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겨울 구실을 하는 요즘 일기는
집을 선듯 나서기에는 무리인 듯
한번 더 몸단속을 하게 한다.
머리 어깨 발까지
바람과 찬 기운에 제대로 버틸
방한 벽을 치고 나서야 현관문을 나서게 된다.
오늘은 새해 첫주가 시작 되는 일요일
현관문 문을 여니 싸락 눈이 오고 있다.
이번 겨울 들어 몇 번 안온 눈
나다니기 편친 않지만 일단 반갑다.
눈이 상징하는 풍요를 떠 올리며
너무 풍년들어도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세상이지만
눈이 안오면 강수량이 적어
물 부족이 온다는 이유로
조금 온 눈이지만 반가웠다.
교회가는 길은
미끄럽고 번거로웠다.
종종 걸음으로 미끄러운 길을 가며
교회마당에 들어서니
마당쓸던 아저씨(복사님)가
저만치서 인사를 하신다.
이미 미사는 시작이 되고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대영광송이 울려 퍼지고 있다.
오늘 미사 진행하시는 분은
여성교우님이다.
어느 아나운서 못지 않은 안정감있고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톤의
귀에 익은 목소리다.
헌금 시간인가 영성체 땐가
오늘은 진행자의 얼굴을 훔쳐봤다.
하지만 내가 뭘 기억하리
미사포에 가려진 베일의 얼굴
그 뿐이었다.
하느님은 행복하실 거다
많고 많은 여성들을 다 베일에 가리고
혼자만 알아보실테니........
강론시간
주님 공현 대축일
주님공현대축일은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왔던 일(마태 2,1-12)을 기억하는 날
예수 그리스도가 이스라엘 백성뿐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구세주로 나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사람의 마음은 다 같지가 않다.
누구는(동방박사) 아기를 경배하고 예물을 드리고
누구는(헤로데) 그 아기를 죽이려고 두살 이하의
모든 아기를 죽이려고 했다.
살아계시는 하느님은
오늘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실까
동방박사는 우상을 찾지 않았다.
어제는 성당에 마석에서 일하고
있는 이란인 노동자 셋이 찾아 왔다.
그들이 나에게 찾는 것은 무엇일까
어둠이 깊을 수로 별은 더욱 밝게 빛난다.
3개월치 밀린 급여를 받아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야 하는데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의 도움을 받아야 겠어
도움 청할 곳을 찾아 왔다고 했다.
어렵게 물어 물어 찾아 왔는데 다 와서는 앞에있는
신교 가성 교회와 녹양동 천주교회 십자가를 보고
어느 곳이 맞을까 고르다 녹양동천주교회 십자가가
더 큰 것 같아 이리로 들어왔다고 했다.
어제는 상담소 문이 닫혀 있었다.
그들과 담배 하나씩 나눠 피며
내일 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일러주고
다시 올 때 잘 찾아 오도록 약도 그려주어 돌려 보냈다.
동방박사 세 사람
이란인 노동자 세사람
오늘 주님공현대축일
이들이 나에게는 동방박사 아닐까 한다는 등의 내용.
(곁들이는 내용 : 국산 영화 쿼터제 사수하자고 머리띠 두르고 시위하는 영화인들 시위 끝나고 타고 가는 승용차보면 BMW등의 외제차다. 나 그들 위하여 국산영화와 보아주고 싶은 마음 없다는 내용에 옆에 계시던 60세 넘으신 자매님 "맞아 맞아 저렇게 얘기 안해주면 우린 아무 것도 몰라." 외국 것 좋은 거 본 받을 것도 많지만 무조건 우리 것 주장하며 자기 모순에 빠져있는 모습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는 일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