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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적인 ''평준화 쑈'', 이제 집어 치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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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0-19 ㅣ No.73074

망국적인 ''평준화 쑈'', 이제 집어 치우자!






바야흐로 한국의 학부모들에게는 초등학교는 물론 유아교육 부터 과외교습 프로그램 짜고 그대로 체계적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외국어고나 과학고에 가기 힘들다는 게 정설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종종 듣던 '개천에서 용나기'나 '패자 부활전' 같은 낭만적인 개념은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고교 평준화 이후에도 학교 밖의 사교육과 과외는 줄지 않았고 질적으로는 오히려 더욱 확대되고 보편화되고,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과학고나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 입학 목적도 결국은 좋은 대학 또는 의대나 법대 가기위한 위한 편법이고 방편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학교 안에서는 공교육과 평준화의 틀과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고는 있으나, 학교 밖에서는 사교육과 특목고 등의 창궐로 이 같은 분위기는 현실적으로 맥빠지고 김샌 분위기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한국에 있을 때는 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게 아니고 친구 사귀러 간다고 말하더니, 중국에 온 뒤로는 "중국의 학교 선생님들이 훨씬 낫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중국의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하기 때문" 이랍니다. 저는 처음에 그 말이 잘 이해가 안되더군요. 그래서 아들 녀석에게 '그러면 한국의 선생님들은 어떤데?' 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한국의 학교 선생님들은 공부는 학원에서 하는 걸로 여기고, 가르치는 데 열의도 없고, 교육방송 녹화나 인터넷 강의 비데오 틀어주는 걸로 대체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공교육 학교교육은 교육업무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사교육에 하청주는 것으로 대체, 전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교육시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공교육 침체와 사교육시장의 확대-창궐-재생산이라는 악순환의 궤도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는 게 한국 교육현장의 현실이라 감히 말합니다.

얼마 전에 교육부장관 바뀌고 나서 발표된 '인터넷 과외'라는 정책을 보면서 실망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고육지책이었겠지만, 그것은 결코 문제의 본질에 대한 처방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은 교육의 내용인데 과외공부와 사교육 내용에 힘을 실어주며 단지 그 주체를 사교육에서 인터넷으로 대체하고, 거기에 얄팍하게도 유명학원 강사까지 참여시키겠다는 발상에 우리 교육계의 현황과 수준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아마 그렇게 되면 공교육 학교 선생님들의 권위와 의욕은 더 떨어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러지 않아도 침체해 있는 학교 교육을 아예 죽이고 '인터넷 과외'로 대체하겠다는 그 발상에 기가 막히고 희망조차 접게 되더군요. 골치 아픈 문제는 피해가겠다는 건가? 그럴 바에야 차라리 공교육과 교육부를 아예 폐지하는 게 낳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답합니다.

평준화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과외나 사교육을 줄이지 못한 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당초 고교 '평준화'는 과열 과외라는 빈대를 잡으려고 학생과 학교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획일화하므로서, 국가교육정책이라는 초가삼칸을 태울지도 모르는 모험을 감행했던 것이 문제의 싻이었으며, 그 문제가 계속 이 나라 교육풍토를 황폐화시키는 뿌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즉, 과외와 사교육 과열팽창 확대의 폐해가 크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준화의 문제를 과외방지에 제대로 대응 못하고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지적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준화의 폐단중 가장 심각한 것은 자라는 아이들에게 현실을 왜곡돼게 인식하고 허위의식을 심어주어 결국 자기를 기만하게 하고, 스스로 선택하거나 그 선택의 결과에 스스로 책임지고 승복할 수 없도록 하는 풍토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사회는 어차피 경쟁판이고 그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데, 아이들에게 학교와 교육은 평준화가 가능하고 그게 좋다고 속이는, 즉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의 '쑈'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나라의 권력이나 돈, 또는 요령있고 약삭빠른 사람들은 이미 평준화의 틀 밖으로 자기 자식을 빼돌리고 있습니다. 조기유학, 특목고, 과학고, 외국어고에 보내기 위해, 또는 무리를 해서라도 강남 대치동 학원 부근 아파트촌에라도 살면서 자기자식이 평준화의 틀 밖에서, 즉 비평준화된 우월한 환경에서 평준화 틀속에 갖힌 보통 아이들을 추월하도록 프로그램 짜고 집중 지원하고 있으며, 여건이 그렇지 못한 부모들도 그렇게 하고 싶어하고 그렇게 못하는 게 무능하게 느껴지도록 그렇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이렇게 흐르다 보니 이런 시도나 노력을 하지 않고 순진하고 단순하게 국가정책을 믿고 공교육에 자녀를 방치(?)해 놓고 있는 부모나 서울 강남에 못 사는 부모는 왠지 자식에게 미안하고, 종종 우울해지기도 해야 하는 게 오늘 이 나라의 대다수 학부모의 처지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쑈가 되버린 평준화를 유지해야 하는 의미와 명분은 뭘까요?

