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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믿어 봐야 별 거 있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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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믿어 봐야 별 거 있겠어! 집안 대대로 천주교를 믿었던 어느 수사님이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하나를 나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그 수사님은 주일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성당에 꼬박꼬박 다녔답니다. 특히 할머니와 어머니는 평일 미사도 거의 빠지지 않으시는 분이셨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살던 동네에 ‘예배당’ 하나가 생겼고, 거기서 예비신자들을 모집하였답니다. 그런 다음 ‘어린이 예배’가 끝난 후에는 어김없이 ‘뽑기 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예배당’을 다녔던 친구들 말로는 ‘어린이 예배’가 끝난 후에는 일찍 온 순서대로 몇 사람이 ‘뽑기 놀이’ 판에 있는 번호를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답니다. 그런데 번호를 잘 뽑으면, 정말이지 그 당시 어린이들이 원하는 인형, 사탕, 과자 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예배당’을 다니는 친구들이 ‘이번에 교회 가서 자기는 무엇을 뽑았다’, 또 ‘누구는 더 좋은 것을 뽑았다’는 말들을 자랑처럼 했답니다. 그러나 그 수사님은 시골 성당을 다녔기에, ‘어린이 미사’도 없이 어른들과 함께 미사를 드린 후,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니 월요일 날 학교 가면 친구들에게 할 말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 수사님네 가족들은 성당 갈 준비를 하는데, 그 수사님이 마치 선전 포고를 하듯이 말했답니다. 그중에 어느 배우가 배교를 하면서 했던 대사가 ‘천주교 믿어 봐야 별 거 있겠어’였답니다. 그런데 그날, 할머니 앞에서 그 말을 해 버린 것입니다. 순간 집안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고,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 둘의 움직임이 한순간 멈춰 버렸답니다. 한 가지 다행인 건, 그날 아버지가 출장을 가셔서 안 계셨답니다. 그날, 아버지가 계셨으면…. 두 누나의 황당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할머니가 갑자기 가슴을 부여안고 너무나 서럽게 눈물을 흘리시더랍니다. 그리고 우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손자 아이가 이런 말을 다 하고. 천주님, 우리 성모님, 이제 어쩐당가. 천주님 앞에, 성모님 앞에 이 잘못을 어찌 갚을까. 천주님… 용서해… 아이고 성모님.” 수사님 말씀으로는 그날, 할머니는 피눈물을 쏟으시는 것 같았답니다. 할머니, 한 평생 하느님 안에서만 사셨고, 오로지 하느님만 바라보며 자식들과 손자들을 다 키우셨고, 이제는 매 순간을 하느님께 감사하며 언젠가 돌아갈 하느님 품을 기다리시며 날마다 기도하셨던 할머니. 그 할머니께서 처음으로 그토록 서럽게 우시는 것을 보았던 것입니다. 한 평생 천주교 신자로서 기도의 삶을 사셨던 할머니 앞에서 단지 ‘예배당’에 다니고 싶은 마음으로 ‘천주교 믿어 봐야 별거 있겠어’라는 말을 해 버린 수사님. 그런데 수사님 말로는 그날, 이 말이 전부가 아니었답니다. 원래 하고 싶었던 말은 ‘성당 가면 뽑기 놀이도 안 하고, 먹을 것도 안 주고’ 그런데 이 말을 하기도 전에 할머니가 우시는 바람에.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을 끝까지 안 한 것 또한 천만다행이었답니다. 그날, 그 무거운 분위기에서 그 말을 마저 다 했다가는 아버지까지 갈 필요 없이 어머니와 누나들에게 맞아 죽을 뻔했기에! 예전과 다름없이 주일 날 수사님네 가족들은 미사를 다녀왔고, 수사님은 방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10분 후 할머니가 수사님을 불렀답니다. 할머니는 ‘뽑기 놀이’ 원판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계셨습니다. 또한 할머니 옆에는 비닐봉지가 있는데 그 속에는 ‘뽑기 놀이’ 경품들이 대거 들어 있었습니다. 성당을 잘 다녀올 때마다 한 번씩 하라고 이 할미에게 주셨어. 어여 한 번 해 봐. 한 번 뽑아 보렴.” 하지만 입술을 꾹– 깨물고, 마치 아무렇지도 않는 듯, 신나는 표정을 지으며 ‘뽑기 놀이’ 판에서 번호를 뽑았는데…. 눈물을 흘릴 새도 없이, ‘꽝’이 걸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방글방글 웃으시며, 말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그 수사님은, 동네 ‘예배당’에서만 뽑을 수 있었던 ‘뽑기 놀이’를 자신의 할머니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척 뿌듯했답니다. 그러면서 수사님은 당시를 회상하며 말하기를 ‘뽑기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아마도 모를 거예요. 내 생각에 작은 누나가 할머니에게 다 일러바친 것 같아요. 내가 ‘뽑기 놀이’를 하고자 ‘예배당’을 다니고 싶어 한다고. 그래서 할머니는 어떻게 샀는지는 지금도 모르지만, ‘뽑기 놀이’를 통째로 사 놓으신 거예요. 그 후 나는 주일 날 미사뿐 아니라, 평일 날 미사도 할머니랑 엄마 따라서 자주 다니고 그랬어요. 왜냐하면 성당을 갔다 오면 우리 집 마루에서 할머니랑 ‘뽑기 놀이’를 할 수 있었거든요. 그 옛날 어린 마음에, 천주교 믿어 봐야 ‘뽑기 놀이’도 안한다고 생각했지만, ‘뽑기 놀이’ 때문에 성당을 부지런히 다녔더니, 결국 이렇게 사제가 되었네요. 그리고 수도 생활하면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았더니,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하느님이 모든 것을 다 채워 주시더라고요. 천주교를 진짜 성실하게 믿으니,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다 채워 주셨어요.” 어린 마음에, 천주교 믿어 봐야 별거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전부를 걸고 하느님을 믿었더니 하느님께서 자신의 모든 것을 은총과 사랑으로 채워주셨다고 고백하신 그 수사님의 삶에 진정 깊은 박수를 보냅니다.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Html 작성 김현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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