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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함께 붉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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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6-04-19 ㅣ No.98314

 

앞집에 피부색이 까무잡잡한 동남아인 젊은 부부가 이사를 왔다.

내가 사는 장안동에 그들이 일하는 중소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서민주택가인 우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방 한 칸에 여러 사람들이 들락거리어서 시끄럽고 지저분하다 하여 지금도 기피하는 집 주인이 많지만 앞집 부부는 비록 공장에서 험한 일을 하는지 행색은 늘 초라하지만 아침에 출근길에서 만나면 늘 표정이 밝다.

부인이 자전거를 타는 게 아직은 서투른지 약간 높은 턱에 비스듬히 자전거를 세워놓고 타다가 내 앞에서 쓰러지는 바람에 내가 자전거를 잡아준 것이 인연이 되어 서투른 한국어로 대화도 나누고 인사도 하며 지낸다.

가끔은 함께 와서 일하는 친구들이 그 집에 놀러 와서 저희 말로 뭐라고 떠드는지 밤 중에 시끄러울 때도 있지만 지나칠 정도는 아니다.


소위 3D업종이라고 하여 한국인이 취업하기를 꺼려하는 직종에 그들이 취업을 하여 일을 해주니 생각해 보면 고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어젯밤 TV 뉴스에서 단속을 피해 도망가던 인도네시아 인이 추락사를 했다는 안타까운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아프고 착잡하다.

더구나 중죄인처럼 쇠고랑을 채워서 그들을 연행해 간다하니 더욱 더 그렇다.

 

젊었을 때 나도 남의 나라에 가서 일을 하다 왔고, 지금도 많은 한국인들이 남의 땅에 가서 살고 있는데 이러한 인권유린이 해당국에 알려졌을 때 그 나라에 사는 우리 동포들은 어떤 대접을 받을까 하는 문제도 이젠 좀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단일민족이란 긍지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민족주의 색체가 짙고 또한 외세란 항상 침략적이었던 과거 역사 때문에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우리의 국민심성이야 하루  아침에 변할 일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지구가 좁아져서 어차피 타민족과 살을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세상임을 인식하고 조금씩 우리의 마음을 열어야 할 때라 여겨진다.

사랑을 계명으로 사는 우리 가톨릭신자들부터 이젠 마음을 열자.

피부는 검고 민족은 달라도 피는 똑 같이 붉은 색으로 만드신 하느님의 참뜻을 이해하며 마음을 연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더욱더 아름답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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