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1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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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할매 제주살이 둘쨋날~(순례길49처 정난주,새미,용수,김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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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1-09-28 ㅣ No.10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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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님! 오데 갈라꼬요? 추자도는 내일 갈건데 오늘은 아니라요?"

"아니요~ 내일 가는거 알아요. 집에 있으면 뭐하노 그냥 따라갈라요"

~~~~옴마야! 며느리친정 엄마 84살 아가다 형님의 리노할매 바짓가락

잡고 늘어지는 아침 순례길 시작 광경이다.

 

원래는 셋째날 추자도 배편을 예약하고 9시30분 퀸즈호를 타고 추자도

눈물의 십자가 순례길에 함께 가기로 약속되어 있었는데 둘째날 아침

아무런 내색도 없이 무조건 가방메고 신발신고 우리보다 먼저 앞장서 나선다.

 

경상도 사람이 원래 무대뽀 기질들이 좀 있는건 인정하지만서도

이 사돈 형님은 속마음과는 달리 모르는 사람이 겪으면 낭패 비스무리 한걸

또 당하게 만든다.^^

 

"못 말리는 할마시~ 알았어요.. 같이 가입시다요~"

제주 서귀포 대정읍에 자리한 정난주 마리아의 묘를 찾았다.

유명한 백서사건으로 순교한 황사영의 부인 정난주 마리아.

다산 정약용의 맏형 정약현의 딸이기도 한 그녀가 남편을 잃은 뒤

두살 난 아들을 데리고 하염없이 뱃길을 노비의 신분으로 가야했던 곳 제주 땅!

 

자신은 물론 아들까지 죄인의 자식으로 평생을 멸시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차마 받아들일수 없어 어머니는 뱃사공에게

약간의 패물을 주고 젖먹이 경한을 추자도 예초리의 황새바위위에

내려놓고 떠나가야 했던 엄마의 피맺힌 한이 서리서리 얽혀있는

추자도 눈물의 십자가!

 

마을 사람들에게는 착하고 마음씨 좋은 한양 할머니로 평생을

살다가 모슬포 뒷산언덕배기에 관비의 신분으로 묻혔다 하는

정난주 마리아의 한맺힌 눈물이 오늘도 오락가락 할매일행의

옷자락을 적셔대는 것 같다.

 

혈혈단신 제주목 관비로 신분이 추락하게 된 정씨는 제주의 거친 바람결만큼이나

모진 시련을 신앙과 인내로 이겨 냈다한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교양과 뛰어난 학식

그리고 굳건하고 깊은 믿음의 덕으로 주위 사람들의 칭송을 한몸에 받았다한다.

 

오로지 신앙의 힘으로 아들과의 생이별한 아픔을 견뎌내며 살다가

병으로 한많은 생을 마감했다하는 기막힌 이야기다.

비록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 삶 전체가 순교자의 삶을 방불케 하는

굳건한 신앙의 증거로 가득했기에 후손들은 그를 순교자의 반열에 올리고 있다.

 

이름하여 백색의 순교자 ~!

 

 

사돈형님과 함께 십자가길 걸으며 한맺혀 절규하던 엄마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 하며 걸어가던 십자가 길위로 눈물의 방울비

그즉도 흘러 내리는걸 느끼며 숙연한데...

 

"짝@@@!"

 

"앗! 와이카요~ 아.. 아파라..."

"뒷 모가지에 모기가 달라붙어 피빨아 묵고 있어 쳤네~"

 

"아~하하하우우~ 행님! 그렇다고 사돈 뒷모가지를 그리 모질게

내려치는 사람이 어디있는교? 참 내~ 못살어"

거룩하고... 무겁고... 아리한.. 성지마당에서 웃기는 게그 한장면을

연출하며 그래도 행복한 두 할매는 엄마의 끈끈한 정도 잠시 잊어 버렸다.

 

                                                       

회색빛 자욱한 엄마의 성지를 뒤로하고 달려가는

새미은총의 동산은 이시돌 목장과 이웃하고 있는 동네이다.

예전에 리노놈 어렸을적 리나와 함께 놀이동산 삼아 한번

찾았던 곳이.... 성지순례의 코스였다니 깜짝 놀랄수 밖에 ...

 

 

"아니~ 저게는 옛날에 리노랑 놀러왔던 데 아이가?"

구불텅 구불텅 동산 모퉁이마다 서있던 조각상들은

예수님 모습만 눈에 익을뿐 ...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그냥 " 참 멋지고 재미있네" 라고만 뱅글뱅글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즐거웠는데....

십년이 지난 오늘 다시 마주하니....

 

세상에~!

그 모든 조각상들이 성경속 이야기를 재현하고 있었다니....

"예수 우물가의 여인과 이야기는 하는 장면이 있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모습도 있고...

 

식탁에 앉은 마지막 만찬 상의 이스카리웃 유다의 모습도 있고..

새벽 바닷가에 차려놓은 식탁에서 고기굽는 예수님도 있고....

 

죽은 나자로의 무덤 앞에서 "나자로야 나오너라" 불러대는 모습도..

읊어대며 각처마다 주모경을 두 할매가 바치며 걸어가는데...

뒤따라오던 젊은 부부....

"어떻게 그리 조각상 앞에 서면 그냥 말이 저절로 나오세요?"

