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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성지를 찾아서 8 (부산 오륜대:순교의 얼이 한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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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rbk2236]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74833


         

              - 순교자들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오륜대 한국순교자 기념관 전경 -

 

여름휴가 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곤 하는 남해의 항구 도시 부산에는 한국 천주교회의 초석을 이룬 순교자들의 귀중한 유물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지난 1982년 개관한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은 소장품으로 볼 때 가히 한국 최고의 순교자 기념관이라 할 만하다.

뱃고동 소리 울리는 항구, 싱싱한 해물들이 지나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자갈치 시장, 파도가 철썩이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마다하고 흐르는 땀을 씻어 내면서 순교자들의 숨결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륜대 정문 -

 

부산 역에서 전철을 타고 30분 남짓이면 장전역, 여기서 버스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은 무성 한 숲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왼편에 예수상이 순례자들을 반기며 서 있고 그 너머로 기념관과 성당 그리고 그 뒤로 야트막한 산비탈에 우거진 숲이 시원하다. 하얀색의 낮은 건물에는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이라는 명패와 함께 "순교자의 후손은 살아 있다."라는 글이 눈에 들어와 자랑스런 신앙 선조에 대한 뿌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옥중서간을 새겨 놓은 비석-

 

기념관에 이어진 성당 앞에는 작은 배 하나가 눈에 띄는데 '라파엘호'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배는 김대건 신부가 사제품을 받고 페레올 고 신부, 다플뤼 안 신부를 대동하고 상해에서 제주도로 표류 끝에 강경 황산포에 상륙한 배를 본따 만든 모형이다.

- 여러명을 눕혀놓고 한번에 내려쳐 목숨을 앗아갔던 죽음의 형틀-

 

그 옛날 이 땅에 복음의 빛을 건네 주기위해 거친 풍랑을 헤쳐 오는 김 신부의 뱃전에 선 모습이 눈에 선한데 바로 그 옆에는 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된 돌 형구가 놓여 있어 당시의 박해 상황을 한마디로 이야기해 주는 듯하다. 마치 맷돌같이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이 돌 형구는 병인박해 당시 천주교인들의 학살로 민심이 동요되자 정치적으로 불안을 느낀 대원군의 '소리 없이 죽이는 기계'를 만들라는 명에 의해 고안된 것이다. 수많은 교인들이 목에 밧줄이 매인 채 구멍을 통해 반대편에서 잡아당기는 우악스런 손길에 의해 목숨을 빼앗기곤 한 것이다.

                                       - 기념성당 뒤편에 있는 순교자들의 묘소-

 

성당을 왼편에 끼고 돌아가면 십자가의 길과 로사리오의 길이 나타나고 그 위쪽으로 동래 출신 8명의 순교자 무덤이 깨끗하게 정돈돼 있다. 80여 세의 노구로 사형의 험한 꼴을 당한 이정식(요한), 그의 아들 이관복(프란치스코), 이관복의 처 박소사(마리아)등 일가를 포함한 8명의 순교자는 병인박해의 서슬 아래 1868년 6월 부산 수영 장대(水營將臺: 현 부산 광안동 수영 중학교 뒤)에서 군문 효수(軍門梟首)의 극형을 받았다.

이들 8명 중 이정식의 가족 4명의 무덤이 본시 부산 동래구 명장동 산 96번지 가르면 수녀원 뒷산 등에 묻혀 있었다가 1977년 9월 19일 현재의 한국 순교자 기념관 뒷동산으로 이장되었고 다만 나머지 4명의 무덤은 아직 찾지 못해 기념비만을 세워 두었다.

      - 기념성당 앞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

 

오륜대에는 바로 이들의 순교를 기념해 그 1백주년 되는 해인 1968년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분원이 설치됐고 순교 복자 기념관 및 기념 성당이 아울러 건립되었다. 그중에서도 1982년 완공, 9월에 개관한 기념관은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창설 초창기부터 윤병현·홍은순 수녀 외 많은 수녀들이 수집, 연구하고 간직해 온 순교자들의 유물과 서책(書冊) 및 형구 등이 풍부하게 전시돼 있어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매우 우수한 기념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귀국할 때 타고왔던 라파엘호 모형-

 

모두 3층으로 이루어진 전시실에는 1층에 순교자의 유물과 자료가 보관돼 있고 2층에는 성모 성년 특별 전시실, 선교 2백주년 기념실, 민속 자료실이 설치돼 있고 3층에는 김인순(루갈다) 기증품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 신앙의 지조를 지킴은 순교자의 마지막 외침-

 

1층 전시실 가운데에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고안된 대들보 사형틀이 있어 당시의 참혹한 광경을 연상케 한다. 또 죄인을 참수할 때 사용한 칼인 행형 도자, 태형이나 장형을 행할 때 쓴 태형대, 수십 종의 곤장, 목에 쓰는 칼 등이 철저한 고증에 의해 그 형태가 복원돼 있다.

김대건 신부의 유물 중에는 무덤에 덮었던 횡대와 친필 서간 등이 있고, 다산 정약용(세례자 요한), 성 장 시메온 주교와 권일신(프란치스코 사베리오)의 십자가 등도 눈에 띈다. 또 한 면에는 소학, 다른 면에는 교리를 적어 둔 순교자 윤봉문의 위장 교리서등 희귀한 자료들이 풍부하게 소장돼 있다.

성모 성년 특별 전시실에는 수십 수백의 성모상이 눈길을 끄는데 이중에는 필리핀의 수백 년 된 성모 상에서부터 강화도 무명 순교자 무덤에서 발굴된 성모상과 일본의 '마리아 관음상' 등 독특한 성모 상들이 다수 있어 이채롭다. 또 2층과 3층에는 왕실 관계 의상과 장신구 그리고 민속 자료등이 풍부하게 전시돼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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