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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콩밭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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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콩밭에?
고기를 무척 좋아하시는 신부님께서 어느 날 잔치에 초대 받으셨습니다. 일이 있어 조금 늦게 잔칫집에 들어가신 신부님, 군침을 삼키면서 잔칫상을 바라보니 고기는 이미 거의 동난 상태였답니다. 실망스런 목소리로 성호를 그으며 하시는 말씀, "제기랄 고기는 벌써 다 먹었잖아!" 하더랍니다.
주일에 성당에 들어가 미사에 참여한 수녀님, 분명히 정신차리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잠시 딴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신부님의 낭랑한 목소리,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진짜(?) 기쁜 소식을 듣고는, "어?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어?" 하고는 성당에서 나왔답니다. 물론 그날 복음이 무엇이며, 신부님의 강론이 무엇에 대한 것인지도 생각나지 않고, 심지어 자신이 영성체를 했는지 조차도 분명치 않더랍니다.
아름다운 전례를 이루기 위한 두 가지 중요한 외적 요소는 우리의 말과 동작입니다. 말과 동작이 아니면 우리 의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어떤 이는 말합니다. 허례허식은 집어치우고, 참된 마음으로 기도하라고,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천사라면야 얼마든지 마음만으로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겠지만, 우리로서야 어디 그게 그렇게 쉽게 됩니까? 아무리 도를 통달한 사람 흉내를 내보아도, 내 동작과 말이 벌써 내 마음가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데 어쩌겟습니까? 따라서 우리는 가능한 한 몸가짐을 제대로 갖추고 말도 절도있게 함으로써 우리 마음을 겉으로 드러냅니다.
여기서 저는 전례중의 우리 행동과 말을 잠시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기도 생활을 한번 점검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 영성생활의 핵심을 이루는 미사에서의 우리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미사중 사제는 딱 두 번 "기도합시다" 하고 신자들을 기도에로 초대합니다. 본기도와 영성체 후 기도를 시작할 때가 바로 그때이죠. 이 초대의 말에 우리 신자들은 잠시 침묵으로써 마음을 가다듬고 하느님께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엄숙한 순간에 어떤 이들은 성서를 펼치거나 책을 가방 속에 정리합니다. 마치 이 순간을 제때에(?) 이용하여 실속있게 시간을 보내고자 하듯이...
사제가 기도하는 순간에 우리는 정신을 집중시켜 사제의 기도에 하나되어 하느님께 함께 기도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순간에도 옷의 먼지를 터는 사람, 안경을 닦는 사람, 얼굴 화장이 잘못되었는지 보기 위하여 손거울을 들여다 보는 사람 등, 갖가지 입니다.
하느님 말씀이 봉독되는 순간은, 바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순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온 정신을 모아 그분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데 이 거룩한 순간에 성서를 이리저리 펼치는 사람, 잠시 오수(?)를 즐기는 사람, 미사 끝나면 어디로 놀라갈까 궁리하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만일 대통령이 바로 우리 앞에서 말씀하실 때, 위와 같은 행동을 감히 할 수 있을는지요. 결국은 하느님 알기를 대통령보다 더 우습게 아는 행위들이 아닌지요.
전례중에 이루어지는 사제의 동작과 말에도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라는 마침 영광송으로 감사기도문을 끝낼 때, 사제는 성작과 성반을 높이 받들어 올려 이 순간이 중요한 순간임을 드러냅니다. 그러면 신자들이 "아멘" 하고 사제의 기도에 동의를 드러내는데, 이같이 신자들이 "아멘" 하고 응답하는 동안, 사제가 성작과 성반을 제대 위에 내려놓고 미사경본을 뒤적인다면, 그것을 보는 신자들이 과연 무엇을 느낄까요? 대화하는 도중에 자기 말만 실컷 하고 남의 말은 듣지도 않은채 가 버리는 사람과 무엇이 다른지요. 영성체 때,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 하면, 신자들은 "아멘" 이라는 응답을 하는데 미쳐 대답하기 전에 성체를 내려놓는다면 그 사제에게서 신도들은 과연 무엇을 느낍니까? 기도할 때 무엇에 쫓기는 듯 말을 빨리하는 사제의 모습에서 우리 신자들이 갖는 느낌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 말이 우리 마음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정성이 결여된 몸가짐으로 전례에 참여할 때, 우리는 참으로 하느님과 대화한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까? "내 몸가짐이 흐트러지고 내 말에 정성이 부족해 보이더라도, 내 마음은 주님게 향하고 있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김인영 신부님의 「제대와 감실의 싸움」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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