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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자 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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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 [up9080] 쪽지 캡슐

2004-10-21 ㅣ No.73193

'국악성가의 전례음악화' 논쟁 뜨겁다
793 호
발행일 : 2004-10-17

인터넷 굿뉴스 성가게시판에 찬성, 반대 글 꼬리 물어
  "국악성가를 전례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교회가 하나이고 보편된 하느님 백성이듯, 성가도 전통음악인 그레고리오 성가를 불러야 한다."
  
  국악성가와 그레고리오 성가를 둘러싼 토론이 인터넷 굿뉴스(www.catholic.or.kr) 성가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토론 초점은 국악성가를 전례음악 범주에 넣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1980년대 중반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생활성가(복음성가) 논쟁과 성격이 비슷하다.

  이번 토론은 한 성음악 연수에서 강사가 "그레고리오 성가만이 성스러운 전례에 맞는다"고 말한 데 대해 국악성가 작곡가 강수근 신부(로마 유학)가 의견을 밝히면서 촉발됐다.

  ▨ 주님은 우리 가락으로 찬미해 주길 원해
  강 신부는 "각 나라 국민 특성을 전례에 적응시키려면 그들의 음악에 합당한 평가와 자리를 부여하고, 그것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장려하라는 것이 교회 가르침(전례헌장 112, 119항)"이라며 국악성가 폄하(貶下) 시각을 경계했다.
  
  강 신부는 "우리말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성가만은 라틴성가를, 그것도 옛날 성가인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음악을 도입해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라틴어 성가는 신자들이 뜻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말과 결부된 거룩한 노래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레고리오 성가가 귀중한 음악유산이기는 하지만 한국교회 현실에서 주류가 될 수 없다"며 "주님은 우리 고유 가락으로 당신을 찬미해 주길 바라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신부는 "전통 성음악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절대시하여 다른 성음악 활동을 반대하는 편협한 시각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성음악 토착화와 교회 전통음악 보급은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은정씨는 "음악은 우리가 알아 들어야 감명받고 그것으로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다"며 "성가대도 이해하지 못하는 라틴어를 신자들이 어떻게 알아듣겠느냐"고 반문했다.

  성가 반주자 김은경씨는 "전례곡이 다양하지 않아 쩔쩔매는 입장에서 국악성가는 갈증을 풀어주는 샘물 같다"고 말했다.

  ▨ 그레고리오 성가는 교회음악 으뜸
  교회 전통음악 관계자들은 그레고리오 성가의 절대 우위를 강조한다.  

  소순태씨는 "그레고리오 성가는 성 그레고리오 교황(590~604년 재위)이 지중해 연안 여러 교회에서 사용하는 음악을 수집, 집대성한 이후 전통음악으로 자리잡았다"며 "라틴어 기도문을 가사로 하는 그레고리오 성가는 성교회가 존재하는 한 영원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자들이 못 알아 듣는 음악'이란 지적과 전례음악 토착화에 대해 그는 "스님들이 범어나 한문 고어로  경문을 외우고 있음에도 불교 토착화는 잘 이뤄지고 있다"며 "전례음악 토착화를 빌미로 라틴어 기도문을 버리자는 말은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사 전례예식을 떠받치고 있는 큰 기둥인 라틴어 미사 통상문 정도는 예비신자 교리교육 단계부터 숙지하자"고 신자들에게 제안했다.

  그 역시 "합당한 전례음악으로서 그레고리오 성가나 다성음악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성음악(Sacred Music)과 교회음악(Church Music) 단어는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규씨는 △라틴어는 교회가 하나이고 보편된 하느님 백성임을 드러내는 표징이며 △라틴어 미사곡은 교회의 소중한 보배라는 점을 들어 라틴어 미사곡 애창에 찬성했다.
  
  어설픈 전례음악 토착화는 '양복입고 갓쓴' 꼴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서로 협력, 존중해야
  중간 입장에서 선 토론자들은 성음악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리고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산하에 곧 설치될 '성음악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국악성가와 생활성가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용선(부산교구 성음악감독) 신부는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는 것 자체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하기에 토론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고민하는 입장"이라며 "개인적으로 양쪽의 장단점을 보완할 한국적 그레고리오성가에 대해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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