 남아 있지만 분명 그들은 이라크의 평화정착과 재건을 위하여 파견되어 갔습니다.
그곳에서 자신들의 복무의미는 그야말로 "평화에 대한 봉사"입니다.
그들을 위한 환송미사를 하면서 저는 분명하게 이 점을 강조했었습니다.
우리 장병들은 자신들의 사명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수행하리라고 믿습니다.
주님께서 내려주시는 평화의 은총의 모든 장병들과 그 가족에게 가득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로마5,5).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여름, 아테네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쾌거는 국내 여러 가지 어두운 현실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선사하였습니다.
모든 종목의 선수가 불굴의 투지와 자신과 싸우는 투혼의 승리로 우리를 감동시켰지만 그 중에서도 유승민 선수의 남자탁구 단식 우승은 너무나도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편가르기'를 강요하는 정치에 지쳐있고, 고(高)유가·고(高)물가에 따른 생활고(苦)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가능성과 희망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금메달을 딴 후에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되었지만 유승민 선수의 파워 드라이브는 그냥 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넘을 수 없는 벽인 중국을 꺾기 위해 후배에게 대표 선수 자리를 양보한 선배의 자기희생, 상대 선수를 철저히 연구하여 대비한 맞춤훈련, 탁월한 전술과 경기운영 등은 단지 스포츠에서만이 아닌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필요한 정신입니다.
실업팀 4-5개에 등록선수 2000여명에 불과한 한국 탁구가 선수만 2000만 명이 넘는 중국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승부처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모든 자원을 쏟아 부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우리의 안보가 더욱 중요하기에 마땅히 군인들에게 애정과 격려는 물론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할 결정적인 때 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 역시 이들을 위한 열정적인 사목을 해야 할 중요한 시점을 맞이한 것입니다.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침범 이후 대내외적으로 우리 군은 사기진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에 들어와 교회 내적으로는 "젊은이 복음화"문제가 새롭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른 종파에 비해 전체 신자 중에 젊은이의 비율이 형편없이 저조하다는 것은 우리 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승부처가 우리 교회에 있어서는 바로 군사목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승부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새롭게 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모든 자원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군종교구내의 모든 사제들과 교구민들은 이 중요성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고 이를 위해 모두가 하나 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개신교나 불교에 비해 군사목을 위한 성직자들이 부족하고 재정적으로도 너무나 열악하지만 스포츠에서 만들어낸 승리를 군사목 현장에서도 이루어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고통이나 시련도 참아냅니다.
서른 일곱 번째를 맞는 군인주일에 여러분 모두가 저희들의 "희망"이 되어주십시오.
오늘 군인주일에 여러분들이 주시는 기도와 관심, 특별히 재정적인 지원은 군사목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리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언제나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4년 10월 3일
천주교 군종교구장
이 기 헌(베드로) 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