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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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레오 교황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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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11-09 ㅣ No.150880

친구가 와서 모처럼 자전거타고 뉴욕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헬멧을 친구에게 주려고 했는데 뉴욕은 헬멧 착용은 의무가 아니라고 하고, 친구도 그냥 타겠다고 해서 헬멧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가는 길에 사고가 났고,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친구의 이마가 조금 다쳤습니다. 헬멧 착용이 의무는 아닐지라도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는 착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다행히 친구는 보험을 들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보험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구는 학교의 보험에 가입했고, 이번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처럼 전 국민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나라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전 국민의료보험이 시행되지 않는 나라에서는 아픈 것도 고통이지만, 의료비 부담도 걱정입니다.

 

이제 곧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작년에는 팬데믹 때문에 대림특강, 성탄판공이 취소되었습니다. 올해는 본당에서 대림특강, 성탄판공이 재개 될 것입니다.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면서,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면 좋겠습니다. 주님께 선물을 준비했던 동방박사처럼, 주님의 성탄을 축하했던 목동들처럼 우리의 삶으로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런 것들이 교회에서 정한 의무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성숙을 위해서 슬기로운 처녀가 등잔에 기름을 가득 채웠던 것처럼 우리들의 기도와 선행을 우리 마음의 등잔에 가득 채우면 좋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난주까지 30회의 교리여행이 있었습니다. 수녀님의 설명을 잘 읽으면 교리여행에서 만나는 문제를 맞힐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의무는 아니지만 제게는 큰 도움이 되는 교리여행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 10명을 깨끗하게 고쳐 주셨습니다. 다른 아홉 명은 예수님을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복음은 사마리아 사람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루가복음 10장에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요한복음 4장에는 예수님께 물을 드렸던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시면 곧 다시 목마를 우물의 물을 드렸던 사마리아 여인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구원의 샘물을 예수님께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원은 선택받은 유대인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의무는 아니었지만 자비를 베풀었던 사람이라면, 의무는 아니지만 주님의 말씀을 경청한 사람이라면, 의무는 아니지만 하느님의 뜻을 기쁘게 받아들인 사람이라면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잔 바니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생 장애인들과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았던 잔 바니에입니다. 잔 바니에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주었던 분은 아버지였다고 합니다. 안정된 일자리와 성공이 보이는 길이 있지만 장 바니에는 장애인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의견을 아버지에게 말했고, 아버지는 아무런 조건 없이 난 너를 신뢰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뒤로 잔 바니에는 구원의 방주를 뜻하는 라르쉬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라르쉬 공동체는 35개국 134곳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구원의 방주가 되고 있습니다. 20세기의 영성가인 헨리 나웬 신부님은 잔 바니에를 만났고, 라르쉬 공동체에서 봉사하였습니다. 잔 바니에의 영성과 사상은 헨리 나웬 신부님의 삶을 바꾸었고, 헨리 나웬 신부님은 라르쉬 공동체에서의 체험을 책으로 출판하였고, 책은 많은 이들의 영적인 갈증을 풀어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능력과 재능을 보시고 함께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마음을 열 때, 오늘 나병이 치유된 이방인이 예수님께 돌아와서 감사를 드린 것처럼 우리가 예수님을 찾을 때 치유는 구원으로 꽃이 필 것입니다.

 

우리는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 같지만, 사실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과 우리들의 뇌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눈은 사물을 바라보는 창문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마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렇게 기쁘고, 감사하고, 고맙게 보일 것입니다. 원망하는 마음으로, 탐욕스러운 마음으로, 시기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이비귀환으로 보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있는 곳에, 우리들의 몸도 있는 것입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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