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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깊은 산골에 호랑이가 살았대요♣~순례길72처(부여금사리성당,도앙골성지,삽티성지,지석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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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다락골서부터 부여 충화면 지석리성지를 향해 밤을 도와 간다. 내일 일찍 내유동으로 올라가려면 차라리 오늘 밤 성지에서 차박을 하는게 나을것 같아 달려가는 깜깜한 고개 외길은 불빛하나 비치지않는 두메산골 호랑이라도 나올것같은 무시한 길이다. "반석아부지~ 어째 쫌 으시시한 것같은데 기냥 시내로 내려가입시더. ~어흥!~ 하고 호랭이라도 내려올것 같아요." 할배도 같은 생각인지 차를 돌리려 넓다란 마당같이 생긴 길옆의 공터에서 회전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불빛을 환하게 쏘아대는 차가한대 우리뒤에서 오도가도않고 멈춰있길레.. "아저씨~ 혹시 지석리 성지라고 아세요?" 의아하고 황당하게 생각하기라도 했는지 "내가 여기서 십년을 넘게 살고있는데 그런데는 처음들어봐요. 그런데 이밤에 여기는 왜 있는겁니까?" "아~ 예~! 사실은 멀리 파주쪽에서 성지순례하러 다니다 청양서 넘어왔는데 지석리란 곳을 알아놓고 갈려고요. 근데여기가 어디에요? 커다란 불상들이서있어 절간 마당인줄 알았네요" "보다시피 농사짓는 우리집 마당이지요. 여기 이나무들은 모두 호두나무들이고요. 커다란 돌 부처들은 누가 주길레 넓은 공터에 그냥 재미로 놓아둔거지요. 사실은 나도 천주교인인데 날라리 신자로 살지만 본명은 바오로라오..." "세상에~~ 그러세요.? 지석리 성지를 찾아가다가 인자 3분 남았다는데 앞은 캄캄하고 무서워서 기냥 돌아갈라꼬 차 돌리는데 아저씨를 만났네요. 같은 천주교신자를 만났는데다가 또 캄캄하던 외 길고개로 차들이 하나씩 오르는 걸보며 용기를 내어 "반석아부지,. 기냥 오덴고 확인이나 하고 가입시더."하고 바오로양반과 작별을 고하고 남은 3분의 길을 앞으로 또 달려가며... "아까 그아저씨가 아마도 자기 집마당에서 얼쩡거리고 있는 수상한 검정차를 호두 서리라도 하러 온 차로 색안경끼고 의심부터 했었나 봅니더.... 하여튼 무섭고 공포스런 외길 숲 에서 도로 돌아가려하던 할매일행에게 우리 아버지 오늘도 이렇게 작은 표징의 은사로 함께 계심을 깨닫게 하시니 우리는 그저 아버지 손바닥안에서 빙빙 돌아다니며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정말로 3분여를 헤치고 갔더니 지석리 성지라는 돌간판이 길가에 우뚝 서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놓고 휴대폰 후라시를 밝히고 더듬거리며 살펴본 성지는 작은 마당같은 뜰에 병인박해때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한 손선지 베드로와 정문호 바르톨로메오의 시성비가 세워져 있고, 그앞에 야외제대가 꾸며져 있는 소박한 곳으로 깜깜 어둠속에서도 의연하게 오가는 차들의 불빛들을 지켜보며 우리를 맞이해준다. 성 손선지베드로와 정문호 바르톨로메오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병인박해 때 혹독한 형벌속에서도 평온을 잃지않고 형장에서 축복의 순간을 맞는 기쁨을 간직하며 휘광이의 칼을 받았다 한다. 그후 두 성인의 무덤은 숲정이에서 함께 순교한 한재권 요셉성인과 함께 천호 성지에 모셔져 있다한다. 비신자로 지석리에 살고 있던 손선지 성인의 종씨들이 훗날 가난한 생활 가운데서도 선조의 시성비라도 세워달라고 홍산 성당에 밭을 기증하여 이 자리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빛나는 선조들의 믿음이 후손들에게 얼마나 큰 자랑스러움과 감사로움을 안겨주었는지 알것같다.
