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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대안입법 아니라 현행법을 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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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0-14 ㅣ No.72722

국보법, 대안입법 아니라 현행법을 개정하라
열린우리당이 어제 현행 국가보안법을 대체할 보완입법 4개안을 발표했다. 폐지후 형법 보완 3개안과 대체입법 1개안이다. 중대 현안에 대한 집권여당의 당론이 ‘사지선다형’에 머물러 있는 것부터가 그렇지만, 제시한 4개안 또한 하나같이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중 어느 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더라도 안보공백과 법체계의 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행 국보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여당안 중 3개안은 이러한 국보법을 폐지하고 몇몇 조항을 형법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특정 목적을 위해 한시적으로 존재해야 할 특별법의 내용을 일반법인 형법에 넣는다면 법체계상 일반법의 특별법화, 내용상 형법의 국가보안법화를 불러올 수 있다. 보완 제2안은 북한을 사실상 하나의 국가로 인정, 헌법 명문을 거스르고 있다. 가칭 ‘국가안전보장특별법’, 약칭 ‘국가안보법’으로 부를만한 대체입법안에서도 굳이 현행법의 이름을 뒤집어야 할 타당한 사유가 발견되지 않는다.

네가지 입법안에서는 현행법의 잠입·탈출(제6조), 찬양·고무(제7조), 회합·통신(제8조), 편의제공(제9조), 불고지(제10조) 등 주요 조항이 모두 빠졌다. 극히 제한적인 보완조항 또한 ‘매우 중대하고 구체적인 위협이 있는 경우’로 한정돼 있다. 이런 식이라면 폭동이나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노골적인 친북행위라도 처벌근거가 사라진다. 시내 한복판에서 인공기를 흔들며 집회를 갖거나, 북한방송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주체사상을 전파할 목적으로 연구소를 세우는 행위 등이 앞으로는 직접 규제대상이 안되는 것이다. 국민정서상 과연 이러한 상황까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은 8일 국정감사에서 “남북대치 상황에서 국가의 존립·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처벌하는 안보형사법의 존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흘려들어선 안될 검찰 일선의 현실인식이다. 최근 북한 동향을 보더라도 안보공백을 부를 섣부른 결정은 피해야 한다. 국보법 문제는 폐지도, 대체입법도 아닌 현행법 개정이 옳은 길이다. 대다수 국민 여론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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