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혈혈단신 아흔 살 |
|---|
|
수원 주보 연중 제 7주일(2020.2.23. 제1879호) 주보 내용 '우리 이웃의 큰 신앙' 우리 이웃의 이야기 내용 입니다. 혈혈단신 아흔 살
제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이 있다면 천주교 신자가 된 것과 담배를 끊은 것입니다. 그것은 올해 구순의 나이에도 저의 정신과 신체가 건강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첫 결혼에 실패헀습니다. 이후 혼자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한식 조리 자격증을 따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에서 지냈습니다. 그곳에서 한인 간호사를 대상으로 음식을 만들며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혼의 아픔도 사그라들 때쯤 두 번째 인연을 만나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어렵사리 만난 두 번째 남편이 10년 만에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저는 또다시 자식하나 없이 덩그러니 홀로 남게 됐습니다. 제 인생이 너무도 안쓰러웠는지 뉴욕에서 봉제 사업을 하는 동생의 권유로 그곳에서 봉제 일을 도우며 살았습니다. 저는 동생네 가족들과 밝게 지내는 듯 보였지만, 마음속에서 제대로 꺼내보지 못한 제 아품을 외면하며 살아갔던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 지낸 지 5년이 지났을 즈음의 일입니다. 동생과 조카며느리가 저 때문에 다투는 모습을 보고 어디든 가겠다는 생각에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막연하게 걷던 뉴욕 시내에서 발견한 한인 성당, 그곳은외롭던 제 인생의 쉼터 같은 곳이었습니다. 성당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혼자만의 묵상 시간을 가지며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습니다. 저는 제 상처를 외면할 줄만 알았지 어떻게 보듬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제게 그 방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동생의 봉제 공장이 세금 문제로 문을 닫게 되자, 저는 뉴욕 생활 1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시골에서 혼자만의삶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새로운 기운으로 채워지는 것 같은 새벽 미사에 꼬박꼬막 다니며 지독히도 피웠던 담배를 끊었습니다. 이곳에서 꼭 자식과 남편이 아니어도 저를 돌봐주는 이웃의 모습에서 저는 하느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8년을 늦장 없이 새벽 미사가 있는 시간에 본당에 데려다주는 자매님, 도배를 대신 해주면서도 음식까지 준비해 주는 형제님, 위급한 일이 닥치면 연락하라는 여든 살 연령회 부회장님... 이분들 덕분에 저는 이 지역의 최고령자로 빈첸시오에서 6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감자,고구마,배추를 재배하여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도왔습니다. 뙤약볕에서 허리 한번 펴지 않고 정말 열심히 농사를 지은 것은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선행들은 오히려 저를 더 젊고 건강해지게 만드는 선순환이 됐습니다. 혈혈단신 아흔 살, 세상에 태어나 영원한 내편 하나, 내 속으로 낳은 자식 하나 없지만, 저는 뒤늦게 주님을 만나 신바람 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먼 훗날 하느님을 알려준 이웃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당당하게 하느님 품으로 가기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합니다.
- 출처:경기 안성 던지실 성당 카페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
| 219860 | 선별진료소로 간 수도자, 이주민 돕는 이주민 | 2020-03-17 | 이윤희 |
| 219859 |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 2020-03-17 | 주병순 |
| 219852 | 혈혈단신 아흔 살|1| | 2020-03-17 | 강칠등 |
| 219851 | ★★ (3)[고해 사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1| | 2020-03-17 | 장병찬 |
| 219849 | 예수님께서는 엘리야나 엘리사처럼 유다인들에게만 파견되신 것이 아니다. | 2020-03-16 | 주병순 |




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