칠흙같은 어둠속을 불빛으로 밝히고 인증샷 들을 찍어대며 뿌듯한 우리는 "오늘 밤 참 잘왔네.... 내일 일찍 돌아가려면 밤을 도와 하는 순례도 나쁘지 않네요. " 잠깐 고개숙여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기도하고 또 돌아나오는 찻길 가운데 우리는 또 부창부수~ "이왕지사 마음먹었으니 도앙골성지 주차장에서 잠을 청해 봅시더~" 하고 또 네비양한테 부탁해 낯선길 새로운 성지를 향해 달려간다. 30분여를 달려가니 또 아슬아슬한 좁은 외길이다. 술먹고 이길을 가는 사람이 있으면 구렁텅이에 꼭 빠지기 십상이다라며 곡예의 길을 외줄타기하는 심정으로 어둠을 가르며 올라가는 길에 왼쪽은 삽티성지-오른쪽은 도앙골 성지의 작은 쪽 간판이 불빛에 비친다. 오른쪽 도앙골 성지를 더듬어 올라가니 도앙골이란 바윗돌만 서있고 성지라는 표시가 없이 양 길가로 길쭉한 장승같은 바윗돌들이 길다랗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또 으시시한데... 저 넘어 불빛이 비치는 집한채 보이길레 성지 화장실이라도 되는가 하고 올라가 다다라보니 집채만한 개두마리가 컹컹왕왕거리며 밤손님을 쫓아대며 사람사는 집이라고 일러주더라~ 9시가 넘어있는 시간이라 결례가 될것같아 덩그마니 집한채만 놓여있는 어둠속 이곳은 사진에서 본 기념바위도 어둠속에 몸을 숨긴채 드러내지 않는다. 감을 도저히 못잡고 붕붕거리며 내려오다 오른쪽 팻말 삽티성지가는 길로 또 한참을 좁은 산길 올라가다보니 이건 아예 길이 숲에 막혀있어 차로는 도저히 갈수없는 길이라..... "희안도 하네....누가 장난친 것도 아이고.... 도대체 삽티성지는 도앙골과 무신 사이인고?".. 다시 내려와 홍산면 삽티로를 찍고 달려가는 삽티성지의 안내길이다. 올라갔던 산길과는 정 반대의 길을 안내해대는 네비양을 따라 속수무책으로 25분여를 또 달려간다. 삽티로를 지나고 나타난 삽티성지의 돌팻말을 보며.... "이기 진짜 삽티성지네...근데 아까 그건 뭐꼬?" 차근차근 가만가만 더듬어 보니.... 아까 그 좁은 산길은 등산삼아 도보순례길 이고, 월명산 반대쪽 이쪽에 삽티성지가 자리하고 있고, 또 그 반대편 너머엔 도앙골 성지가 자리해 있다는 걸 감지하게 되었다. 아항~ 그랬구나....!! 그야말로 이웃사촌 거룩한 땅들이네... 어쨋든 ...... 캄캄한 산골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행이 열려있는 화장실을 찾아가 양치를 하고, 손발을 씻고는 차에다 잠자리를 편다. 준비해간 남대문표 침낭두개를 차바닥에 펴고 할배와 둘이서 쏙 들어가 누우니 그런대로 아늑하니 포근감까지 주누나.... 40년전 우리 딸래미 3살무렵의 우리집 방은 세식구 반듯하게 누울수 있는 공간조차 안되는 합판 한조각의 벽으로 다닥다닥 붙어 지어진 하꼬방 삭월세 방이었는데.... 그때 비하면 이 좁은 차안은 두사람이 걱정없이 누워도 넉넉한 복에겨운 잠자리인데 그래도 그때가 그립고 졸망거리던 행복이 머물렀던 가난한 젊은날의 두렴없는 보금자리 였었음을 세월이 지나고서야 깨달아지네...!!.... 바깥날씨가 그래도 영하를 밑도는 날씨가 아닌지라 침낭안은 집안에서 자는 분위기마저 연출시켜 줄정도로 따뜻하고 편안한데... 어둠속 바깥은 그저도 적막고요하게 침묵하고 있는게....
