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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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에게 선물을 장만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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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녀석 돌잔치를 한달여 앞당겨 치루고 선물도 많이 받았다.
돌반지서부터 때때옷, 두둑한 현금까지...녀석의 돌잔치 음식값을 치루고 풍선장식이며 사진보드며 하는 잡동사니 비용까지 치루고도 남는 장사(?)를 했다.
아들놈이야 아직 어려서 돌잔치가 뭔지, 그날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자기를 성가시게 했는지 알수야 없지만 녀석의 부모라는 우리 부부는 마음이 한껏 들떠 있고 지금도 여흥이 남아있다.
문제는 우리부부가 부모로서 녀석에게 선물을 마련해야 하는데 어떤 것을 해주어야 할까?...그것도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였다.
우리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하다가 드디어 아주 좋은 선물을 아들놈에게 해줄것이 떠올랐다.
이번 돌잔치를 끝내고 남은 이익금을 이번 지구촌참사인 지진해일피해복구 비용으로 기부하고 그 기부증을 아들녀석에게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아내도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그간 내 머리가 나쁘다고 놀려대더니 이번 만큼은 좋은 생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내의 칭찬에 으쓱해진 나로서는 또 뭐 오버할게 없나? 하는 기세가 등등해졌다.
이번 돌아오는 2월 7일 아들놈 진짜 생일날을 맞이하여 은행에 입금하기로 했다.
그런데 요사이 TV등을 통해 접하는 그곳의 참혹한 현실과 특히나 죽은 어린이나 그 시신을 부둥켜 안고 울부짖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 다음달 7일까지 인내하기란 참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이 될것 같은 예상이 들었다.
그래도 못본 척 꾹 참고 버텨보기로 했다.
하지만 어제 한 토막뉴스를 접하고는 이내 그 인내심을 포기하고야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한 개신교회의 담당목사라는 사람이 이번 지진해일참사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은 예수를 믿지않아 받은 벌이라는 참으로 입이 딱 벌어져 다물지 못하는 실로 악마적 발언을 한데 대해 기가 막히고 아찔하여 그 충격으로 더 이상의 인내심이 필요치 않게 되었다.
이 어처구니 없는 뉴스를 접하면서 앞으로 한동안 누군가가 "너도 예수쟁이지?"하고 묻는다면 얼굴이 붉어져 "아...아니...아니요!"라고 답해야 될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새벽도 아닌데 닭이 꼬끼오~!하고 운다면 나는 그 참담함을 어디다 하소연 해야 하겠는가?
미국이 없으면 나는 살 수 없다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 그 망발의 주인공 목사...바로 그 목사녀석이 우리 부부의 인내심을 깨버리고 만 것이다.
오냐! 내 아들녀석은 이제 세상에 태어난지 1년도 채 안된 녀석이다만 60년은 훌쩍 넘어 살았을 법한 사람이 내 아들녀석 보다도 정신연령이 엉망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마!라는 각오로 아침서부터 서둘러 입금을 준비했다.
천주교 한마음한몸 운동본부에서 주관한다는 그 기부계좌를 메모지에 적어 은행으로 서둘러 갔다.(참고: 우리은행 454-005324-13-045)
무통장 입금증에 받는 사람난을 적지 않고, 보내는 이란엔 아들녀석의 이름을, 대리인엔 내 이름을 적었다.
이윽고 내 차례가 오고 은행창구에 섰다.
어여쁜 은행원 아가씨가 무통장 입금증을 살펴보더니 받는 사람이 누구냐 물었다.
"모르겠고요. 그냥 이번 지진해일 복구하는데인데요..."
"아! 녜~!"
"그럼 보내는 사람은 김찬수씨이고 대리인은 김 지선씨 입니까?"
"녜! 김 찬수는 이제 첫돌된 아들녀석이고요 제가 그 애비되는 놈인데 첫돌 선물 해줄려고요."
아가씨가 이뻐서인지 나는 괜히 말을 늘어 놓았다.
그러자 아가씨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아들이 이 다음에 자랑스러워 하겠네요?" 하며 아가씨가 배시시 웃어 주었다.
"아가씨는 결혼 하셨나요?" (절대 수작이 아니다.ㅠ.ㅠ)
"아니요."
"이 다음에 결혼하셔서 애를 낳으면 한번 이런 선물 고려해 보시죠."
"녜! 감사합니다." 아가씨가 환하게 웃어 주었다.
이쁜 아가씨가 웃어주어서 그런지 한결 더 기분이 좋았다.(솔직히 아내보단 안 이뻤지만...)
이윽고 입금의뢰 확인증을 손에 받아쥔 나는 보내는 이에 적힌 김 찬수라는 이름이 왜 그렇게 신기해보이고 좋아 보이는지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고 자꾸 들여다 보며 만지작 거렸다.
이제 이 확인증은 보물함에 간직해서 이 다음 녀석에게 선물로 줄 생각이다.
녀석에게 있어서 이번 지진해일참사야 이 다음 학교 교과서에서나 배울 내용이겠지만 그때가서 나는 이번 해일의 참상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자신의 이름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고 녀석의 사기를 돋울 생각이다.
이번에 기부한 돈의 일부도 이곳 게시판에서 일부러 왕림하시어 십시일반 모은 여러분들의 소중한 돈이라는 것도 잊지 않기에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며 오늘 우리 부부가 아들녀석에게 선물한 이 기금도 바로 여러분의 몫이었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오늘 아들놈이 기부한 돈이 얼마나 큰 보탬이 될른지는 모르나 그곳의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한껏 부풀려 기도를 드린다.
나는 신학을 공부한 목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예수를 믿지 않아 벌 받은 것이라는 망발은 할줄 모른다.
그저 그곳에도 주님이 함께 하시어 그들의 고통을 위로해주시고 힘을 주시길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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