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 (월)
(녹)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안식일일지라도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자유게시판

헌법재판소 권위 존중해야 한다

스크랩 인쇄

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1-19 ㅣ No.74920

헌법재판소 권위 존중해야 한다
위대한 대한국민은 6월항쟁을 통해 이 땅에 영광된 민주화의 명예혁명을 이룩했다. 그리고 우리는 인간의 기본권이 짓밟힘이 없도록 헌법재판소를 창설했다. 그런데 이 기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자중지란의 역사적 위기에 처하고 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용된 이후 여당과 이른바 ‘진보’라고 하는 일각에서는 관습헌법의 논리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데서부터 비롯하여 입법권 침해론, 헌법재판소 무용론, 헌법재판관 탄핵론과 교체론, 급기야 ‘사법쿠데타’론, ‘히틀러이론’론까지 등장하여 헌법 파괴적 문화혁명의 양태를 드러내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도 국가의 법무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김승규 법무장관마저 “관습법은 되도록 적게 인정해야 한다. 제한적으로 인정해야 하고 보충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헌재 결정 비판론을 거들고 있다. 또,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는 아예 “여러 가지 권력 구조 간의 관계 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단계에 왔다”고까지 말해 헌법재판소를 견제하기 위한 개헌까지도 고려하는 듯한 발언마저 서슴지 않으니 이 나라 민주주의는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인가?

히틀러의 집권을 형식적으로만 뒷받침한 수권법의 통과가 정신병적 형식적 법치주의의 극단적 상징임을 배우지 않은 법학도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질적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해석 도구인 ‘관습헌법’이 느닷없이 법학도의 입을 통해 형식적 법치주의의 대명사인 히틀러의 집권 방식이라니?

범세계적으로 헌법재판의 역사는 일천하다. 민주주의가 발달했다고 평가되는 프랑스의 경우에도 겨우 헌법 전문에 기초한 1971년의 ‘결사의 자유’에 관한 판결에 와서야 헌법재판이 활성화됐다. 이후로 프랑스 헌법재판소는 헌법 조문에 명시되지 않은 빈 공간에 대해 헌법정신을 해석하여 헌법을 창설해 가며 재판해 오고 있다.

피에르 아브릴 교수는 1997년 발행한 그의 저서 ‘헌법협약’에서 “헌법의 법원(法源)으로서의 관습에 대한 시비는 헌법재판의 발전으로 인해 지난 20년간 소멸돼 버렸다”(144~145쪽)고 한다. 장 지켈 교수에 따르면, 불문헌법으로서의 관습헌법에는 성문헌법 규정이 불명확할 때 보충적으로 해석하는 ‘해석적 관습’과 성문 규정이 없는 경우에 성문 규정에 추가되는 ‘추가적 관습’이 있다고 한다. 작고한 조르주 브델 교수는 이미 1968년에 관습헌법이 경우에 따라서는 성문헌법 규정에 우월할 수 있다고까지 했다.

김 법무장관의 해석은 ‘해석적 관습’에 대한 해석으로는 맞다. 그러나 수도 규정은 ‘추가적 관습’으로 공백 규정이지 성문헌법 규정이 모호하여 관습으로써 보충적 해석을 해야 할 ‘해석적 관습’이 아니다. 프랑스 헌법에도 국어 규정은 프랑스어 사용의 위기를 맞아 1992년 헌법 개정에 따라 비로소 성문 규정으로 편입됐다. 우리는 수도 규정과 국어 규정이 모두 공백으로 있다. 이것들이 바로 위기가 있거나 급격한 변경을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요한 ‘추가적 관습헌법’ 사항이다. 르네 카피탕의 말대로 “헌법은 조금만 성문화되었고 많은 부분은 관습”인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태어났는가? 6월항쟁에 따른 평화적 명예혁명에 따라 제6공화국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보장하고 입헌주의를 확립함으로써 사회적 평화 속에 합리적으로 민주주의를 운영하기 위해 창설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렇게 사법적 결정에 대해 반항하고 도전하여 사회를 갈등으로 치닫게 함으로써 명예혁명을 훼손한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민주화를 했던가? 6월항쟁과 명예혁명의 긍지를 간직한다면 기본권 보장과 입헌주의의 확립을 위해 헌법과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되찾아 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이광윤 / 성균관대 법학 교수


39 1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등록일 작성자
74926 아름다운 가정, 아름다운 세상 사진공모전에 참여합시다. 2004-11-19 평신도사도직협의회
74921 급 중고컴퓨터 지원해주실분 찾습니다!!! 2004-11-19 김종용
74920 헌법재판소 권위 존중해야 한다|1| 2004-11-19 양대동
74917 바티칸성물 입니다. 2004-11-19 김상욱
74916 양정웅 형제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감사하며|1| 2004-11-19 박요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