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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교훈 시리즈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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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봉균 [baeyoakim] 쪽지 캡슐

2004-10-11 ㅣ No.72471

 

 

 

무적함대(無敵艦隊)

 

 

 1588년 9월 15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무적함대(無敵艦隊)라 이름지어진 스페인 전함들이 그들이 혼내주려고 한 영국의 전함들과 가장 수치스러운 해전을 치루고 무참히 패하여, 침몰하고 남은 선박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의 항구로 조용히 귀향하고 있었습니다.

 

 컬럼부스의 신대륙 발견(1492)과 마젤란의 세계일주(1519-1522)에 힘을 얻은 스페인은 그후 식민지 경영을 통한 보물의 강탈과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영국은 변방의 섬나라에 불과했고 해군력도 보잘 것없어 해적질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무렵 영국의 드레이크라는 해적선장이 신세계로부터 향신료, 금은보화등 벼라별 보물을 실어 오는 스페인의 배들을 공격해서 많은 보물들을 약탈하여 자신의 여왕 엘리자베스에게 바쳤습니다. 이 공로를 기특하게 여긴 여왕은 일개 해적에 지나지 않았던 그에게 경(卿 Sir)의 작위를 주었습니다.

 

 격노한 스페인의 펠리페2세는 영국 원정(遠征)을 결심하고 이를 위하여 전함 127척, 수병 8,000명, 육군 1만9,000명, 대포 2,000문을 가진 대함대를 만들고, 메디나 시도니아 공작을 사령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1588년 5월 28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출발한 대함대는 식민지였던 네델란드 육군 1만 8,000명과 합류하여 영국 본토에 상륙할 예정이었습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하워드경(卿)을 사령관으로 하고 해적 출신인 호킨스, 드레이크 등의 명장을 배치하여 전함 80척, 병력8,000명으로 싸우게 하였습니다. 영국함대는 수적으로 열세였으나 기동력이 뛰어나고 선원들은 잘 훈련되어 있었으며 오랜 해적생활을 통하여 실전 경험이 풍부했습니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플리머스 연해에서 영국함대를 잡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8월 7일 칼레 연해에서 영국군의 화공(化攻)에 의한 야습으로 타격을 입었으며, 그라블리느 해전에서 결정적 타격을 받아 54척만 본국으로 돌아 갔습니다. 무적함대의 패배는 네델란드 독립의 계기가 되었으며 스페인의 해상무역권과 제해권을 영국에 물려주어 해가 지지않는 대영제국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스페인 무적함대의 패전과 영국 함대의 승전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째, 스페인을 ’지는 해’라고 한다면 영국은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은 신대륙 발견이후

         근 100년간 강탈과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여 카를로스 1세, 펠리페 2세에 이르러 전성기를 맞이

         했으나 펠리페 2세의 후반기에는 사치와 낭비, 무기력, 분열등 내부의 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내의 정치와 경제가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에 영국은 척박한 토지와 음습한 기후의 섬나라로

         살길을 찾아 바다로 진출하여 비록 해적노릇부터 시작하였지만 여왕이하 온 국민이 진취적인 기상으로

         굳게 단결해 있었습니다.

 

둘 째, 스페인에는 1516년 경부터 전국을 통괄하는 군사 평의회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국왕이 평의회 의원을

         임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의 군사 평의회에는 해군이 육군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명확한 해군

         관리기구가 없었습니다. 이에 비하여 영국은 해사(海事)에 관한 모든 권한을 부여받은 해군본부가

         있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미숙한 관료제도와 행정조직으로 인하여 무적함대의 준비와 출격은 당초의

         예정보다 1년 이상 늦어져 그 준비와 의도하는 정보가 상세히 영국에 알려졌습니다.

 

셋 째, 1,000톤이 넘는 전함을 비롯하여 수적으로 영국함대의 2배가 넘는 전함을 거느리고 있던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전함에 가득 찬 병력들과 거대한 대포등 쇠붙이의 무게로 육중한 반면 가벼운 무게로 재빨리

         움직이며 공격하는 영국 전함들은 장거리 사격에서 스페인 전함을 압도했습니다. 또한 영국 전함들은

         쏜살같이 돌진하여 포를 쏘아 대다가 스페인의 전함이 육중한 포문을 돌리기도 전에 재빠르게 도망

         다니는 전술로 스페인 함대의 전열을 흩트려 놓았습니다.

 

넷 째, 스페인 무적함대는 당시 식민지였던 네덜란드의 육군 1만 8,000명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들의 지원은 네덜란드의 스페인 항거세력인 ’시 베거(sea beggar: 바다 거지)의 방해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다섯째, 계속되는 해전에 지친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칼라이스에 닻을 내렸으나 그들과 불과 1.6Km 떨어진

           해상에서 대치하고 있던 영국 진영에서는 장작과 역청, 화약을가득 실은 불배를 준비하였습니다.

           밤이되고 바람이 불자 화염에 싸인 불배들이 스페인 전함에 수없이 부딪혀 오자 서로 충돌하여 깨지며

           침몰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의 사령관 메디나 시도니아는 육군출신으로 해상의 돌변기상에는

           무지하여 제대로 작전을 펼 수 없었지만, 영국의 드레이크는 오랜 해적 경험을 통해 바다의 날씨와

           바람과 해류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활용하였기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16세기의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규모나 화력면에서 21세기 현대 미국의 무적함대에 비교한다면 제가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그 차이를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옛날과 현대의 두 무적함대가 같은 점이 있다면 둘다 적(敵)이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 스페인의 무적함대에게는 영국이라는 적이 있었으며 영국에게 무참히 패했습니다. 현재의 미국함대는 막강하기 때문에 감히 대적할만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나 중국등 가상의 적이 있으며, ’알 카에다’와 같은 보이지 않는 적도 있고, 자만, 불신등 내부의 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감히 넘볼 수 없이 강하면서도

 

사랑을 가득 싣고 순항하는 함대가

 

진정으로 적(敵)이 없는

 

  무적함대(無敵艦隊)입니다.  

 

 

 

 

 

 

역사적 교훈  18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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