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회 때마다 어머니 강한옥 여사와의 일화 소개
가난에서부터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믿음 배워
실향민인 모친과 이산가족 상봉한 일 "제일 효도했던 것"
 | | 지난 2016년 12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한옥 여사와 함께 성탄미사를 드리러 집을 나서고 있다.(사진=문재인 공식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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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원다연 기자] 29일 소천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는 유년시절 소년 문재인의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운명’은 물론, 각종 방송 인터뷰에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소개했다. 19대 대선을 열흘 앞둔 지난 2017년4월30일 대선 방송연설에서도 어머니와의 일화를 빼놓지 않았다.
◇“돈이란 게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가치관 자리잡았다”
문 대통령이 어머니와의 기억 중 자주 소개했던 것이 ‘암표 장사’ 일화다. 문 대통령의 표현에 따르면 ‘가장의 경제적 무능’으로 인해 강 여사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좌판이나 연탄배달 등을 해오다 손을 뻗친 것이 암표장사였다. 부산역까지 새벽에 7~8km를 아들과 함께 걸어갔지만 결국 암표를 팔지 못하고 돌아온 어머니를 문 대통령은 자주 반추했다.
문 대통령은 어린 아들 앞에서 암표를 파는 행위의 부끄러움으로 암표장사를 포기한 어머니의 모습을 몇 차례 덤덤하게 묘사했다. 저서 ‘운명’에서는 “우리를 가난 속에서 키우면서도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 않게 가르쳤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이 ‘복지’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다.
강 여사도 생전 아들에 대한 믿음이 강고했다. 지난 2017년 강 여사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예측 가능한 앱니더.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 캐도 마음 변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우리 아들, 지갑이 얇으면 얇은 대로, 두꺼우면 두꺼운 대로 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효도, 이산가족 상봉”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을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한 ‘평양 선언’에서 3항에 이산가족 문제를 실었다.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받아 상설면회소 개설,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우선 실시 등 구체화된 안을 도출해냈다. 이북 실향민 출신인 강 여사가 문 대통령에게 미친 영향 중 하나다.
강 여사는 과거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방송 당시 TV에 시선을 고정했다.. 문 대통령은 눈물 짓는 어머니를 보며 “우리 어머니가 이산가족이시니까, 다른 분들의 이산에 대해서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시는 것으로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아니었다. 강 여사는 행여 아는 사람이 나올까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시절 강 여사를 모시고 금강산에서 북녘의 이모를 상봉했다. 지난 9월 KBS ‘디아스포라’와의 인터뷰에서 “아마 제 어머니한테 제일 효도했던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강렬한 기억이다.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나서도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이야기를 꺼냈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 | 문재인 대통령(당시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이 지난 2004년 모친인 강한옥 여사를 모시고 금강산 김정숙휴양소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이산가족 공동 오찬에서 북측의 작은 이모 강병옥 씨를 상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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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상봉행사를 경험한 만큼 아쉬움도 체감했다. 문 대통령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서너번 마련되는데 딱 두시간씩”이라며 “마음이 열리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순간 딱 끝나더라”라고 아쉬워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렸던 지난해 이산가족 행사는 외부의 눈길 없이 가족들끼리 객실에서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작은 배려를 하기도 했다.
◇강 여사 빈소는 남천성당..성당서 받은 호의로 신앙 키워
고인의 마지막은 병원이 아닌 부산 남천성당이 됐다. 실향민의 자제였던 문 대통령은 유년 시절 성당에서 상당한 도움을 많이 받았고 강 여사와 문 대통령 모두 천주교에 믿음을 갖게 됐다. 강 여사는 부산 영도 신선성당에서 신앙 생활을 계속했다. 강 여사는 이 곳에서도 한번도 문 대통령이 아들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성품을 빼닮은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결혼을 약속한 곳도 이 곳이다.
문 대통령은 KBS ‘디아스포라’에서 “하루 한끼 정도는 당시 성당에서 배급 주는 강냉이 가루, 이런 거 받아와서 그런 것으로 강냉이 죽 끓인 다거나 밀가루면 수제비를 해먹는다거나 할 때였다”라며 “가난이 창피하거나 고통스럽진 않았다. 왜냐면 다 가난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