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
(녹)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자유게시판

방랑시인 김삿갓ㅣ명국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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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06-07-25 ㅣ No.102503

 

 

방랑시인 김삿갓ㅣ명국환

 

 

죽장에 삿갓쓰고
방랑 삼천리
흰 구름뜬 고개너~머
가는객이 누구냐
열두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
술한잔에 시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세상이 싫던가요
벼슬도 버리고
기다리는 사람없는
이거리 저마을로
손을 젓는 집집마다
소문을 놓고
푸대접에 껄껄대며
떠나가는 김삿갓




 

 

 

공광규(1960~ ), '소주병'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 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

 

 

불을 품은 몸의 사내(소주병)가 있다.
그를 마시고 사람들은 피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을 누군가가 다 소비했을 때 그는 비참하게 버려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시인은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에서 아버지의 흐느낌을 듣는다.
그도 어느새 잔(자식)에다 자기를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가는 아버지가 된 것이다.

 

 

이재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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