대다수의 보통 부모의 보통 아이들은 국가가 정하고 강요하는 평준화된 공교육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교실에는 아예 공부하기를 포기한 열등생과 문제아들이 분위기 흐리고 분탕질하고 있고, 선생님의 권위는 날로 약해지고 열의도 떨어져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기도 통제하기도 힘들어져 간다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공부를 진지하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 학생이 왕따 당할까봐 걱정하며 눈치보아야 할 정도라 합니다. "더불어 같이 살아야지 왜 너 혼자서만 앞서나가려고 하느냐?" 하는 식의 눈총을 받을까봐 눈치가 보인다 합니다. 기가 막히다 못해 거의 코메디 수준입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 같은 공교육 교실에서 그 허위와 기만의 '평준화 공교육' 받고 대학입시 경쟁에서 패배한 대다수의 아이들과 부모들은 결과에 승복하고 자기자신과 자식의 노력 부족을 반성하려고 하기 보다는 웬지 억울하고 속았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과 부모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애당초 자기 의사와는 아무 상관없이 이 맥빠진 공교육 교실에 강제로 배정되어 앉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허위적이고 기만적인 '평준화 쑈'를 계속하는 한, 자라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선택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승복하고 책임지는 자세조차 가르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아무 책임도 없습니다. 모든 책임은 이 나라의 역대 교육부장관, 유명대학 총장 같은 교육지도자들을 포함한 이 나라 지도층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특히 장상 전 이대총장의 청문회에서 드러났듯이, 자기 자식은 해외로 조기유학 보내고 나서, 마치 이 나라의 교육문제는 자기 혼자 떠 안고 걱정하는 듯이 떠들고 다니는 그런 교육지도자들의 책임과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아직도 '그래도 평준화의 틀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기만이고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자식들을 해외로 조기유학 보낸 이들의 객관적 위치는 국내의 교육현실이 열악하면 열악할 수록 그 반사이익이 해외유학 보낸 자기자식에게 돌아가는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설사 이러한 상황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자기 자식과는 상관없는 남의 자식들의 일이라고 그렇게 쉽게 무책임하게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이 나라의 교육지도자나 사회지도층을 자처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튼 바야흐로 한국의 '평준화쑈'는 거의 국가급 개그 수준이라고 여겨집니다.

왜 누구를 위해서 이런 '평준화 쑈'를 계속해야 한다는 겁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웃기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수준과 자질의 교육정책과 교육지도자, 교육제도를 시행, 유지하는 국가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과 학교의 학생선택권을 제한할 자격이나 능력이 있는건가? 근본적인 의문이 듭니다.

확신하며 단언합니다. '평준화 쑈'는 당장 집어 치워야 합니다. 실질적 현실적으로 평준화는 이미 깨졌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쑈'를 하자는 건, 국가백년대계인 교육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그리고 학교의 학생 선택권을 보장해 준다면 중고교입시 부활은 불가피 합니다. 물론 획일적인 교과목 내용을 대상으로 점수벌레가 되기 위한 경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만, 그것은 입시제를 부활하고 시행하면서 개선해 나가면 될 문제입니다. 아무튼, 입시제하에서 최악의 상황이라 해도 현재와 같이 기만적인 '평준화쑈'를 지속하는 것 보다는 더 나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고교 입시 부활은 다양성과 학생과 학교의 자율적 선택을 중시해 주는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고교나 대학을 분야별로 전공별로 특성화, 다양화 하고 각 학교 별로 지향하는 특성과 교육목적에 따라 학생은 학교를, 학교는 학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고, 인생살이에서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더구나 그 경쟁은 나라 안과 밖에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욕 안먹고 인기영합적으로 경쟁 면하게 해 준다며, "평준화쑈"만 하다가는, 미래에 우리나라와 아이들은 국제적 떼거지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 같습니다.

개혁개방 이전에 중국이 '평등한 사회주의 복지국가 건설"의 구호를 내걸고, 온갖 난리를 쳐대고 나서, 문화혁명 끝나고 마오쩌뚱이 죽고나서, 정신차리고 둘러보니 자신들이 국제적 거지집단 같은 신세가 되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반면에 이전에는 중국 내륙지방 보다 못살았고, 전쟁의 폐허로 기억되는 조그만 조선반도 남반부에 위치한 한국이 어느새 아시아의 작은용으로 불리는 신흥공업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 차이의 본질도 결국 '경쟁의 유무'였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경쟁하도록 해야 하며, 어차피 해야하는 경쟁을 제대로 확실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교육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과 임무는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기회와 경쟁분위기를 부여, 조성해 주고, 올바로 경쟁하도록 북돋아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나라 안이나 나라 밖이나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기만적인 '평준화쑈'를 지속하면서, 교육지도자를 포함한 국민들이 자기 자식은 그 틀 밖으로 빼돌리고 나라 밖이나 뒷구멍에서 개인플레이 하도록 허용하고 조장하고 있는 교육제도, 그리고 교육지도자라 자처하는 이들이 사석에서는 자기 자식들 조기유학이나 특목고 보내기 위한 정보나 의견, 경험을 교환하고 의논하면서, 공식석상에서는 '그래도 평준화의 틀은 유지해야 한다'고 떠들어 대고 있는 나라......

이런 상태를 방치하고 계속 이대로 나간다면, 우리나라의 병은 더욱 깊어지고 결국에는 망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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