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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딥 커피(Second Dip Coff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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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늘 두번째 내리는 커피를 마시다가 진짜커피를 내려서 프림과 스플랜더 조금넣어 마시고나니 거의 몽롱한 수준까지 이른다. 잠시지만 들뜨고 기분이 좋아지는게 커피에 이런 맛도 있었나 싶다.
두번째 내린 커피를 마시게된 건 양희씨가 살아있었을 때부터의 습관이다. 커피를 별로 마시지않는 편이었는데 마시고보니 두번째 커피가 나에게 맞는 것 같기도하고, 해서 시작한게 벌써 몇년되었다. 지금은 큰 딸아이가 내리고난 두번째 커피를 마신다.
창밖으로 양희씨가 앙고빵이라 부르던 담쟁이 꽃 몇개가 아직 돌담에 붙어있다. 함께 보던 것들을 혼자 봐야하는 일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함께 걷던 곳을 지금은 용감히 혼자걷고, 함께 먹던 밥을 혼자 먹는다.
옛날옛적에 혼자인 것을 즐기며 혼자 살기를 바라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은근히 바라던 그의 꿈은 어느 도시 골목길에서 혼자 구걸하며 살아가는 것. 그러나 그는 빈곤함이 싫어 현실에 맞추어 적응하려 애쓰며 살아가던 시절에 양희씨를 만나 연애를 하고 혼인을 했다.
내가 내린 두번째 커피를 마셔보는건 드문 일이다. 두번째 내린 커피는 아무것도 넣치않고 그냥마신다 귀찮치않아서 좋고, 마실 때 뿐 마시고나도 아무반응이 없다. 신혼여행은 빠리로 갔다. 둘이 함께 지낸 곳들을 찾아가서 실컨 울고 싶어 얼른 은퇴를 하고 빠리로 향했다. 튈르리공원의 넓은 동그란 연못앞에서 실컨 울었다. 우리가 묵었던 개선문 근처에 있었던 두아카시아 호텔은 양희처럼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서울도 찾아갔다. 일영도 가고 싶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신혼살림을 시작했던 에이아이디 아파트는 고층아파트로 변했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삼성동 처가집은 그대로 있어서 양희씨 이름만 부르면 나올것 같아 반가왔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체중이 빠지기 시작해서 병원을 찾았다 검진을 했더니 루키미아라고 한다. 오래전 폐암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가장 큰 걱정은 양희씨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하나 하는 것이었다. 몇일동안을 고민고민하였다. 이제 ‘백혈병이래’ 하고 말을 안해도 되니 얼마나 고마운일인지 양희와 함께 심은 감나무가 자라서 나무잎 끝이 안보인다. 올해도 감은 남김없이 새들의 차지가 되어버렸고 이제 노랗게 변하기 시작한 잎들이 떨어지기 직전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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