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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소장의 가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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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홍소장의 가을'
입력 : 2004.11.16 18:47 02' / 수정 : 2004.11.16 19:05 22'
퇴직, 노후에 대한 불안, 자식들에게 받는 소외, 헛살았다는
자책감…. 이 시대를 사는 50∼60대들이면 한 번쯤 느꼈을
감정들이다. 30∼40대라고 나을 게 없다. 실직, 파산, 가정
파탄…. 오죽하면 한강에 투신까지 할까. 이런 우리 모습,
절절한 사연을 엮어낸 김수현 드라마가 시청자를 울렸다.
SBS가 일요일 밤 창사특집으로 낸 ‘홍소장의 가을’은 현실
의 문제라는 점에서 공감의 폭이 컸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우리네 가정은 가난했지만 정이 있어 훈훈했다.
박봉이지만 묵묵히 자기 직분에 충실한 아버지, 자식들 먹
이고 입히기 위해 궂은 일도 마다 않는 어머니, 부모공경과 형제간 우애…. 그게 ‘구시대의 미덕’이었다. 출가한
자식에게도 무작정 퍼주는 게 부모 마음이기도 했다.
한데 어느새 그게 옛날이야기가 돼버렸다. 자식들은 그런 부모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무정하고 이기적이다.
부부간에도 갈등의 골이 깊어 이혼이 다반사인 세상이 돼버렸다. 작가는 사회변화나 외부 충격에 너무도 빨리
붕괴돼 가는 가정의 실상을 두개의 축으로 그려냈다. 아들의 결혼 축의금을 움켜쥐는 ‘어머니의 독립’과 실직
후유증으로 한강에 뛰어드는 ‘가장의 비극’이다.
조기 유학, 빈부 격차, 불황의 그늘, 안전망 해체 같은 사회문제들을 아우르며 비틀거리는 인간상을 그려낸 김
수현의 주제의식이 깊어졌다. 독설은 여전했지만 중년의 심리묘사는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
다. ‘김수현 사단’의 연기력도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했다. 최불암·김혜자 콤비의 곰삭은 연기가 ‘전원일기’ 이후
오랜만에 되살아나 실감을 안겨주었다. 어머니역의 김혜자가 축의금을 달라고 온 아들을 돌려보내고 남편과 소
주잔을 기울이다 북받치는 장면, 바다를 향해 외치는 절규는 시청자의 가슴을 흔들었다.
한 편의 드라마가 이만큼 회자되는 것은 요즘 우리네 가슴이 스산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만 보고 뛰다가 문득
혼자라는 생각, 사느라 바빠 잃어버린 부모와 형제, 남의 일 같지 않은 자식들의 행태…. 그 어느 한 가지에 해
당되지 않는 시청자는 없을 것 같다. 중년들은 자기일 같아 그랬다지만 상당수 젊은이들도 공감을 표시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부모 생각에 눈물났다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세상 이렇게 만든 건 야속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드라마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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