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벌였다는 수능시험 부정은 국민들로 하여금 ‘우리 학생들이 이런 지경까지 왔구나’ 하는 착잡한 마음에 빠지게 한다. 이 많은 학생들이 두 달 넘게 치밀하게 꾸며 온 준비과정엔 별다른 죄의식도 없어 보인다. 아무리 수능과 대학이 일생에 중요한 일이라 해도 어린 학생들이 속임수와 범죄까지 서슴지 않게 만든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답답하다.
교육부도 나사가 단단히 풀렸다. 작년은 물론이고 이미 몇 달 전부터 인터넷 게시판에는 휴대전화 부정수법까지 들먹이며 대리응시자를 구하거나 대리시험을 자원하는 글이 잇따랐다. 교육부 대책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과 ‘시험감독을 철저히 하라’는 공문을 낸 것쯤이다. 광주 수능부정과 관련해서도 교육청과 경찰에 구체적인 제보가 들어왔지만 시험 관리태세는 달라지지 않았다.
수능 고사장에서는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 몰래 휴대전화를 거는 수험생들이 쉽게 목격됐다고 한다. 교육부는 ‘휴대전화를 맡기지 않은 채 지니고 있기만 해도 부정행위로 간주한다’고 했지만 그뿐이었다. 교육부는 휴대전화가 부정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안 이상 말만 할 게 아니라 실제 철저한 사전 감독으로 이를 막았어야 했다. 그랬으면 100여 학생들이 범죄자로 전락하기 일보직전에서 구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수능부정의 준비과정과 비용을 생각하면 브로커와 학부모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브로커들이 주도한 일이라면 수능부정은 더 많을 수 있다. 수능부정이 이번뿐이고 그곳뿐이겠는가 하는 의문은 당연히 솟는다. 사실 이번 수법은 기발한 것도 아니다. ‘1인 1휴대전화’ 시대에 누구든 조금만 궁리하면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내신을 부풀리려고 시험문제를 미리 가르쳐 주고, 커닝을 해도 못 본 척하고, 무더기 ‘1등’에 전원 ‘수’를 주는 교육 탈선이 결국 이런 사태에까지 이른 것이다. 시험과 공정경쟁에 대한 어린 학생들의 인식이 이 정도라면 이들이 어떻게 공정한 규칙에 따라 공정한 사회를 일궈 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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