옛날에 옛날에 아주 깊은 산골에 토끼가 한마리 살았대요. 그런데 어느날 커다란 호랑이란 놈이 나타나 "어흥~"하며 ......아이의 까르르 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동화속 이야기를 떠올리며 호랑이라도 나올것 같은 이 깊고 적막한 산속에 누워 약간의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오다가도.... "여기는 목숨바쳐 하느님을 사랑했던 선조들의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고 리노할매 45년 광야의 삶속에 우리 하느님 늘 함께 걸어오시어 지켜주시는 현장인데.... 그게 어디일 지언정.... 그리고 생각하니.... 무섭지 않다. 할배도 어느새 코를 zzz 골아가며 잠들어 있다.... 새벽6시가 넘어있어도 바깥은 창에 서린 입김때문인지 뿌옇게 흐려있다. 아직도 아침은 멀었는감~~ 7시가 되는 시간을 확인하곤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하고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며 또 어둠속에 묻혀있던 성지의 곳곳을 살펴보려 걸음을 옮기다 보니 작은 가건물의 성전이 있고 그 위로 황석원이란 정원에 무명순교자들의 십자가들이 쭉 세워져 있고, 또 하늘위 치솟아 저 멀리 스쳐가는 길손들에게도 잘 보일수있을 정도의 십자나무상이 세워져 있다.
이름난 성지니 당연히 십사처의 길을 찾아 산길 이쪽저쪽을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음이 참 이상도 하였지만.... 아마도 미처 조성이 안되었던 것 같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삽티는 내포의 사도 이존창이 홍산으로 피신하여 선교활동을 한 시절부터 교우들이 숨어 살기 시작한 곳으로서 1850년대 충북 연풍에서 배척받은 황석두 루카성인이 가족들과 함께 삽티로 이주해 살았다 한다. 성인은 인근 산막골에서 선교사 페롱신부를 보필하면서 하부 내포의산골 교우촌들을 순회하여 돌보던 중 병인박해때 체포되어 갈매못에서 성안토니오 다블뤼 주교와 함께 순교했는데 시신을 아들 황천일과 조카황기원이 수습하여 이곳 삽티에 안장했다 한다.
56년뒤에 황기원의 딸 마르타가 증언하기를... 병인년 4월 16일에 나의 백부가 가서 시신을 가져와서 홍산 삽티에 묻었는데 지금은 자손이 없기에 가더라도 어디에 묻혀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한다. 1964년 5월 산지 개간 작업중 성물이 발굴되어 2012년부터 하부 내포 성지에서 성물 발굴 지점을 중심으로 성역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알려진 이름만큼 모든것이 덜갖추어진 성지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산을 내려오는 데 성전뒤 산길에 넓다란 공터길들이 단정하게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게 아마도 멀지않아 이곳에 십사처의 길이 뚫릴것이라 짐작해 보며 ...
또 어젯밤 더듬고 헤매다 왔던 도앙골 저산 너머로 발길을 옮기며 환한 햇살이 내려비치는 낮에는 어젯밤 풍경이 어떤 모습을 하고 우리를 맞아줄까 기대반 설레는 마음으로 또 월명산 반대편 사과나무가 많은 동네로 서둘러 떠나간다. 모든것이 드러나는 아침의 시간은 더이상 위험천만의 길이 아니다 듬성듬성 문없는 농가들이 있고,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사과농장들도 여러곳 있고, 어젯밤 헷갈리던 삽티성지 쪽팻말도 낯설지 않고,,, 도앙골 돌 간판을 지나 환한 모습을 드러낸 집한채와 견공들도 낯설지 않아 "안녕~" 인사한다.
