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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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시골길에서의 그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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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9-11-04 ㅣ No.218993

 

 

 

오래전 어느 조용한 시골길의 허름한 버스정류장에는 한 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타려면 정말 몇 시간이고 무작정 기다려야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그런 시골길을 달리던 버스 앞에 군인이 손을 흔들고 서 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도 아닌데 그 친절한 시골 버스 기사는 흔쾌히 버스를 세워 그들을 태웠고 승객들은 구 어느 누구도 아무 불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그 시절 먼지 나고 자갈이 깔린 한적한 시골 길 풍경이었습니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질 대로 달궈져 찜통 같은 버스가 다시 출발해야 하는데 버스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더위에 슬슬 짜증이 난 승객들은 버스 기사에게 출발하자고 재촉했지만 버스 기사는 "저기...저기" 하며 눈으로 창밖을 열심히 가리켰습니다. 모두가 버스 기사의 눈을 따라 시선을 옮겼는데, 여인 한 명이 버스를 향해 열심히 뛰어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여인은 어린 아기까지 힘겹게 업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열심히 뛰어오는데, 버스가 출발하면 얼마나 허망할까 하는 생각에 승객들은 그 여인을 기다려 주기로 했습니다. 뜨거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는 그 시절 그 버스에서 땀을 흘리는 승객들은 손부채를 마냥 흔들면서 아무 불평 없이 여인을 기다렸습니다.

 

그러길 몇 분 후, 여인이 헐레벌떡 도착했는데 그녀는 버스를 타지 않고 버스 창문만 물끄러미 계속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타라고 말했지만, 여인은 버스를 타지 않고 창문을 통해 먼저 탄 어느 군인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가족 걱정하지 말고 몸성히 잘 다녀오세요." 아쉬움과 사랑스러움이 듬뿍 담긴 여인의 말에 군인도 답했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힘들게 여기까지 왜 왔나. 걱정하지 말고 내 건강히 잘 다녀올게."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도 짜증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유쾌한 웃음과 만족감으로 화답했습니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르고 더 편해져 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버스에는 언제나 에어컨이 켜져 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탈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버스의 에어컨이 켜지지 않거나 출발 시간이 조금만 지체돼도 허허 웃으며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적은 세상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조금 불편해도 가끔은 사람들 간의 정으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그리울 때가 더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결코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습니다. 단지 이렇게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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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길,만남,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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