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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고백성사를 보기위하여 죄를 짓자?-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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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자 [socho] 쪽지 캡슐

2004-11-15 ㅣ No.74699

<<나의 묵상>>


너, 법? 나, 죄!


얼마 전 기분 좋은 식사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천주교에는 7가지 거룩한 일, 즉 7대 성사가 있는데, 그 중 고해성사는 자신이 지은 잘못
에 대해 하느님께 고백하고 용서를 받아 하느님과의 화해를 이루는 성사입니다. 어느 날, 
성당의 초등부 주일학교 아이들이 수녀님께 고해성사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고해
성사는 자신의 잘못을 생각해내는 ‘성찰’, 그에 대한 반성인 ‘통회’, 다음에 그런 잘못을 하
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정개’와 사제에게 자신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고백’, 그리고 잘못
에 대한 선행을 하는 ‘보속’ 이렇게 다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도 들어 
어려운 이런 절차와 의미를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수녀님은 이리 
저리 돌려가며 아이들이 듣기 쉽도록 열심히 설명하셨습니다. 한참을 애쓰시던 수녀님이 
이제는 되었다 싶어 마무리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친구들, 고해성사를 보려면 먼저 무엇부터 해야 하지요?”
그러자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찰’이란 대답을 기다리고 계신 수녀님
께 목청껏 소리쳤습니다.
“죄를 지어야 해요.”
그날, 함께 했던 사람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고, 그 꼬마의 대답이 지극히 논리적이라
며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는 아주 자연스런 대답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주간지를 편집하다보면 가끔 독자들의 전화를 받곤 합니다. 주로 구독을 신청하는 분과 
중지하시는 분, 주소를 변경하시거나 기재된 책의 내용에 수긍이나 비판 등의 이야기를 
하시는데, 며칠 전에는 구독을 중지하시겠다는 독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독자분의 목소
리는 조금 격양되어 있었고, 무언가 불편한 마음이 전해져 왔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유
를 여쭈어보니, 그간 국보법 폐지에 대한 저희 책의 논조에 찬성할 수 없으시다는 말씀이
셨습니다.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가족 중 누군가 공산당(북한)에 의해 깊은 상처를 얻으셨기에 
집안 모든 사람들이 오래도록 아픔을 겪어 오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경험하지 않은 당사자
들은 자신의 이런 심정을 모를 거라는 그분께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독자님, 그런데 사
실 국보법이 북한을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시
민들을 단죄하고 처벌해왔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요?”라고 말씀드려봤지만 그분
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으시다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통화를 끝내며 한편 그 독자분의 심정이 이해되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한 그분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폐지하자는 강성 일변도의 원고를 실었던 것
에 자책의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분명 국보법은 폐지되어야 하지만 그에 대한 접근 방식
을 달리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잠시 후 생각해보니, 이렇듯 개인의 상처를 이용
해 국보법을 고수하려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끓어올랐습니다. 부당한 자신
들의 체제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국보법을 이용, 한껏 레드콤플렉스를 유발시켰던, 아니 
지금도 여전히 유발시키고 있는 기득권들자에 대해 울분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고해성사를 보기 위해서는 죄를 지어야 하고, 국보법을 지키기 위해 죄인을 만들어야 하
는 이 단순한 논리는 어쩌면 사람들에게 죄를 강요하고, 규범으로 억누르며 생각과 말과 
행동을 끊임없이 옭죄어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일찍이 예수님은 법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거늘, 현대인들, 예수님을 믿고 따
른다는 자들조차 법을 위해 사람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오호 통제라, 바야흐로 
법과 규약의 전성시대여! 

김옥자 / 주간 <갈라진 시대의 기쁜 소식> 편집인
*공동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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