 

"아하~! 그게 나도 십년전엔 그냥 인형놀이 하듯 손자들과

재미지게 놀다간 곳이라오. 한데 그동안 성경을 몇번 읽고

공부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오늘 눈이 열리고 마음이 열렸다오."

 

은총의 동산을 봤어도 저 바르톨로매오의 눈먼 소경처럼

캄캄했는데 어느날 주님 말씀 내 안에 들어와 자리잡던 순간부터

세상은 밝아지고 리노할매 마음에도 우리 주님 "열려라~"

걷어주시니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또 걸어가던 십자가의 길은 어찌하나~!

이 또한 깜짝 놀라 자빠질뻔....

"아니 ? 사람형상의 예수님이 엄청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를

오르신다.

 

넘어지고. 채찍질 당하고, 시몬에게 의지하며, 어머니를 만나시고.

용감한 베로니카도 만나시고,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시고 묻히셨던 저 시저스 크라이스트?를

연상케 하는 전율의 십자가길을 함께 걸었던 그길은 아마도

오랫동안 잊지 못하리라

 

         

혼신을 다해 함께 했던 십자가의 길 기도 덕에 기력이 많이 떨어진

걸음으로 내려오니 눈 앞 확~ 펼쳐진 어마어마한 연못 묵주기도길 ....

"세상에~ 20단 묵주 나무둥치를 다 돌아올 힘은 이미 없는데

우짜노~ 행님! 기냥 5단만 하고 끝냅시더."

우리 행님/.....

"그라입시더..."

 

"전능하신 천주성부~ 환희의 신비~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행님요... 우리 미카엘라. 베드로 가정 위해서 기냥 힘들어도 끝까지

바쳐야 될꺼같애요.."

 

"그라입 시더"

 

죽을똥 살똥.... 십자가길 우리 주님 첫번째 넘어지시고, 두번째 ~~

아이고 힘들어 죽겠네.... 해는 내리쬐고... 목은 타고...

"그런데.... 행님 이기 우찌된 일인고요? 와 묵주가 15단 밖에

안되는 기요?..안주 5단 더 해야 되는데...

 

빛의신비 는 오데로 사라져 버렸네요. 와~ 없는고?.. 몰라~

오늘 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나봐요.

아이구!. 아부지 감사합니더. 오늘도...!!

 

"그래요? 아마도 이 연못이 오래전에 꾸며져서 빛의 신비가

안들어 갔나 보네.."

"어쨋든 행님 ... 살았네요.. 인자 고지가 눈앞에 보이네요..^^"

3시간 반을 은총동산에서 은총 ,금총 다받고 돌아서 나오는

마음은 성령충만으로 뿌듯뿌듯하다.

 

 

또 달려가는 용수성지는 한경면 용수리에 위치한 성지로서

라파엘호를 탄 김대건 신부님 일행이 풍랑을 만나 표착했던

포구로서 그 옛날의 라파엘호를 재건한 배 모형도 전시되어 있고.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관또한 그 외형이 배형상을 닮은 모습을 하고

광할한 바다를 당당히 내려다 보고 있다.


성전안 예수님앞에 앉아 두 할매는 또 주저리 주저리 기도바치고

돌아서 나오는데 해는 어느듯 바다 저 너머 수평선에 걸려 사라지려 한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순례지. 저 끝에 있는 조천읍 함덕의 김기량 순교 현양비가

세워져 있는 곳으로 달려 가야한다.

 

제법 많이 떨어져 있는 장소라 그런지 도착했을 때는 어둠이

살포시 내려앉은 작은 성지의 뜰에 성모님 우리를 반기신다.

성모님 앞에 레지오 단원들이 선서때 손얹져 기도하는 빽시밀리움?

조각상도 있고. ....?? 레지오와 관련된 성지인가? ??

 

성모님의 군대들이 쫘악~ 마당뜰 잔디위에 일렬로 줄 서서

"하명만 하십시오~ 어머니! " 열정으로 무장한 모습들 이 그려진다.

 

김기량 펠릭스라는 상인이 모슬포를 항해하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중 중국광동

해안에서 영국배를 만나 구조되어 중국의 파리외방전교회로 보내졌는데

그곳에서 휴양하던 조선인 신학생 이바울로에게 교리를 배운후 루세이유

신부에게 제주인으로선 최초로 세례를 받았다 한다.

 

제주로 돌아가 가족 40여명을 비롯하여 전교활동을 하던 그는

병인박해와 함께 통영에서 체포되어 온갖 문초와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천주님을 위해 순교의 피를 뿌려...

무속신앙이 강했던 제주지역에 처음으로 믿음의 씨앗을 뿌린 "제주의 사도"

이자 최초의 순교자로 길이 기억되어 기려지고 있다 한다.

 

 

어둑해진 성지위에 어느 여자분이 혼자서 저만치 걸어온다.

오늘도 변죽좋은 리노할배

"어디서 오셨어요? 이 저녁에 혼자서 무섭지 않아요?"

 

"청주서 전국을 돌며 순례를 하던중 오늘은 제주도 오기전 추자도

눈물의 십자가를 순례하고 오는 길인데...스템프찍는 데는 어디지?."

"아" 그래요? 우리는 내일 가는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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