참으로 우습게도 살짝 돌아가본 집뒤로 사진에서 보았던 돌 비석들과 십자모양의 돌이 시침뚝떼고 앉아 물음표 잔뜩 안고 나타난 할매에게 "까꿍~ 우리 여기있지롱..." 하며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은 할매의 열정을 응원해준다. 부여,보령,서천의 3개시군이 맞닿은 월명산 아래 깊은 계곡 안에 숨어있는 이마을은 하부 내포의 산간지역에 숨어살던 신자들이 연통하기 수월한 곳으로 최양업신부가 조선으로 귀국한후 열달동안의 고된 순방을 마치고 이곳 신자집에서 활동보고서로서 첫번째 편지를 쓴곳이라한다.
또한 병인박해때에 도앙골과 삽티골에 살던 신자들 모두 체포되어 순교하였다 한다. 도앙골에서 최양업신부를 모셨던 신자들의 움막은 떼와 흙과 갈대로 벽을 친 '뗏집'이 아직도 복원되지 않은채 머리에는 저 베드로의 새벽 닭한마리를 얹고 골짝의 마을에 복음의 환희를 안겨주고 있더라~
토마스성인의 성체찬미가로 인사를 대신하고 10시 미사시간에 늦지 않기위해 또 30분 거리에 있는 구룡면 금사리성당을 향해 발길을 서둘러 옮겨간다. 돌아서 나오는 허름한 집한채 뒷광에는 젖을빨고 있는 야옹이 어미와 새끼도 평화롭고, 몇마리의 닭들은 날개쳐 온 집안을 아수라장 만들며 후닥닥 거려대고.... 집채만한 개두마리는 길손들의 손을 주시하며 아직도 왕왕거려 댄다.^^ 그야말로 태초에 아담의 동산을 재현하기라도 한듯한 꾸밈없는 자연그대로의 모습..~~ 그런데도 기척없는 주인장은 오데로 갔을꼬?.....
1906년 부여군에 최초로 건립된 고전미를 지닌 성당인 구룡면 금사리성당은
지난번 요골 공소마냥 성전감실앞에 엎드리니 기도향기같은 곰팡내음이 또 온몸을 감싸안아주어 우리주님 수난의 회색분위기와 어우러져 참 좋다..
수난의 성지와는 무관하지만 굿뉴스 성지란에 올라와 있는 게 왜인지는 몰라도 이또한 120년이 넘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건재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순교의 그날 피구름의 소식들을 들어 알고있을 테니까.....! 또한 거룩한 땅일테다.
앞쪽에 흰색의 커다란 새성전이 우뚝서 있더라만서도 어째 할매한테는 이 칙칙한 분위기의 감실앞이 더 좋으니 옛날을 그리워하는 마음때문인가?.... 가능하면 우리본당 관산동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할매안에 들어와 고개 내밀고 있는 스템프의 유혹과 넘치는 욕심?이 "에이~ 한번쯤은 괜찮을 거야~"로 오늘은 이곳 부여땅 금사리 성당에서 우리주님의 몸을 영하기로 하곤 일찌감치 도앙골 골짝을 빠져나와 성당의 이곳저곳들을 둘러보며 미사를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오늘 귀향길은 환하게 햇빛드러나는 대낮의 거리를 마음놓고 달려갈테지..... 할배는 안경도 필요없이... 출근길 매일 들으며 함께 웃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구수한 목소리가 오늘도 방울같은 아이의 웃음소리를 들려주는 듯 하다. "옛날 아주 깊은 산골에 토끼가 살았대~ 그런데 호랑이란 놈이 같이 놀자고 ~어~~흥~~!!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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